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가 차려 놓은 밥상에
위대한 탄생이 숟가락을 얹었고,
나는 가수다가 김치 대신 김치 찌개를 얹은 격이랄까요. 다시 말해, 기존의 음악 서바이벌 프로그램들이 신인을 발굴하는 오디션 형태였다면,
나는 가수다는 김영희 PD 특유의 올드하나 진정성 있는 감동 코드가 가미된 현역 가수(그것도 이름만 들어도 아, 노래 정말 잘하지. 라고 무릎을 칠만한)들이 경쟁하는 형태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저도 눈이 있고 귀가 있어
나는 가수다에 대한 아래의 논란들에 어느 정도 동감합니다.
-조영남 : "가수들 노래에 점수를 매겨서 떨어뜨리는 것은 덜 돼먹은 생각이다. 선의가 있다고 해도 이런 프로그램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다."
-30대 모 싱어송라이터 : "영화배우 송강호와 최민식도 누가 더 연기 잘하는지 점수를 매길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나는 가수다가 재미있었고, 이소라씨의 노래에 감동 받아 '바람이 분다'가 수록된 눈썹달이라는 앨범을 통째로 다운 받았던 열혈 팬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이 라인업, 일찍이 주말 예능에서 볼 수 없었던 라인업 아닌가요?
이소라, 김건모, 윤도현, 백지영, 김범수, 박정현, 정엽. 이런 실력파 가수들이 모여, 500명의 청중평가단 앞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고 그 자리에서 평가를 받는 구조로 이 프로그램은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첫화였던 만큼, 오리엔테이션 개념으로 탈락자는 아직 없었지만 1위 박정현부터 7위를 하고만 정엽까지 순위는 결정되어 버렸죠. 그러나 다음 회부터는 탈락자가 생기고, 이 탈락자를 대신할 다른 가수들이 다시 섭외된다고 하니, 자존심 강한 대가수들께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우리도 손에 땀나게 집중하며 볼 이유가 충분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이런 맛에 보는 것 같습니다. 들을 노래가 없다고 생각했던 구세대들이 좋은 노래를 다시 찾아 듣고, 예전에 좋아했지만 지금의 가요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었던 가수들을 쉬이 접하고, 정말 좋은 노래들이 재발견되는 것을 새로운 사람들과 공감하면서. 서바이벌이라는 시스템과 관련된 논란은 계속되겠지만, 뭐 예능이라고 생각하고 즐길 수도 있는 거 아닐까요? 그럼, '나는 가수다' 1화 맛보기는 이 정도에서 그만하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어떤 미션 곡이 주어질지 벌써 주말이 기다려지네요.
첫댓글 너무 질질끌며 결국 다음주로 미뤄졌지만 개인적으로는 윤도현의 '나항상그대를'이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넘넘 잼있고 감동 그자체 ~~넘잼있게보구있어요,,,
세시봉 열풍도 본질적으로는 음악, 노래의 본질에 대한 회귀... '나는노래다'에서는 90년대 노래를 많이 다뤄주니 요즘 세시봉 열풍에 약간 소외되는 우리 3-40대가 주역으로 느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