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뭐예요 시절' 에이스침대 공업사 29세에 설립
스프링 침대 만드다며 손으로 강선 감아 제품 개발
1963년 설립 후 60년간 최고 품질 제품 선봬
25년간 소외이웃에 백미 기부 등 사회공헌 앞장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
한국 침대 산업 ‘선구자’ 안유수 에이스침대 회장이 지난 26일 밤 11시경 별세했다. 국내 침대 산업을 이끌었던 안 회장은 1963년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한 이후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60년 동안 최고의 침대를 개발해 온 선구자적 인물이다.
◆ 최고·최초를 향한 ‘신념’과 남다른 ‘도전 정신’
그는 침대라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1963년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설립했다. 당시 나이는 29세였다.
설립 초기 국내에는 변변한 침대 스프링 제조 기술은 물론 기기도 없던 시절이었다. 제대로 된 스프링 침대를 만들기 위해 손으로 강선을 감아 제품을 개발해 낸 그의 열정은 에이스침대를 국내 대표 침대 회사로 이끌었다.
안유수 회장은 평소 ‘최초’와 ‘최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지내왔다.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시련과 위기를 극복해 내며 기업 경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몸소 체득했기 때문이다.
안 회장은 대한민국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과 체형에 맞는 매트리스 개발을 위해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설비 투자로 '잘 잘 수 있는 침대'의 과학적 바탕을 만들었다.
국내 최초 매트리스 스프링 제조설비, 침대 업계 최초 KS마크 획득, 300개 특허획득 등 에이스침대가 가지고 있는 기록은 이런 안유수 회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 시련을 뛰어넘는 강인한 사업가 정신
안 회장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금호동 공장이 전기 누전으로 인한 화재로 공장이 전소된 1975년 12월은 그에게 뼈아픈 기억이다. 생산에 차질이 생긴 것은 물론, 10여년간 다져 놓은 제조 기반을 송두리째 앗아간 사고였다.
이 사건은 안 회장에게 기술은 불에 타지도 않고, 물에 떠내려갈 일도 없는 무형의 재산’이라는 것을 뼈에 새기는 계기가 됐다. 1976년 성수동으로 공장을 이전한 안 회장은 1977년 에이스침대 공업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해 지금의 에이스침대 사명을 탄생시켰다. 이후 기술 발전에 대한 자신의 열망을 더욱 정교화했다.
1970년대 후반 회사가 아직 소규모였던 시기, 안유수 회장은 종합가구업계 대기업들도 쉽사리 시행하지 못한 표준화와 품질관리를 도입했다.
침대업계 최초로 도전하는 KS 마크였기에 획득 과정은 더욱 험난했다. 침대 검사설비를 위해서는 규격에 맞는 검사 방법을 하나하나 숙지하며 시험 설비를 만들어야 했다.
현재는 무게나 길이, 압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고성능 장비가 있지만, 당시 이러한 장비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침대 시험 중 매트리스에 100kg의 힘을 8만 번 가하는 ‘내용성 시험’을 시행하는 시험기를 만들기 위해 60kg 정도 되는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등에 업혀 100kg 정도의 무게를 만들어 측정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결국 지금의 에이스침대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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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대는 과학이다” 에이스침대가 쌓아온 침대 기술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에이스침대를 대표하는 캐치프레이즈다. 안 회장은 1992년 침대 기술 독립화, 침대 기술 한국화를 목표로 업계 최초로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이 시기 에이스침대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력을 토대로 수년간 미국의 유명 브랜드와 기술제휴를 맺고 선진기술을 흡수했다.
에이스침대 침대공학연구소는 미국, 일본, 독일, 스페인, 스위스 등 세계 각국에서 첨단의 시험 설비들을 연구해 탄생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소로 2006년에는 국가기술표준원으로부터 국내 침대업계 유일 국제 공인 시험 기관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안 회장은 1995년 충북 음성에 업계계 최초, 세계에선 두 번째로 첨단 자동 생산 시스템을 도입했다. 단일 침대 공장으로는 이례적인 규모의 음성 공장 매트리스 생산라인은 자재의 자동 품질 검사 시스템까지 갖춰 낮은 품질이나 균일하지 않은 품질 소재가 인입되면 작동이 중단된다.
첨단 시스템을 갖춘 제조 공정을 통한 에이스침대의 품질에 대한 자부심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열린 경영으로 이어졌다.
에이스침대는 2000년부터 ‘보여주는 침대과학’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업계 최초로 운영했다. 이는 ‘매트리스의 진가는 내부에 있지만 소비자가 직접 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을 안타까워 한 안 회장의 제안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견학 참가자들은 첨단 자동 생산 시스템, 깨끗하고 위생적인 제작 환경 등 에이스침대만의 침대 과학과 우수한 기술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공장 견학 프로그램의 누적 방문객은 18만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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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품질로 보답할 것” 안 회장의 남다른 경영철학
안유수 회장은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겠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최고의 침대를 개발해 왔다. 서양인과 다른 체형과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해 우리 국민만을 위한 매트리스 개발을 끊임없이 이어 왔다.
‘기업의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라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에도 앞장섰다. 1999년부터 25년 동안 설과 추석 명절마다 지역 사회에 백미를 기부해 왔으며, 소방관 처우 개선을 위해 15억에 달하는 기부금을 전달하는 등 지역 사회와 소외계층을 위해 꾸준한 관심과 도움을 실천했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안 회장은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라는 기업 이념으로 최고의 제품, 최고의 품질로 에이스침대를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인정받고 싶었고, 보답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첫댓글
안 회장에게 기술은 불에 타지도 않고, 물에 떠내려갈 일도 없는 무형의 재산’이라는 것을 뼈에 새기는 계기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