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테살 2,1-3ㄱ.14-17; 마태 23,23-26
+ 오소서, 성령님
오늘은 성녀 모니카 기념일입니다. 모니카 성녀는 아들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회심을 위해 한평생 눈물과 기도로 헌신하셨는데요, 오늘 가끔씩 내린 빗방울을 보며, 성녀의 눈물이 떠 올랐습니다.
그러고 보면, 2월 10일 성녀 스콜라스티카 기념일, 7월 22일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 그리고 오늘 성녀 모니카 기념일에는 비가 자주 오는 것 같아요? 비를 보며 성녀들의 눈물을 생각합니다.
모니카 성녀는 331년 오늘날 알제리 땅인 아프리카의 타가스테의 그리스도인 가정에서 태어나셨습니다. 이교인 파트리치오와 결혼했는데, 남편은 격렬한 성격에 방탕했지만, 반성할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파트리치오는 아내의 자비심과 동정심을 비난하면서도 아내를 존경했습니다.
모니카 성녀는 자신을 힘들게 하던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서도, 기도와 모범으로 결국 시어머니와 남편이 세례를 받게 하였습니다. 남편은 영세한 지 1년 후인 371년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때 세 자녀 중 둘째인 아우구스티노가 열일곱 살이었습니다. 당시 아우구스티노는 ‘마니교’라는 이단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모니카 성녀는 아우구스티노가 신앙을 되찾는 환상을 보았고, 그때부터 열심히 기도하고 단식하며 아들 곁에 머물렀습니다.
아우구스티노는 29살 때 로마에 수사학을 공부하러 간다고 했고 모니카도 함께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친구를 만나고 오겠다던 아들은 어머니 몰래 로마로 가는 배를 탔습니다. 모니카 성녀는 찢어지는 가슴을 안고 로마로 향했는데, 로마에 도착해 보니 아들은 이미 밀라노로 떠난 뒤였습니다. 모니카는 다시 밀라노로 향했습니다.
당시 밀라노의 주교로 있던 성 암브로시오를 영적 지도자로 모시면서, 모니카 성녀는 기도와 모범으로 신심 깊은 여성들의 지도자가 되었고, 387년 부활절에, 어머니의 끊임없는 기도에 힘입어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마침내 암브로시오 성인으로부터 세례를 받습니다.
얼마 뒤, 모니카와 아우구스티노는 북아프리카로 돌아가기 위해 로마 근처의 항구 도시인 오스티아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모자에게는 우연히 단둘이서 창문에 기대어 얘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니카 성녀는 말했습니다. “아들아, 내게 세상의 낙이라곤 이제 아무것도 없다. 현세의 희망이 다 채워졌는데 다시 더할 것이 무엇인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가 이 세상에서 좀 더 살고 싶어 했던 것은 한 가지 일 때문이었다. 내가 죽기 전에 네가 가톨릭 신자가 되는 것을 보겠다고…. 그랬더니 하느님께서 과람되게 내게 베풀어주셨다. 네가 세속의 행복을 끊고, 그분의 종이 된 것을 보게 되니 그럼 내 할 일이 또 무엇이겠느냐.”
그로부터 5일 뒤 모니카 성녀는 앓아눕게 되었습니다. 당신을 그곳에 묻어달라는 성녀의 말에, 큰아들이 ‘고향에서 돌아가셔야 한다’고 말하자 성녀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몸뚱이야 어디다 묻든지 그 일로 해서 조금도 걱정들 말거라. 한 가지만 너희한테 부탁한다. 너희가 어디에 있든지 주님의 제단에서 나를 기억해다오.”
또한, 아우구스티노의 친구들이 ‘고향에서 먼 고장에서 돌아가시는 것이 무섭지 않느냐’고 여쭈었더니, 모니카 성녀는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무엇이고 하느님에게서 먼 것이란 없는 법이다. 세상이 마칠 때 나를 부활시킬 자리가 어디인가 모르실까봐 걱정할 것은 조금도 없다.” 모니카 성녀는 결국 387년 쉰다섯의 나이로 선종하셨습니다.
부활에 대한 성녀의 확고한 신앙, 가족들의 회심에 대한 성녀의 희망은 오늘 1독서의 바오로 사도의 말씀을 해설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쉽사리 마음이 흔들리거나 불안해하지 마십시오. 누가 무슨 수를 쓰든 여러분은 속아 넘어가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복음을 통하여 여러분을 부르셨습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차지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모니카 성녀는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하느님을 사랑하게 하는, 단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사셨는데요, 이러한 삶은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그리스도교 신학과 교리에, 그리고 이 세상에 미친 영향을 생각하면, 모니카 성녀의 기도가 이 세상을 얼마나 변혁시킨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박하와 시라와 소회향과 같은, 부피가 작은 향신료에 대해서는 십일조를 내면서, 의로움과 자비와 신의를 무시하는 바리사이들에게 불행선언을 내리십니다. 타인의 사소한 결점까지 들추어 약점을 잡고 그것을 빌미로 권력을 누리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좌우하는 것으로 착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바꾸는 것은, 모니카 성녀와 같이 길 잃은 양 한 마리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주님의 마음을 닮은 사람의 기도입니다. 오늘도 나를 위해 바쳐지는 수많은 기도를 기억하며, 나도 그분들을 위해, 세상을 위해 기도해야겠습니다.
아리 셰퍼, 성녀 모니카와 성 아우구스티노, 1846년 작
출처: Saint Monica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