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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미사에 성당에 간 스님> 미사를 마친 후 전종훈 신부님은 부활절 전날 진행된 오체투지 순례의 특별함을 '비움'과 '충만'으로 말씀하시고, 미사 전 과정에 스님들께서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한 것은 유례없는 일이라며 감사를 표현했습니다. 순례단과 함께 부활초에 불을 밝힌 스님들은 미사 전 과정에 참여하며, 사랑과 평화의 시간을 함께 하였습니다. 미사 전에 전종훈 신부님께 질문해 보았습니다. 각자 다른 신앙을 가지고 있는 스님들과 신부, 수녀님들께서 함께 부활절 미사를 드리는 것이 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전종훈 신부님은 스님들과 함께 미사를 드릴 수 있도록 교리를 정리해준 "제2차 바티칸공회의와 선언문"의 의미에 대하여 말씀하시더군요. "오늘 이렇게 부활절 미사를 스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도 제2차 바티칸공회의 선언문과 관계가 있다. 기독교 유입 이전에 살다간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았다는 이유로 구원을 받을 수 없는 것인가? 또 아직 그리스도교가 전파되지 않은 지역의 사람들 역시 구원의 가능성은 없는가?라는 신학적 의문에 대한 답과 개신교, 정교회 등등 갈라진 형제들과 반목을 버리고 일치하려고 하는 노력, 불교 등 타종교의 다양한 정신, 문화 그리고 사상이 인간 행복에 유익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상호 협력하고 조화를 이루려고 하는 정신... 등등이 선언문에 포함되어 있는데...." 나눔과 비움. 사랑과 평화의 이 특별한 시간. 종교적 차이는 중요치 않습니다. 오직 이 땅에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있을 뿐입니다. 이렇게 부활절 전야를 신부님, 스님 그리고 개신교도들이 함께 하면서 그리스도가 돌아가시고 다시 부활하신 의미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부활절을 앞둔 거리 순례> 오늘 순례단에 많은 성당 신자들과 함께 참여한 부여성당 구본국 신부님은 "태안성당 신부로 있을 때 기름 유출사고로 죽어가는 고기들을 보면서 인간의 죄가 크다고 생각했다. 환경파괴로 하느님의 피조물인 동식물이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인간의 이기심과 탐욕 때문이다. 편안하게 살려고 하고 소유하고 탐욕에 젖어 나도 모르게 죽여 버린 것이다. 땅에 사죄하는 마음, 큰절로 속죄하는 마음이다. 죽어간 동식물들, 말로서 사람들에게 상처 입힌 죄를 사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주말인 토요일이어서 그런지 가족이 참여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고양에서 오신 박정규 선생님은 아들 진형 학생하고 함께 참여했는데, 아들은 "아버지 따라서 왔는데 좀 힘들다. 아프진 않은데 길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하고, 아버지는 "눈으로 보는 것, 코로 맡는 것으로 느끼고 있다. 눈은 감게 된다. 복잡한 세상의 머리 아프고 마음 아픈 일 모두 저버리고 몸으로 느끼며, 나를 느껴보는 시간"이라고 합니다. 부모를 따라 나선 아이들이지만, 정성스레 자신의 몸을 낮추어 땅에 귀의하는 모습을 취합니다. 어른보다 더 정성스레 합장을 하며 반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전히 장난스런 모습으로 대지를 자신의 품안에 안은 상태에서도 옆 사람과 장난 치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자신들이 지구를 품에 안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전 일정을 마지막으로 순례단은 공주시 경계를 넘어 천안 지역에 진입하였습니다. 차령고개 옛 휴계소 자리 공터에서 점식 심사를 마친 순례단은 구 23번 지방도로를 통해 천안시 경계에서 순례를 지속하였습니다. 오후 일정은 누군가의 말처럼 '정말 호사스러운 길'이었습니다. 빠르게만 가야 하는 차량들은 23번 국도를 통해 달려가기에, 오늘 구 23번 지방도로에는 간혹 지저귀는 새소리와 바람소리, 간혹 울리는 죽비소리와 순례자들의 발걸음 소리만 들렸습니다. 그동안 차량 소음이 너무 힘들었기에, 오늘은 너무 행복하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였습니다. 순례에 참여한 송백지 남방문화연구소장님은 “내가 누군지 반조하면서 진정한 내 삶을 찾기 위해 왔다.”며, "오체투지는 땅과 내가 솔직하게 대화하는 자리이며 나를 전적으로 땅에 맡기는 행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송 선생님게 사람답게 사는 길을 여쭈어보자, “사람답게 사는 길이요? 내놓고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이쑤시개를 움켜쥐려고 하면 한 개피만 쥘 수 있지만, 손바닥 위에 올려놓으면 수북이 쌓을 수 있듯이, 움켜 쥘 수록 각박해 지는 것입니다. 필요한 것만 가지고 사는 것이 인간답게 사는 행복한 삶이다.”고 하셨습니다. 부활의 의미를 새기며, 이 땅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기도로 진행된 부활절의 순례는 천안시 광덕면 대평리 원덕교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 수브라(프랑스) / 이상원, 박강조, 강덕희(공주) / 구본국 신부 외 20명(부여성당) / 이주향(수원대학교) / 유임경(마중물 파주) / 박정국, 박진형(고양) / 김은배 외 3명(라디오인) / 박승환 외 2명(공주) / 정우식 외 7명(불교환경연대) / 유환숙 김혜원 유호균 유인형 가족(부산) / 김한일 외 8명(원우회) 등이 순례에 동참했습니다. * 순례 일정과 수칙은 오체투지순례단 카페 http://cafe.daum.net/dhcpxnwl에서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그리고 참여후기를 카페에 남겨주시고, 일일소식을 여러분들의 공동체에 나누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09. 4.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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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진리는 하나지만 찾아가는 길이 다를 뿐 우리는 모두 하나입니다. 앞으로는 보편화되겠지요! 감사와 격려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