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에 눌려 공장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네 가족 사는 장정화씨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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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정화씨가 집을 방문한 덕정본당 신자들과 함께 간절히 기도를 바치고 있다. | "쥐꼬리만한 생활비로 하루하루 버티며 사는 게 신기해요. 애들 키우는 데 돈은 점점 더 많이 들어가는데, 헤어날 방법이 없으니 답답합니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이 들까요…."
장정화(유스티나, 52, 의정부교구 덕정본당)씨가 눈시울을 붉혔다. 그리곤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경기 양주시 봉양동, 인적이 드문 외진 길에 있는 한 플라스틱 성형 공장. 이 공장 2층 조립식 컨테이너 기숙사에서 중학생 딸과 초등학생 아들을 둔 장정화ㆍ이귀철(유스티노, 56)씨 가족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2000년 큰딸을 출산한 장씨는 임신중독으로 한 달 입원했다. 몇 년 뒤 가진 둘째 아들은 임신 6개월 때 장이 막히는 장폐색증 진단을 받았다. 8개월 만에 태어난 아들은 장폐색증으로 큰 수술을 받고 몇 달을 인큐베이터에서 지냈다. 6살 때도 비슷한 증세로 또 한 번 수술을 받아야 했다.
두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에서 쓴 크고 작은 수술비 때문에 카드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9년 개인사업을 시작한 남편(장애 6급)은 2년 만에 빈털터리가 됐다. 부부는 불어나는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 집 전세금을 빼 빚 일부를 갚고, 남편이 지금 일하는 공장 사장의 배려로 지난해 12월부터 이곳에 살고 있다.
30여 년간 플라스틱 성형 노동을 한 남편은 최근 팔과 다리를 다치고 허리 디스크 수술까지 받아 일하는 것이 점점 힘에 부친다. 부인 장씨는 식품 배달일을 하다 그만두고 2년 전부터 세탁업소에서 일하고 있다.
부부가 함께 벌지만 워낙 수입이 적은 데다 아직까지 남아 있는 빚을 조금씩이라도 갚다 보니 손에 쥐는 돈은 매달 60만 원 가량에 불과하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가 벅찬 부부에게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 설계는 사치일 뿐이다. 새 신발과 새옷은커녕 간식거리조차 마련해 주지 못해 부부는 가슴이 찢어진다.
더욱이 새벽에 나가 일하고 밤늦게 들어오느라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필 겨를이 없다. 그래도 부부는 아이들을 안아주고 밝게 웃으려 노력한다. 하루 빨리 공장 기숙사를 벗어나 아이들이 위험하지 않은 시내에 작은 월세방이라도 마련하는 것이 부부의 꿈이다.
주일 미사만큼은 절대 거르지 않는 가족은 묵주기도를 바치며 오늘도 감사기도를 빠뜨리지 않는다. "오늘도 어제와 같이 무사히 버틸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라도 오늘을 살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
▨후견인 김성길(덕정본당 주임) 신부
한 가족의 삶이 풍전등화 같이 절박하고 위태로워 마음이 아픕니다. 이귀철ㆍ장정화씨 가족이 조금이라도 마음 놓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상 그늘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힘겹게 노력하는 분들과 고통을 함께하려는 이들이 있어 위로가 됩니다. 평화신문 독자들의 많은 후원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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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화씨 가족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21일부터 2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 호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8)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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