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에서는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연섭 학장으로부터 현재 가천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의료기기 관련 교육 중 해부학 교육 실태와 더불어 일선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견해를 들어본다. <편집자 주>
가천대 한의과대학, 의료기기 사용 근간인 ‘해부학’ 교육 256시간 진행
이론 및 인체 실습 등 진행…정확한 진단·치료 위해 해부학 교육은 ‘필수’“한의과대학의 교육과정만 살펴봐도 ‘한의사들이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있어 교육이 미흡하다’는 양의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이미 한의사들은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을 통해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된 교육을 충분히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의 해부학 관련 교육은 한의예과 2학년 2학기 주 2시간 및 한의학과 1학년 1학기 주 6시간, 한의학과 1학년 2학기 주 8시간 등 총 256시간의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교육은 한의예과 및 한의학과 1학년 1학기에는 주로 이론 강의와 함께 인체 부위 개별모형으로 하는 실습이 병행되고 있으며, 한의학과 1학년 2학기에서는 인체 실습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학생들도 한의학에서의 해부학 필요성 인식…관심과 호응 높아
이와 관련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연섭 학장은 “해부학 교육은 다른 기초학문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임상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교육이 필요한 분야”라며 “학생들도 해부학을 통해 인체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것은 물론 이러한 해부학적 지식들을 한의학에서 응용할 수 있다는 필요성을 인식,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학생들의 호응 및 반응이 매우 높은 편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양의계에서의 ‘한의학에는 해부학이 없다’, ‘한의과대학에서는 해부학을 왜 배우느냐’는 등의 주장과 관련 김 학장은 “이러한 양의계의 주장은 한의학에 대해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면서 “한의학 역시 해부학과 궤를 같이 하면서 발전한 의학”이라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이어 “한의학에서는 ‘황제내경’을 비롯해 많은 한의학 서적들에서 인체의 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으며, 단지 표현의 문제일 뿐이지 인체구조를 설명하는 것 자체가 바로 해부학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반문하며, “단지 양방처럼 해부학이라는 별도의 학문 분야로 독립되어 있지 않을 뿐이지 해부학은 한의학의 한 분야로써 그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밝혔다.
표현의 문제일 뿐 인체구조 설명하는 것 자체가 ‘해부학’
또한 김 학장은 한의학에서의 해부학 활용 부분과 관련해서도 “경혈과 경락 부위에 시술하는 침이나 뜸 치료, 추나요법 등 수천년간 이어져온 한의학적 치료방법들은 해부학적 지식과 체계에 기반으로 해서 발전해 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특히 장상론에서의 해부학 지식은 장부의 기능을 더욱 세밀하고 체계적으로 설명하는데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한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의 충분한 교육과 더불어 한의학이 해부학을 기반으로 발전해 왔다는 충분한 근거에도 불구, 양의계에서는 그들의 주장을 쉽사리 굽히지 않고 있다. 이러한 양의계의 주장의 종식을 위해서는 한의과대학 교육의 융합(통합)을 강조하는 김 학장.
“향후 한의과대학의 교육은 융합(통합)교육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학부에서 해부학과 경혈학 과목을 융합해 통합적으로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로 현재 가천대 한의과대학에서는 해부학 교실과 경혈학 교실을 합쳐 ‘해부경혈학교실’로 운영하고 있다.”
문명사회 필요에 의해 개발된 의료기기…누가 어떠한 원리로 활용하느냐가 ‘중요’
이와 함께 김 학장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은 국민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인 만큼 하루 빨리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을 통해 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환자가 한의원에서 검사와 진료를 동시에 받지 못하는 각종 불편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국민들의 의료비 부감 가중을 해소하고, 치료기간을 단축시켜줌으로써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료기기라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필요에 의해 개발된 하나의 도구이며, 누가 어떠한 원리로 의료기기를 활용해 결과를 도출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제부터라도 우리가 주체가 되어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