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태국 이주노동자 아무개 씨*는 10년간 돼지우리에서 잠자며 돼지를 키웠다
어미돼지 열 마리를 관리하며 새끼돼지를 돌보는 그는 180만 원의 월급을 받아 고국으로 송금했다
그는 불법체류자여서 미등록 외국인 근로자다 언제 단속에 걸려 추방당할지 모르는 신세다
그의 사정을 알고 있는 고용주가 무서웠다
급여를 올려달라고 할 수 없는 처지의 그는 뼈 빠지게 일하는 길밖에 없었다
포천 땅은 겨울이 춥다 그는 추위와도 싸워야 했다 파커를 입어도 뼈 속까지 시렸다
*A씨는 돼지우리 안에 마련된 가로 2m, 세로 3m쯤 되는 방에서 지냈다. 바로 옆에 돈사가 있어 방 안에서도 악취가 났다고 한다. 화장실은 방과 다소 떨어져 있었는데 수도 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A씨는 한국말은 못 했으며 이웃이나 다른 태국인 근로자와도 거의 교류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의 가족은 과거 양계장을 운영했다가 조류독감으로 타격을 입은 뒤 큰 빚을 지게 됐다. 이후 A씨는 한국에서 10년간 일하며 돈을 갚아왔고 이달 20일에 귀국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유족에게 전달됐고, 이들은 시신 수습을 위해 한국에 올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