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기념회 준비가 더듬더듬거리며 자리를 찾아간다. 이것저것 삶은 추억을 엮어내는 기회를 내어주고 있다. 이제 무엇이든 나누어야 할 나이가 되었다. 그럼에도 내겐 물질력이 약하다 보니 지나온 내 삶 여정 이야기를 나눔으로 나를 깨워주는 것 같아 기쁘다. 수행이라는 언어를 인지하기도 전 나는 전생 습에 따라 길을 찾아 나선 듯하다. 6살 어린 나이에 스며든 죽음이라는 언어는 내게 커다란 파란을 일으켰고 7살에 할아버지의 죽음은 너무도 큰 충격이 되었다. 그동안 병들어 간호를 받으며 무너져가는 과정들이 어린 내겐 삶과 죽음이라는 길을 여실히 일깨웠었다. 그렇게 죽음은 내게 가장 큰 관심거리가 되어 내 곁에 머물러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9살 때 홍역에 걸려 21일간 열병을 앓았다. 그것이 또 다른 나에게 길을 제공해 주었다. 홍역을 통하여 관하는 법을 배웠다. 그 열병이 나를 일깨운 것이다. 이 관법은 후일 잘 못 사용되어 학교 안 가는 도구로 사용되었다. 그냥 선생님들이 싫었다. 나는 아파지는 과정을 따라 관하고 온몸에 열이 나고 천정은 내리누르며 열병을 앓았던 그 순간으로 나를 몰아넣었다. 그 상황은 가족들이 보는 동안에 연출되고 결국 결석을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되었다. 모두가 나간 집 안에서 역관을 하여 정상 상태로 돌아와 밭에 계시는 엄마에게 가곤 했다. 나의 어린 시절은 병고의 시련들이 함께했지만, 그것은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도구와도 같았다. 가을에 시작된 기침은 봄이 지나야 멈추었고 나는 그 고통의 순간을 벗어나기 위해 방법을 찾아야 했다. 결국 깊고 가늘게 호흡을 다스리는 길을 찾아내었다. 그렇게 고통의 기침을 벗어나는 여유가 생겨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생겨난 깊은 호흡은 18살에 유체 이탈이라는 과정을 겪으며 이 몸이 세상을 연출하는 또 하나의 도구임을 확신하면서 삶의 여정은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버렸다. 함께 공감하는 이들이 없는 고독한 시절은 늘 스스로 시인도 되고 음악가도 되고 과학자도 되었다가 반복되는 자신과의 독백들은 수많은 이야기와 새로운 세상을 엿보는 기회를 열어 주었다. 또 다른 변화의 기회는 군 입대라는 특별함에서 시작되었다. 논산 훈련소에 들어서면서 나를 이끈 언어는 시간을 접어 3년이라는 시간을 지워야겠다는 것이었다. 꿈에 대한 관찰과 잠들어가는 과정을 관찰하고 꿈이 생겨나는 과정들을 관찰하였다. 유체 이탈을 의도적으로 이끌었던 시절도 이때였다. 그렇게 24살이라는 병장 시절 나는 이제야 인생 문제를 해결했노라 스스로에게 외쳤다. 모든 것이 꿈 속이야기라는 관념들이 나를 지배했다. 그렇게 군 전역을 하게 되었다. 군대 생활에서 만난 자연 스님과의 인연은 또 다른 꿈길을 열어가는 이유가 되었다. 군대 영창이라는 공간을 찾아가 내가 그에게 던진 한마디는 "아는 사람은 안다 나와라 여기서 뭐 하는 겁니까?"였다. 그렇게 그는 군단 영창으로 갔다가 바로 부대로 돌아와 근무를 서고 있는 것을 내가 전역한 후 통신 교환대 후배들의 도움으로 초소까지 전화 연결을 하여 확인하였다. 창작 뮤지컬 동화 "꿈꾸는 시간 빛의 날개" 출판기념회에서 나는 무엇을 나누어야 할까? 이 모든 이야기들을 함께 엮어 가는 이들에게 무한한 감사함을 느낀다. 또다시 나는 나의 태몽처럼 샘물이 되어있다. 오늘 하룻밤이 지나고 또다시 동녘이 밝아오면 펼쳐질 꿈길에서 만날 아름다운 이들의 숨결이 있으리라. 별을 수놓은 천정을 향해 누워 별의 향기를 따르는 밤의 공덕에 안겨 내일을 맞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