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은 믿음의 목표인 시온을 향하여 걸어가는 영적 순례자입니다.
시편 84편은 시온을 향하여 걸어가는 순례자의 노래이며, 동시에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의 신앙 고백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은 이 땅에 영원히 머무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향하여 나아가는 순례의 길입니다. 그 믿음은 하나님을 향하여 방향을 바로 세우는 삶이며, 그 길을 끝까지 걸어가는 인내와 소망의 여정입니다.
시편 기자는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라고 고백하며 하나님을 향한 깊은 그리움을 표현합니다. 그가 사모한 것은 화려한 성전 건물이 아니라 그곳에서 만나 주시는 살아 계신 하나님이었습니다. 그의 영혼은 하나님을 만나기 전에는 만족할 수 없었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전에는 참된 쉼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순례자의 길은 언제나 평탄하지만은 않습니다. 시편 84편은 순례자들이 눈물 골짜기를 지나간다고 말씀합니다. 눈물 골짜기는 눈물과 메마름을 상징하는 곳입니다. 그러나 믿음의 사람은 그곳에서 절망으로 주저앉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눈물 골짜기를 샘이 솟는 곳으로 바꾸어 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사람은 환경이 변해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함께하신다는 사실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믿음은 고난을 피하는 능력이 아니라 고난을 통하여 하나님의 은혜를 발견하는 능력이며, 눈물의 골짜기에서도 소망을 노래하는 용기입니다.
시편 기자는 "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보다 낫다"고 고백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성전 문지기로 있는 것이 악인의 장막에 거하는 것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자신이 가장 큰 복이심을 보여 주는 아름다운 신앙고백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가장 큰 복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입니다.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면 광야도 약속의 땅이 되고, 작은 집도 평안의 처소가 되며, 눈물의 밤도 소망의 새벽으로 바뀝니다. 반대로 하나님을 잃어버린 성공은 참된 행복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을 수단으로 삼아 복을 얻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을 최고의 복으로 고백하는 삶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믿음의 사람들을 이 땅의 나그네와 외국인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본향은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순례자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순례자는 목적지를 잊지 않으며, 길이 험하다고 돌아서지 않습니다. 세상의 가치가 우리의 신앙을 흔들고 현실의 어려움이 우리의 걸음을 무겁게 만들지라도 우리의 마음에는 언제나 시온의 대로가 열려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을 잃지 않고, 예배를 기쁨으로 드리며, 말씀과 기도로 영혼을 새롭게 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참된 순례자입니다. 그러기에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영적 순례자입니다. <석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