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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수의 삶과 사상 | |
● 지은이 : 나카무라 하지메(中村 元) ● 출판년도 : 1993년 7월 ● ISBN : ● 판형 및 쪽수 : ● 정가 : 6,000원 |
머리말불교의 전통용어로는 '공(空)'의 사상을 '공관(空觀)'이라고 부른다. 공관이란 모든 사물(一切諸法)이 공이며, 각각의 사물에 고정적인 실체가 없다고 보는 사상이다. 이 사상은 이미 원시불교에서 설해지고 있었지만 대승불교 초기의 《반야경》에서는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대승불교의 기본교설로 삼았다. 그 뒤 이 공관을 철학적·이론적으로 기초를 세워서 대승불교의 사상을 확고히 한 이가 바로 나가르주나(龍樹)이다. 이 때문에 나가르주나는 불교사에서 대단히 중요하며, '팔종(八宗)의 조사(祖師)'로 숭배되고 있다.
나가르주나는 제3장에서 소개한 대로 많은 저작을 남기고 있다. 그가운데에서 대표적인 저작은 《중론》인데, 인도의 깊은 철학적 사색이 낳은 사상 중에서도 가장 난해한 것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본서에서는 제1장에 '생애'를 두어 나가르주나의 전체상을 미리 떠올리게 했고, 제2장에 '사상'을 두어 《중론》을 중심으로 그의 사상을 상술했다. 또 제3장의 '저작'에서 《중론》의 현대어 완역을 시도했는데, 그것을 읽는 것만으로는 《중론》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제2장에 많은 지면을 할애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론》은 필자가 동경대학 졸업논문에서 다룬 것으로 그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45년간에 걸쳐 나가르주나의 사상과 씨름해 온 셈이다. 돌이켜보면 감개무량한 일이다. 제2장 '사상'에 대한 논고는 원래 잡지<현대사상>에 연재한 것인데, 수정·보완한 것이다.1980년 7월 10일
나카무라 하지메(中村 元)
- 머리말
- 제1장·나가르주나의 생애
- 1. 첫머리
- 2. 용수보살전
- 3. 부톤이 전하는 나가르주나의 생애
- 4. 타라나타가 전하는 나가르주나의 전기
- 5. 맺는 말
- 제2장·나가르주나의 사상
- 1. 대승불교의 사상
- 2. 공관은 니힐리즘인가
- 3. 논쟁의 상대
- 논쟁의 상대가 된 철학파 설일체유부의 입장
- 4. 공의 논리
- 부정의 논리로 된 문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운동을 부정하는 논리
- 5. 논쟁의 의의
- 1유(有)의 주장에 대한 비판 2불일불이(不一不異) 3불생불멸(不生不滅) 4부단불상(不斷不常) 5중론의 부정의 논리의 역사적 맥락 6부정의 논리의 비교사상적 고찰 7부정논리의 목적으로서의 연기(緣起)의 해명
- 6. 연기
- 1중론의 중심사상으로서의 연기 2아비달마의 연기설 3중론에서 연기의 의의 4종래의 연기론과의 관계 5불생(不生) 6부정의 논리, 그 대표로서의 팔불(八佛) 7무아(無我)
- 7. 공의 고찰
- 1공과 무자성 2중도와 공견-삼제게의 해석과 관련해서
- 8. 부정의 논리의 실천
- 1니르바나 2부처님 3연기를 본다
- 제3장·나가르주나의 저작
- 1. 저작개관
- 2. 중론(中論)
- 3. 대승에 대한 20시구편
- 4. 대지도론(大智度論)
- 5.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
- 6.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 제4장·나가르주나 이후
- 1. 나가르주나 이후 그 사상의 흐름
- 2. 비교사상의 관점에서 본 나가르주나
- 옮긴이의 말
지은이/나카무라 하지메(中村 元)
동경대학 문학부 졸업. 문학박사. 동방학원장. 동경대학 명예교수. 저서로는 《초기 베단타 철학사》전4권, 《비교사상론》《인도사상사》《불교어대사전》등 다수가 있다.
옮긴이/이재호
동아대학 철학과 졸업. 경도대학 박사과정(불교학) 수료. 논문으로〈찬캬종의서의 경량중관자립파장에 대해〉〈둠타문헌과 브하바비베카〉등이 있다.
용수
영향과 저서 용수의 사상은 중관학파에 의해 계승되었다. 오늘날 동아시아 여러 학파에서는 철학적 명제에 대한 그의 주석과 교훈적 해설을 대장경에 포함시켜 연구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티베트 대장경의 텐귤[論疏部]에는 중도(中道)에 대한 논서(論書) 17편이 실려 있다. 17편 전부를 용수가 쓴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그가 썼다고 하는 부분도 다른 사람이 썼을지 모른다. 그가 쓴 것이 확실한 두 편, 즉 〈중론송〉· 〈회쟁론〉이 현재 산스크리트로 전해진다. 용수는 두 책에서 연기(緣起), 지식의 수단, 진리의 본질에 관한 그릇된 견해를 논파했다. 그가 썼다고 하며 한역본만 전해지는 세 편은 〈대지도론 大智度論〉·〈십주비바사론 十住毘婆沙論〉·〈십이문론(十二門論) Dvādaśa-dvāra-[nikāya-]ś āstra〉이다. 티베트 불전에서만 발견되며 대체로 용수의 저서로 인정되는 세 편은 〈육십송여리론 六十頌如理論〉·〈공칠십론 空七十論〉·〈광파경 廣破經〉이다. 티베트에서는 중관의 분석에 대한 게송뿐만 아니라 수많은 의궤서(儀軌書)와 의술서(醫術書)도 그의 작품이라고 전해지고 있다. 또한 최근에 발견된 인도 자료에도 용수라는 이름의 싯다(siddha), 즉 마법사에 관한 언급이 있다. 그는 진언(眞言)·만다라와 같은 탄트라 수행을 통해 신비한 힘을 얻었고 명상과 금식을 통해 영적인 세계에 도달했다고 한다. 불사(不死)의 영약을 발견했다고 하는 연금술사에 관한 이야기도 이것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러나 구체적인 역사자료의 부족과 서로 상반되는 주장으로 인해 티베트 전승을 제외하고는 이 위대한 마법사의 이야기를 2세기의 철학자에 관한 것이라고 인정하지 않는다. 용수의 삶과 철학관의 일면은 그의 저서에서 엿볼 수 있다. 비판적·분석적인 게송과 교설적인 논서·편지·찬가 등에서 그가 모든 사물의 공허함을 인식하고 그들에 대한 집착을 버리는 ' 무집착'(無執着)의 철학을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실천했음을 알 수 있다. 〈중론송〉 등에서 그는 철저한 논증을 통하여 존재에 대한 힌두교와 불교의 견해를 비판했다. 논쟁은 주로 상좌부(上座部 Sthaviravāda)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 Sarvāstivāda)를 상대로 했다. 용수의 철학은 대승불교의 초기 경전인 〈반야경 般若經〉에 나타난 사상과 매우 유사하며 그 영향을 받았던 듯하다. 이 경전에 나오는 공(空)의 개념은 해탈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아주 중요한 용어이고, 또한 중관학파의 특징을 규정하는 용어가 되었다. 그는 존재의 본질이 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어떠한 영혼·사물·개념도 그것이 존재하는 맥락과 분리시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다. 즉 모든 사물은 절대적인 실체를 결여하고 있으며, 오로지 조건에 연관되어서만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위의 세계 밖에 무위(無爲)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절대적인 깨달음의 경지인 열반도 유위(有爲)의 세계와 별개로 있는 것이 아니다. 반야바라밀(般若波羅密)을 갖춘 사람은 제행무상(諸行無常)과 열반을 동시에 감지한다. 반야바라밀은 보살도(菩薩道)를 이루는 다른 바라밀, 즉 인욕(忍辱)·지계(持戒)·선정(禪定) 등의 토대가 된다. 또한 반야바라밀은 수도자들이 다시 바라밀에 집착하여 모든 현상이 연기(緣起)에 의해 생겨난 것임을 깨닫지 못하는 일도 없게 한다. 그의 견해에 의하면 논쟁에 참여하는 것, 부처의 가르침을 설명하는 글을 쓰는 것, 고(苦)와 미망에서 해탈하는 데 대한 게송을 읊는 것은 지혜와 자비행이 분리되지 않은 최고의 진리에 합치되는 것이라고 한다. F. J. Streng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