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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가수원본당 방경석 주임신부가 지열 냉·난방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
대전 가수원본당, 지열(地熱) 냉난방 시스템 가동
에너지 전쟁. 이제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기름 한 방울 아껴 쓰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다.
성당도 마찬가지. 미사 공지사항 단골메뉴는 에너지 절약이다. 에어컨이며 형광등 하나도 허투루 쓰지 말자는 잔소리가 이제 익숙하다.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까’ 묘안을 짜내는 데 골머리를 앓는 성당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열(地熱)’을 이용한 냉.난방 시스템을 갖춘 새 성당이 있어 눈길을 끈다.
환경도 보호하고 경제 부담도 줄여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는 곳은 지난 3월부터 지열 이용 냉·난방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는 대전교구 가수원본당(주임 방경석 신부)이다.
지열 이용 냉.난방 시스템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땅 속 성질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사용방법이다. 성당 앞 주차장 지하 150m에는 지열 흡수 파이프 20개가 깔려 있다.
물이 흐르는 이 파이프는 성당 지하를 통과해 성당 내부 냉·난방기에까지 이어져 있어 한 여름에는 상대적으로 시원한 지열을 건물로 끌어들여 냉방을 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지열로 난방을 할 수 있다. 땅 밑에서 올라온 섭씨 12℃ 정도의 물을 차게 해 냉방을 돕거나 온수를 만드는 지열효과 증폭은 성당 지하에 있는 ‘지열히트펌프’가 맡는다.
현재 성당을 비롯해 교리실과 강당, 사제관 등에서 사용하는 에어컨과 전기는 모두 지열시스템으로 가동된다. 3월 시스템을 가동한 본당의 전기료는 여름 내 에어컨을 가동해도 한 달 110만 원선. 냉.난방을 하지 않을 때는 65만원 수준이다.
도시가스나 기름을 쓰는 데 비해 1/3 정도 전기료가 절약 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초기 설치비가 비싸다는 것(가수원본당의 경우 1억 2천 여 만원)이 흠이지만 시스템의 효율성과 전기료 절약 분을 감안하면 1∼3년 정도면 초기 투자비용은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본당 주임 방경석 신부는 “성당이 자연과 접해 있어 에너지도 친 환경적으로 사용하고자 신재생에너지의 하나인 지열 냉·난방 시스템을 도입했다”며 “가스로 냉.난방을 하는 것보다 성당도 한결 쾌적해졌고 시스템 관리도 수월한 점은 지열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신부는 “본당 신자들도 성당에서 쓰는 전기료나 냉.난방요금에 크게 주목할 만큼 에너지 절약이 화두가 되고 있다”며 “보다 많은 성당과 교회 시설이 신재생에너지 활용에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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