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차전지 관련주로 명성을 드높였던 성일하이텍의 주가가 바닥이 어디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하락하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이 신저가를 형성하는 상황이죠.
주가가 하락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실적에 대한 여파가 큽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기업의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선 실적이 좋거나, 산업이 좋거나, 증시 자체가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상대는 국장입니다.
증시가 좋길 바란다는 것은 거의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한다는 것과 다름없죠.
그렇다면 믿을 건.... 산업의 부흥과 실적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 2차전지 산업은 전기차 시장이 '캐즘'에 빠지면서 이도 저도 아닌 상황입니다.
게다가 트럼프는 전기차에 대해 그렇게 호의적인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2차전지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믿을 건 실적뿐인데, 산업자체가 좋지 않으니 실적 역시 고꾸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성일하이텍의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한 319억원입니다.
그리고 영업손실은 133억원으로, 전년 동기(75억원)에 이어 적자를 지속했습니다.
참고로 시장의 전망치는 매출액 541억원, 영업손실 101억원이었는데.... 매출, 영업이익 모두 그냥 어닝쇼크가 발생한 것이죠.
이런 상황에 또 다른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전환사채(CB)입니다. 전환사채는 채권을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들어가 있습니다.
즉 돈을 빌려준 채권자들은 향후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교환하여 차익을 챙길 수 있고, 기업의 입장에선 돈을 빌려 주식으로 교환해주면 되니 서로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문제는 위에서 봤듯이 주가가 개박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환사채를 발행했던 지난 4월 즈음 성일하이텍의 주가는 7~8만원을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3공장 가동 등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면서 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이슈가 나오면서 사모펀드들이 자금을 대주었죠.
하지만 주가가 바닥을 뚫고 지하실마저 두드리면서 전환사채 전환가액을 계속 하향조정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500억원 규모의 제3회차 CB 전환가액이 기존 7만9171원에서 5만5420원으로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그런데 CB투자자들의 입장에선 주가가 떨어지는 꼴을 보아하니, 주식으로 전환했다가는 낭패를 볼게 뻔해 보입니다.
그래서 만기까지 존버타다가 원금을 돌려받는 게 오히려 더 이득일 것 같은 상황이죠. 그런데 생각해보니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도 2%에 불과합니다.
이 때문에 조기 상환 청구 기간인 내년 9월까지는 자금이 묶여 기회비용을 모조리 날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빡친 CB투자자들은 주가가 당장 반등하지 않는다면 거의 99%로 조기상황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성일하이텍의 입장에선 도로 자금을 뱉어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골머리가 상당히 지끈 지끈해질 수밖에 없죠.
이 같은 문제들로 인해 증권가의 성일하이텍에 대한 기대 눈높이는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