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어렵다? 실제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용어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과학은 어렵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
때문에 수학을 포기하는 사람만큼이나 과학을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 과학은 어렵다는 생각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지레 겁을 먹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을 쉽게 이야기 해주고, 과학으로 장난을 치는 방송이 늘어나면서 과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가 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방송이 과학전문 팟캐스트 ‘과학으로 장난치는게 창피해?’다. 일명 ‘과장창’으로도 불린다.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과장창은 ‘과학’과 틀을 깬다는 의미의 ‘와장창’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과학 방송이다. 2017년도에 시작해 현재 40회까지 방송된 인기 팟캐스트다.
과학으로 소통하며, 재미있는 소재들로 과학을 소개하고, 재미난 과학 상식을 배울 수 있는 유용한 과학문화콘텐츠를 다루는 팟캐스트로 평가받고 있다.
9일부터 1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는 과장창 공개방송이 진행됐다. 공개방송에는 과장창을 이끌어 가는 3명의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 엑소, 윤태진이 출연했다.
‘과장창’을 진행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은 과학을 알기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해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김지혜/ ScienceTimes
“블랙홀이 뭔가요?”
블랙홀이 뭐냐고 묻는 어린 학생의 질문에 과장창 진행자인 궤도는 아주 쉽고 재미있게 대답한다.
“블랙홀은 거대한 별이 죽은 시체다. 시체가 쪼그라들고 중력만 남은게 블랙홀이다.”
블랙홀에 대해 쉽고 재미있는 답변을 내놓자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러나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백과사전이나 책에서는 블랙홀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블랙홀은 별이 극단적인 수축을 일으켜 밀도가 매우 증가하고 중력이 굉장히 커진 천체를 말한다. 일반상대성이론에 근거를 둔 것으로, 물질이 극단적으로 수축하면 그 안의 중력은 빛, 에너지, 물질, 입자의 어느 것도 탈출하지 못할 만큼 강해진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설명하는 블랙홀에 대한 설명이다.
그렇다. 똑같은 블랙홀이라도 이해하기 쉽게, 혹은 학생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렵게 설명할 수 있다. 아직 과학에 대해 잘 모르는 학생들이 이해하기에는 책에서 말하는 블랙홀은 꽤 어렵다. 이렇기에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과학커뮤니케이터들이 필요하고, 이들의 방송을 보는 사람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과학에 재미를 느낀다.
‘과장창’(과학으로 장난치는게 창피해?) 공개방송 현장. ⓒ김지혜/ ScienceTimes
과장창 진행자들은 이날 공개방송을 통해 그간 방송했던 과장창 방송 중 베스트10 주제를 소개했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방송을 본 주제들이었다.
10위는 유전자가위, 9위는 블록체인, 8위는 수명연장, 7위는 양자역학, 6위는 피부건강, 5위는 이그노벨상, 4위는 시간여행, 3위는 유사과학, 2위는 생체모방, 1위는 연애의 과학이었다. 어려운 과학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생활과 연계된 과학을 자연스럽게 공감할 수 있는 주제들로 과학을 재미있게 소개해 다양한 주제들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어렵기만 한 양자역학을 주제로 한 방송은 3일만에 5만뷰를 기록할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영화 앤트맨과 연계해 소개한 양자역학은 어린 학생들도 몰입시켰다.
과학 커뮤니케이터 궤도는 양자역학에 대해 어린학생과 일반인들 모두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다.
“쉽게 이야기 하자면, 축구선수가 공을 차는데 날라가는 공이 입자고, 이 공이 100개가 되어서 날아가는 것이 양자역학입니다.”
궤도는 양자역학에 대해 재미있게 설명하면서, 양자역학은 워낙 어려운 분야고 설명을 많이 해야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최근 유행한 게르마늄 팔찌를 예로 유사과학에 대해 설명하며, 건강에 좋다는 게르마늄 팔찌가 실제로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실생활과 연관된 재미있는 설명과 주제들은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실제로 방송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많은 관람객들이 자리에 앉아 경청했고,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올 정도로 호응이 좋았다.
방송을 지켜보는 초등학교 남학생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과장창 방송이 재미있다며 얼른 와서 보라고 소개하기도 했고, 가족단위로 방송을 지켜보던 부모님과 아이들은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들으며 연신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다.
‘과장창’ 공개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들으며 즐거워했다. ⓒ김지혜/ ScienceTimes
초등학생 아이 두 명과 관람을 온 조미선 학부모는 “아이들이 과학에 관심을 갖게 하고 싶어 이곳에 방문하게 됐다”며 “체험 프로그램 외에도 과장창 방송을 보면서 쉽고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조미선 학부모는 또 “집에 돌아가서 아이와 함께 지난 과장창 방송을 듣기로 했다”며 “재미있는 과학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채널들이 앞으로 더 다양해 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가 가득했던 2018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엔 과장창 공개방송 이외에도 페임랩 올스타전, 인문,예술 과학융합 콘서트 등 성인들의 과학참여 확대를 위한 다양한 과학소통 프로그램이 운영돼 관람객들의 만족도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