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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축령산(鷲靈山) 산행후기
※ 鷲(독수리 취) : 취자(字)이나 불교에서는 보통 축자로 발음하고 있어 축령산의 축자는 본 한자를 사용한다고 함.
2019. 7. 27.(토요일) 나는 서산 타인산악회와 전남 장성군에 있는 축령산산행 길에 올랐다. 본래 오늘은 대전에 볼 일이 있었으나 비가 온다는 소식에 다음 기회로 미루고 특별한 스케줄이 없기에 하루쯤 집에서 편안하게 뒹굴며 쉬어볼까 했는데 뜻하지 않게 전날 서산 타임즈 산악회 박미경 사무국장께서 산행신청자 중 부득이 빠지는 분이 발생하여 시간이 되면 함께 가자고 하여 산행 길에 오른 것이다.
며칠 전부터 장마전선의 세력이 국지적으로 커졌다 작아졌다 하면서 지역에 따라 강우량 편차가 크더니 오늘은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있고 축령산이 있는 전남지역에도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어 강우에 대비하여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서둘러 출발지점인 문화회관으로 향했다.
서산은 새벽에 약간의 비가 왔고 5-6시 때는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언제고 비가 올 듯이 음산하게 찌푸린 날씨였다. 6시 출발이기에 5시 50분에 도착하니 참여자 대부분이 의자에 앉아 있었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산악회 임원들은 분주하게 등산객에게 간식 등을 나누어 주느라 분주했다.
언젠가도 피력한바 있으나 서산 타임즈 산악회는 발족 당시에는 성원과 운영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그 이후 무던히 인내심을 갖고 변함없는 서비스와 신뢰구축으로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는 알뜰한 산악회 운영으로 2년 전부터는 서산시에서 가장 모범적인 산악회로 명성이 나 있어 누구나 참석을 하고 싶어 하는 산악회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임원진들의 포기할 줄 모르는 진정한 참 서비스와 조직에 대한 주인정신이 깃들어 있었기에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06:00 이런 훌륭한 산악회원님들 사이에 나도 끼어서 축령산으로 버스는 출발하였고 특히 오늘 산행은 5명의 중고교 동창분과 내가 소속해 있는 서산시산악연맹에 가입한 가야산악회장 최송자님과 서령새마을금고산악회장 김규영님께서 동승하여 가족여행 같은 마음으로 가볍게 출발을 하였다.
출발 후 버스가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의례적으로 카랑카랑한 목소리에 매사 똑 부러진 성격의 소유자 박미경 사무국장의 오픈닝(opening)으로 임원진들의 인사와 오늘 산행계획을 알렸다. 이 대목에서 가장 중요한 말은 비가 와도 목적지 변경 없이 산행은 계획대로 고(go)한다는 것이다. 사실 산행을 추진하는 임원진 입장에서는 날씨가 나쁘면 회원들의 안전을 생각하여 며칠 전부터 잠도 설치며 고심을 많이 하는 법이다. 아마 말은 안 했어도 전(全) 임원진들은 어제부터 노심초사 했을 것이다.
07:05 버스는 군산휴게소에 잠시 들렀다. 화장실에 다녀오니 우리 버스 옆에 서산 산울림산악회 버스가 당도 했다. 이들은 정읍 내소사로 간다고 하였다. 방향은 같았으나 우리는 전남 장성이고 저들은 전북 정읍이었다. 오늘 정읍과 순창지역에는 호우경보가 내렸는데 장성은 호우경보는 없어 조금은 안심이 되었지만 어쨌든 인접지역이라 미리부터 강우에 대비한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야 했다.
김제 평야를 지나 부안까지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나 고창쯤에 접어드니 간간히 빗방울이 내리기 시작하였으며 장성물류IC를 빠져나가 우리 버스가 축령산 산행의 출발점인 추암마을 주차장에 도착하니(8:59) 이슬비 정도의 비는 내렸지만 우비나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어서 다소 안심을 하면서 모두는 기념사진을 촬영 후 축령산을 향해 출발을 하였다(9:20).
※ 축령산 산행 들머리는 추암마을, 대곡마을, 모암마을, 금곡영화마을 등 크게 4곳이 있음.
<추암마을 출발지>
<출발당시 기상>
산행은 시작부터 임도 같은 언덕길을 오르는 길이었다. 아직 편백나무 숲은 보이지 않았으나 주변의 초목은 최상의 성장기를 맞은 듯 짙푸른 진녹색의 나뭇잎과 잡초의 무성함은 여름이 절정에 달하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고 특히 어느 산이고 볼 수 있는 드렁칡의 모습을 보니 조선의 세 번째 왕 태종 이방원이 충신 정몽주와의 술자리에서 정몽주를 회유하기 위해 읊은 「하여가」 라는 야망 섞인 시가 잠시 떠올랐다.
<하여가>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혀서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에 임금에 대한 충심이 깊었던 정몽주는 「단심가」 라는 시로 화답을 하였는데
<단심가>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담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임도의 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임도 정상에 치유의 숲 안내센터와 추모공적비가 있는 곳이 나타났다. 이곳부터는 편백나무 숲을 거닐 수 있는 임도가 이어지고 축령산 정상으로 오르는 산행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었다. 박재헌 등반대장의 안전산행 설명에 유의하며 우리일행 반은 축령산 정상을 오르기로 했고 나머지 반 정도는 임도를 따라 편백나무 숲길을 걷기로 하여 나는 축령산 정상방향으로 산행을 결심하였다. 여기서 잠깐 축령산 편백나무 숲을 요약해 본다.
<장성 편백 치유의 숲 소개>
1. 위치 : 전남 장성군 서삼면 일원
2. 면적 : 260ha(260만㎡) ➛ 삼나무 62ha, 편백나무 143ha, 낙엽송 55ha
3. 조성기간 : 1956-1989(34년)
4. 조림자 : 임종국(개인) ➛ 독림가(獨林家), 애림가(愛林家)
5. 주요시설
가. 숲길안내센터
나. 숲길(숲 마음 숲길, 맨발 숲길, 물노래 숲길, 산소 숲길, 치유 숲길) : 3km
다. 우물터 : 편백나무 식수 후 가뭄 시(‘68년) 어린 묘목에 물주기 위한 우물
라. 명상쉼터 및 전망대(축령산 정상)
마. 산림치유 필드
바. 금곡영화마을(태백산맥 촬영지)
사. 축령산자연휴양림 : 2009년 산림청에서 치유의 숲 지정
6. 치유의 숲이란? : 인체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증진 목적을 위해 다양한 산림의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산림치유지도자가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만든 숲.
7. 축령산 : 전북고창과 전남 장성의 경계에 위치한 621m 높이의 산으로 4-50년생 편백나무, 삼나무, 낙엽송으로 이루어진 「치유의 숲」이 있음.
8. 편백나무의 장점 : 스트레스해소, 아토피방지, 심폐기능강화, 기관지천식, 폐결핵 등에 좋은 피톤치드(phytoncide)가 소나무의 4-5배 많아 건강에 유익함.
이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축령산을 경유하는 17명중 7명은 선두 구룹으로 이미 산을 오르기 시작했고 나는 중간에서 10명과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경사가 급하고 비가 내리고 있어 바닥이 매우 미끄러워 조심을 해야 했고 고온다습과 바람이 전혀 불지 않아 정말 후텁지근하여 모두 땀으로 뒤범벅이 되었다.
오르막 중간부터 본격적인 편백나무, 삼나무, 낙엽송 등을 볼 수 있었고 이들 나무의 특성상 구부러짐이 없고 곧은 절개의 기상으로 곧게 자라기 때문에 4-50년 된 쭉쭉 뻗은 웅장한 나무를 보는 순간 이들 나무의 기세당당한 모습에 나는 절로 기가 죽었다.
<편백나무와 삼나무 구분>
이웃나라 일본은 일찍이 조림이 가능한 전(全) 산림지에 인공적으로 삼나무를 식수하여 모든 지역의 산에서 녹화된 삼나무 조림지를 볼 수 있고 지금은 상품화 할 수 있을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있어 일본은 이 나무만으로도 40년은 모든 국민이 거뜬히 살 수 있다는 얘기를 일본 방문 시 들었는데 우리나라는 축령산 같은 조림지가 몇 군데 없고 대부분 잡목으로 이루어져 쓸모가 없기에 앞으로 새로운 산림정책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하여보았다.
10:20 출발한지 1시간 쯤 지나 우리 10명의 중간 일행은 축령산(621m) 정상 전망대에 올랐다. 이곳 정상 전망대는 날씨가 좋았다면 고창군 장성군 일대를 한눈에 전망할 수 있었을 텐데 날씨가 워낙 흐리고 이슬비가 내리는 습한 날씨에 안개가 자욱해 주위 풍광은 전혀 볼 수 없고 암흑의 배경만이 시야에 들어와 우리 일행은 잠시 이곳에서 땀을 닦으며 전망대 팔각정에서 가지고 간 막걸리로 간단히 목을 축이는 여유만을 만끽할 수 있었다.
<축령산 정상>
<축령산 전망대>
잠시 후 우리는 다시 등산채비를 갖추고 금곡영화마을 방향 능선을 따라 1km쯤 내려가 그곳 갈림길에서 우측 임도방향으로 하산을 하였다. 하산길은 대략 0.6km쯤 되었는데 이곳은 치유의 숲 중간이라서 울울창창(鬱鬱蒼蒼) 편백나무 숲이 조성되어 있어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상쾌해지고 그 우람한 모습에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아쉬운 점은 비 내리는 날씨라 산속의 공기가 썩 맑지는 않았고 우거진 숲속은 어스름한 초저녁처럼 광도(光度)가 낮아 음산한 분위기였다.
<갈림길>
우리는 임도를 따라 출발지점인 추암마을 주차장으로 향했다. 임도 좌우에 펼쳐진 세 종류의 곧고 굳센 모습의 울창한 숲을 보면서 걷는 마음은 한마디로 신나는 기분이었다. 50대 후반까지 나는 잘 뛰지는 못하지만 9년간 풀코스(42.195km) 23회, 하프코스(21.097km) 107회 등 마라톤을 즐기다가 나이를 먹으면서 다리에 무리가 될까봐 57세부터 걷기와 등산으로 전향하였는데 이런 공기 좋은 공간을 보니 옛 시절을 생각하여 마음껏 달리고 싶은 충동이 생겼으나 이제는 희망사항일 뿐이었다.
11:59 주위 풍광을 즐기며 걷다보니 어느덧 추암마을 목적지에 도달했다. 이미 선두 구룹은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 있었고 우리 중간 구룹도 자리에 앉아 완주의 기쁨과 함께 가지고 온 찬을 내놓고 막걸리를 곁들여 달콤한 식사시간을 가졌다. 이번 점심식사는 명성식당 사장님이신 강명성씨와 함께 온 중고교 친구님들과 겸상을 했는데 강명성 사장님이 준비하신 묶은 김치와 돼지등뼈를 넣고 끓인 김치찌개는 옛 맛을 느낄 수 있는 최상의 맛이었고 유희권 친구님이 준비해 온 부추(졸)김치와 조개젓갈(서산은 갯갓젓갈이라고도 함)은 근래 보기 드문 맛이어서 이를 조리한 분들의 음식솜씨가 일품임을 감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다. 시식을 할 수 있게 해주신 두 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조개젓갈>
12:58 비록 등산 내내 강한 비는 아니지만 이슬비가 내려 우비나 우산을 쓰지 않았으면 옷이 흠뻑 젖을 수 있는 정도였으나 모두 사전대비를 잘하여 이정도의 비는 등산에 큰 걸림돌이 안 되었고 따라서 빗속의 축령산산행은 계획대로 모두가 바라는 대로 완벽하게 마침표를 찍고 우리 일행은 귀갓길에 올랐다.(서산도착 15:30)
지방도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접어들자 박미경 사무국장의 현란하고 명쾌하며 재치 넘치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박미경씨는 직업적으로 여러 사람과 대화하고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특성상 생각하는 것이 다양하고 세심하여 산행자 중 일부에게 상품을 주는 이유가 타당하고 발상이 좋아 모두가 인정하고 즐거워하는 순간이었다. 기억은 잘 나지 않으나 이번에 상품을 받는 자의 내용은 ① 처음으로 신청한 사람과 처음으로 신청하여 온 분이 길을 잃었다고 연락이 와 자신의 애상을 바치게 한 사람. ② 산행 중 홍보부장이 당이 떨어져 등산을 포기할 즈음 복숭아를 건네준 사람. ③ 지난번 산행 시 꼭 상을 주어야 할 사람이 있었으나 상품이 모자라 당일 상을 받았던 사람(김규영)한테 상품을 꿔서 주었는데 이번에 꾸었던 상품을 공개적으로 갚아 준 일. ④ 비회원이지만 매회 꼭 참석하는 사람. ⑤ 3번 이상 쌍쌍이 앉아가는 사람 등 그 이유가 모두 타당하고 재미가 있어 모두가 웃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이처럼 특색 있게 산악회를 이끌어가고 있는 서산 타임즈 산악회는 최근 산행안내만 공지하면 3일 이내에 예약이 완료되는 인기산악회로 발돋움하였고 특히 모든 산이 다 멋지고 훌륭하지만 그 중에서도 구성원의 체력에 맞는 맞춤형 산행지를 선택하여 안전산행을 유도하는 박재헌 등반대장의 역할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박 대장은 산에 대한 박식한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력이 약한 자를 중심으로 산행을 이끌며 모두가 안전하게 완주토록 유도하여 성취감을 갖도록 하는 근래 보기 드문 등산지도자이다.) 또한 임원진들 모두가 한결같이 회원들을 아끼고 보듬어주는 사랑을 베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여 타임즈 산악회는 나날이 발전 될 것임을 짐작해 보았다.
끝으로 서산시 산악연맹을 이끌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 서산시산악연맹에 가입한 타임즈 산악회가 이같이 모범적으로 알뜰하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에 감사와 뿌듯한 마음을 가져보며 이번에 동참의 기회를 제공한 타임즈산악회 임원진에게 고마운 인사를 드리며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자주 함께할 것을 약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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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서산타임즈 산악회 서산시 산악연맹 산악회 사무국장을 동시에 맞고 있는 박미경 입니다 어느때 처럼 기대되고 설레는 산행후기 기다리는 울 산우님들 기다리시는 분 계실까 잠시 생각 해봅니다 요번도 언제 산행후기 올려 주실까 서산시 산악연맹
카페을 계속 들어와 봤습니다 역쉬 실망을 안주셨습니다 박진업 전무님의 산행후기가 무조건 정상 고 하고 올라만 가지 그 산의 유래 역사 한번도 제대로 생각 없이 올라가고 중간 포기 하고 했는데 갔다 오고 나면 다시 숙연하고 정도 있고 세심하게
하나하나 재취 있게 글을 써주신 내용과 어느소설과 보다도 학창시절 소풍 수학여행 후기 기행문 제출 처럼 아름답게 써주신 글...
이젠 설레이는 마음으로 기대하고 봅니다 서산타임즈 산악회 을 사랑해주셔 감사드립니다 부족 하지만 그래도 그날 하루만큼 은 나을 위한 소풍가는 마음이다 생각 하고 김밥 준비하고 이밴트 소품은 그립던 보물찿기 처럼 웃음을 드리고 싶어 실천 했는데
모두 기대하셔 좀더 행복한 선물 많이 드리고 항상 산을 사랑하는 회원님들 건강이 최고 잊지 마세요 서산시 산악연맹의 산행후기는 모든분들이 아....좋으네 하시면서 읽어가는 한 코너로 자리 합니다 박진업 전문님 감사 합니다..
축령산 산행기 감명깊게 잘읽었습
니다.
너무나 자세한 설명에 안가보고도 간듯한 기분을 느낄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