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식 진행상의 실수
권씨 성의 한 봉례(奉禮)가
조회에서 홀기를 불러 진행하면서
‘평신(平身)’하고 불러야 할 것을
‘배(拜)’하고 잘못 부른 것이었다.
※ 봉례(奉禮) : 조정 조회에서 순서를 불러 진행하는 관원
평신(平身) : 몸을 펴고 일어서시오.
배(拜) : 절하 시오.
☆☆☆
이에 늘어선 대신들이
그 말에 따라 절을 하려고 허리를 굽히는데
갑자기 잘못된 줄을 깨달은
권씨가 ‘회립(回立)’하고 소리쳤다.
※ 회립(回立) : 도로 일어나시오.
이것은 홀기에 없는 것임.
그러자 대신들이 웃음을 참느라 애를 먹었는데
이후로 사람들은 권씨를 ‘회립봉례(回立奉禮)’라고 부르며 놀렸다.
☆☆☆
또한 김씨 성을 가진 한 선비가
석전(釋奠)의 집례(集禮)로 임명되었다.
※ 석전(釋奠) : 성균관에서 행하는 공자의 제사
집례(集禮) : 제사 진행자
그런데 짓궂은 친구가 있어 김씨가
제사 때 보고 읽을 순서가 적힌 의주(儀註)를 들추어
‘악작(樂作)’이라고 쓰인 곳의 ‘악(樂)’자 위에
초두(艸頭)를 덧붙여서 ‘약(藥)’자로 보이게 해놓았다.
※ 악작(樂作) : 음악을 연주하시오.
☆☆☆
이런 사실을 모르는 김씨는
‘의주’책자를 들고 석전 의식을 진행하는데
친구가 고쳐 놓은 부분에 와서 보이는 그대로 ‘약작’하고 불렀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잘못되었기에 다음과 같이 급히 고쳐서 불렀다.
"초두를 제거하고서 ‘악작’"
이에 모두 입을 막고 웃었는데
이후로 사람들은 김씨를 '악작집례(樂作集禮)’라고
부르며 놀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