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5.17(토)맑음
孤雲寺火災後與騰雲師茶談作
谷風盡夜哭殘灰, 곡풍진야곡잔회
狂火燒來鍾聲摧; 광화소래종성최
護法猶存金殿英, 호법유존금전영
山靈不動石壇臺; 산령부동석단대
共酌香茶談劫後, 공작향다담겁후
同觀鷹目靈場開; 동관응목영장개
太山若立心堅處, 태산약립심견처
願起梵刹續佛栽. 원기범찰속불재
<한글 번역 >
고운사 화재 후 등운스님과 차담을 나누며 짓다
골짜기 바람 밤새도록 타고 남은 재를 울리고
미친 불길 번짐에 범종소리도 꺾였네
호법신은 대웅전의 영광을 지켰고
산신령은 돌계단 석축을 굳건히 하였구나
차를 함께 마시며 재난을 이야기하고
독수리 눈으로 중창될 절 집을 조감하네
태산처럼 굳건한 마음이 선다면
원컨대 대찰을 이루어 부처님 혜명을 이어리라
<해설>
1. 谷風盡夜哭殘灰, 골짜기 바람이 밤새 남은 재를 울부짖고
고요한 밤, 타고 남은 산사의 잔해에 부는 골짜기바람이 마치 화마의 비극을 애도하듯 운다.
"殘灰(잔재)"는 불에 타고 남은 재로서 절의 폐허를 상징한다.
2. 狂火燒來鍾聲摧; 미친 불길이 번지며 범종소리도 끊어졌네
범종소리가 끊어졌다는 것은 사찰의 몸체가 깨졌고, 또한 심령의 울림을 멈춘 상황을 상징하며, 참담한 화재의 후폭풍을 함축적으로 전달한다.
3. 護法猶存金殿英, 호법신은 금전의 정기를 지켜주었고
화마 속에서도 대웅전 등 핵심 전각이 무사한 것은 호법신의 가호로 해석된다.
“金殿英(금전영)”은 대웅전의 빛나는 영기(靈氣)를 가리킨다.
4. 山靈不動石壇臺; 산신령은 돌계단 석축을 흔들림 없이 지켰구나.
산신각과 석조 구조물이 남아 있음은 토지가람신과 산신이 절 도량을 지켜주었다는 믿음을 표현한다.
“石壇臺”는 사찰의 기반 또는 산신을 모신 토대.
5.共酌香茶談劫後,
향기로운 차 함께 나누며 화재 이후의 일을 이야기하고
등운 스님과 차를 마시며 재난의 경과와 의미를 나누는 장면이다.
“劫後”는 단순한 재난 이후가 아니라 무량한 시간(劫)을 암시하기도 한다.
6. 同觀鷹目靈場開; 독수리의 눈으로 절터가 다시 열림을 함께 바라보니 높은 시야로 새로이 펼쳐질 사찰의 중창 불사를 조감하며, 미래를 도모한다. “靈場開”는 새로운 성지를 여는 것, 곧 중창불사의 시작.
7. 太山若立心堅處, 마음이 굳건한 곳엔 태산도 우뚝 솟듯이
마음이 중심을 잡으면 어떤 무너진 기반 위에서도 다시 태산처럼 일어날 수 있다.
“太山若立”은 불퇴전의 결의를 비유.
8. 願起梵刹續佛栽. 부디 법당 다시 일으켜 부처님의 혜명을 잇기를
절을 다시 세우는 일이 단순한 건축이 아닌, 불법(佛法)을 이어가는 서원임을 천명한다.
“佛栽(불재)”는 부처님의 혜명, 불법의 종자, 수행 전통, 중생 제도의 맥을 상징한다.
첫댓글 부디 다시 일으켜 부처님의 혜명을 잇기를 >>>太山若立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