마리아에 관한 중세 독일의 민간전승들
서른 여덟번째 이야기
젊은이와 악마의 유혹
어느 도시에 자기 재산을 몽땅 잃은 사람이 살았습니다. 악마는 그 사람의 아들에게 다가간 다음, 금과 보물을 마음껏 내어줄 테니 높은 산 위로 올라오라고 속삭였 습니다.
그 아들, 그 젊은이가 악마가 말한 곳으로 올라가 보니, 거기에는 금과 은이 무더기로 쌓여 있었습니다. 악마가 그에게 말했습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만 하면 전부 다 너의 것이다."
젊은이는 악마의 제안을 받아들일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보물을 집어가려고 손을 뻗자 악마가 그를 제지하였습니다.
"조건이 하나 더 있다. 너희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우리에게 치욕을 안긴 여인 하나가 있다. 마리아라는 이름의 그 여자를 공경하는 것도 이제 멈춰야 한다."
젊은이는 곰곰이 생각해보더니, 그렇게는 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보물을 포기하고 악마에게서 돌아섰습니다.
젊은이는 성당에 들어가 마리아의 제단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 창조주 하느님을 부정한 죄를 통회하고 뉘우쳤습니다.
그 제단 위에는 아기 예수님을 가슴에 안은 성모상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젊은이는 성모님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성모님은 예수님께 전구를 드렸지만, 예수님께서는 듣지 않으셨습니다.
그러자 성모님은 아기 예수님을 제단 위에 내려놓은 다음 제단에서 내려왔습니 다. 성모님은 젊은이의 손을 잡고 함께 무릎을 꿇은 다음 예수님께 다시 청을 드렸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제야 젊은이의 죄를 용서해주셨습니다. 그때 마침 그 도시에 살고 있는 어느 부유한 사람이 성당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한쪽에서 젊은이와 성모님에게 일어난 일을 모두 똑똑히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그는 그 젊은이에게 자 기 딸을 내주었습니다.
그리하여 하늘의 모후이신 성모님의 전구로 그 젊은이는 구원받았고, 그의 소원도 채워졌습니다.
박규희 옮김
(마리아지 2024년 9•10월호 통권 247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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