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김희라 개인전
정부서울청사갤러리 기획초대전
전시기간: 23. 4. 28(금) ~ 5. 26(금)
관람시간: 평일9:00~18:00
전시장소: 정부서울청사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세종대로 209
Tel: 02-2100-4538
약력
학력
1990 이화여자대학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2023 G-art 기획초대전 (G-art갤러리 서울)
2022 ART SPACE IN 공모기획 개인전 (국립인천대학교조형연구소 송도)
2021 진도 현대갤러리 초대개인전 (진도현대갤러리 전남)
2020 노원문화재단 초대개인전 (노원예술문화회관 서울)
2019 개인전Ⅱ (아이갤러리 2019 서울)
1911 개인전Ⅰ (일마레갤러리 2011 서울)
수상 및 아트페어
2021 제57회 경기미술대전 (양평군립미술관 경기도 양평)
리마블라인드 공모전 (제이갤러리 천안)
제21회 대한민국문화미술대전 초대작가선정, 우수상, 특선
아트부산페어 (벡스코 부산)
화랑미술제 (코엑스 서울)
2020 제56회 경기미술대전 (양평군립미술관 경기도 양평)
제20회 대한민국문화미술대전 우수상, 특선 (라메르갤러리 서울)
단체전
2021~2022 [황창배를 기억하다]전 (1차동덕아트갤러리 / 2차금보성아트센타)
2021 ASYAAF & Hidden Artists Festival (홍익대 현대미술관 서울)
2021 아트프라이즈 강남 (논현동가구거리전시장 강남구&아트프라이즈강남조직위)
’미술관에서 길을 묻다‘전 (진도현대미술관,나절로미술관,솔마루미술관 전남)
2020 ASYAAF & Hidden Artists Festival (홍익대 현대미술관 서울)
2019 KOMAS (목포문화예술회관 목포)
제38회 채연전 (이화여대 아트센터 서울)
2019~2018 대한민국예술전시회 (낭트대학 2018/2019 프랑스) ....... 외 다수
작품소장 진도현대미술관
산책
무거운 발걸음으로 나간다. 걷기 시작한다.
또 새로운 걱정, 슬픔, 화들로 마음과 정신이 힘들고, 몸까지 아픈 것 같다.
걷다 보면 나무가 보이고, 나뭇잎과 가지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면 연두빛, 초록빛 가득한 시야는 더욱 넓어진다. 잠시 멈추어 나무의 웅장함에 꼭대기까지 고개를 들어 확인도 하고, 나무의 잎 모양도 살핀다. 이름 모를 들꽃들의 옹기종기 모임에 미소가 생기고, 낮게 자란 풀들까지 내려다본다. 힘든 줄도 모르고 어느새 제법 멀리까지 왔다. 눈이 파란 하늘까지, 아니 구름 덮인 회색 하늘이라도 상관없이, 한가득 담아 자연 전체 속으로 스며든다. 괴롭던 슬픔, 걱정, 화 등의 감정들이 사라져 가고 평온함이 다가온다.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듯 사람도 자신의 일부로 치유해 준다. 그 평온함이 마음, 정신, 온몸으로 퍼질 때 자연 속에 함께 숨 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것이 자연이 울창해져야 하는 이유이다.
걸음을 멈춘다. 바람에 흔들리며,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잎들이 시선을 사로잡아 힘든 것을 털어내어 맑게 해주며, 황홀하게까지 만들지도 모른다. 반짝이는 눈앞의 잎들, 그리고 그것들 뒤의 그보다 어두운 잎들, 또 뒤에 점점 더 어두워지는 잎들, 그러한 잎들의 작고, 큰 덩어리의 불규칙한 모임이 있다. 그 덩어리들 사이에 가장 큰 어둠이 반대로 한층 한층 밝아지는 잎들을 눈앞으로 가까워지게 밀어내고 있다. 그렇게 잎 덩어리들이 겹치면서 나무의 울창함을 만들어 낸다. 그 무성함 안에 가장 큰 어둠이 가장 밝은 잎들과의 거리로 공간감을 나타내서 나무는 더욱 번창하게 느껴진다.
서쪽 해가 붉은 석양을 만들고 그 노을이 사라져 갈 때, 잎사귀 뒤, 낮에도 있던 숲의 어둠이 잎 사이로 점점 진해지고 수분을 머금은 듯 퍼져나와 밤이 되어 가는 모습이 먹의 번짐으로 마음에 스며들었다. 먹은 일반 검정 물감과 달리 독특한 포근함을 갖는다. 자연이 모든 것을 품고 아픔을 치료하는 것처럼, 먹의 색은 자연을 차분하고 고요하게 표현하는 매력이 있다. 먹은 덧칠이 맑지 못하고 탁하게 표현되어 조심해야 하지만, 탁한 표현으로 멀어지는 부분을 그려 낼 수 있다. 먹의 탁함과 맑음을 조절하여 덩어리와 거리감을 다양하게 살릴 수 있다. 고난과 슬픔이 사라진 뒤 더욱 단단해지듯 다 필요한 것이다.
흐르는 시냇물 소리에 장단을 맞추어 걸음이 경쾌해져 힘차게 걷는다. 주변에 노니는 새들 또한 평화롭다. 화면에 동물을 구성하여 화면의 시선을 이끌면서 동적인 부분을 더하고 싶어진다. 한 마리는, 자연으로 나서기 전 무거운 발걸음처럼, 경계심과 위기감을 혼자 이겨내야 하는 나 자신의 모습일 수 있다. 동물 역시 나무, 풀의 우거짐 속에서 그들의 평온을 찾는다.
다시 천천히 걸으면서 다양한 나무, 잎의 모양 그리고 각각의 풀들의 생김새를 다시 한번 눈에 담는다. 나뭇잎의 달려있는 규칙만으로 나뭇가지가 그려지지 않았음에도 충분히 가지의 존재를 느끼고 나무의 울창함이 생략으로도 충분히 표현된다.
슬픔이 작아지고, 화를 잠재우고, 걱정을 잊게 해주는 자연의 힘으로 회복되어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여러 모양의 나무와 풀로 화면을 구상하며 돌아온다. 하루를 반성하듯, 엉성한 화면은 새로운 나무와 풀들을 심어준다. 자연의 치유로 되돌아가는 길은 새로운 가능성을 갖게 한다. 그래서 걸음이 숲 냄새처럼 상쾌하다.
그러므로, 이 작품들 앞에 서면, 자연 안에 있는 것처럼, 내가 자연에서 느꼈던 마음의 평정, 평온를 얻기를 희망한다.
-김희라 작가노트중에서
김 희 라 Kim Hee 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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