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넘자가 맞지요?
나 지금 자급드가는거 졸대 아님다..
이 아재 내가 엔날 자기옆 지나갔던 고 뇨잔줄 증말 모를꺼야..
할매집 국수도 자기 옆서 묵고 있었고, '모아'가서 반은 듣고, 반은 눈감고 있었던 이뿐 뇨대생이 난줄 증말 모를꼬야...
또, 남포동 극장 거리에서 호떡 먹으면서 손가락 베 물어갖고 극장옆 사거리 약국서 자기가 대일밴드 사준 뇨잔줄 증말 모를꼬야...
또 있지..
구두방 골목에 있는 '향촌'에서 깊숙한 의자에 몸 파묻고,걍 울고 있는 내가 고 뇨잔줄 몰랐을고야..
한참 아래로 내려옴,깡통시장에 가서, 무슨 티 낸다꼬, 수입 비누랑, 가끔씩 시집가서 예쁜 그릇 내놓고 이뿌게 살거라는 희망으로 일제 수입그릇 사던 고 참한 뇨자가 난 줄도 모르지?
또 있군...
부산역 맞은편 텍사스 골목 쭉 올라가면, SDA 어학원에서 무신 영어를 고리 한다꼬, 욜씸히 자기랑 다이알로그 외던 고 풋나기 대학 1년생이 난줄 모를거야, 그죠?
아!!!!!
증말 생각난다.
잊어버리고 있었던 장면들이 자꾸 떠오릅니다.
반갑고, 너무 보고싶고, 그래서 눈물이 자꾸 나올려고 하고....
자기는 나 잊어버렸나봐, 거지요?
난? 늘 바람
남은 오후 잘 보내시라욧!!!!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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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주위의 신흥유흥가에 자기의 자리를 내어 주고 있지만
: 여전히 부산하면 해운대 등의 해수욕장과 더불어 남포동이 연상된다.
: 남포동..
: 노래제목에도 '남포동 부르스'가 있고
: 억센 부산 사투리를 쓰는 탤렌트 남포동도 우리에게 익숙하지만
: 영화의 거리가 되었고 영화 '친구'의 배경이 되기도 부산..
: 지금은 남포동이 한국 영화의 본산지로서 발돋음하기 위하여
: 국제 영화제도 자주 열리는 곳이라서 극장가가 많이 변모한 것을 빼놓고는
: 여전히 옛날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
: 학창시절 시험이 끝난 이후나 별 할 일 없이면
: 남포동 극장가에 단체관람으로 영화보러 가기도 하고,
: 멋있고 세련된 DJ가 있는 음악다방에서 눈을 감고 분위기에 빠져 들곤 했다.
: 데모한답시고 교련복입고 남포동에 나갔다가 경찰에 쫓겨다니기도 했던 남포동..
: 콧물 눈물과 따가움을 선사하던 그 취루탄가스가
: 오히려 지금은 그리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
: 첫 미팅에서 만나 얼떨결에 들어갔던 부산극장..
: 영화의 제목도 내용도 기억나지 않지만
: 난생 처음 옆에 아가씨를 앉히고 본 영화는 눈따로 마음따로 였다.
: 그래서 영화의 소감을 묻는 그녀에게 횡설 수설하였던 기억이 난다.
:
: 어떤 땐 극장가 주위의 포장마차에서 찹쌀호떡과 어묵으로 대충 때우기도 하지만
: 영화보기전에 종종 부산극장주위에 있는 충무김밥집을 즐겨 찾곤 했다.
: 얇게 말은 김밥안에는 아무것도 없지만 감칠맛 나는 총각김치와
: 달짝지근한 오징어무침의 그 맛 때문에
: 항상 붐비는 사람과 기다림으로 마냥 침을 꼴깍 꼴깍 삼켜야만 했다.
:
: 극장가를 벗어나면 구두방골목과 먹자골목이 나온다.
: 영화보기전에 시간이 좀 한가하면 으레 가던 곳인데
: 먹자골목 자리한켠에 위치한 할매비빔국수집..
: 언제나 투박한 할머니의 억센 사투리로 "어서 오이소"하는 말과 동시에
: 주문도 하지 않았는데 바로 비빔국수가 나온다.
: 매꼼한 태양초로 만든 고추장에 버무린 비빔국수
: 다른 곳에서는 맛볼 수 없는 그 특유의 비빔국수를 먹으러
: 자주 들락거렸던 그 할매비빔국수집 지금도 잘 있는지...
:
: 사람들의 물결로 장사진을 이루던 광복동거리..
: 광복동 어디인가 어둑한 계단을 올라가면 '무어'라는
: 유일한 음악감상실이 있었는데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보다
: 그냥 고상한 척 시대적 조류에 편승하고 싶었고
: 분위기 있는 젊은 여대생들이 거기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
: 광복동을 지나 국제시장의 골목으로 들어서면
: 길 한가운데 즐비하게 늘어선 포장마차형식의 작은 상인들..
: 그 반짝이는 붉은 불빛 속에서 '골라 골라'를 외치던
: 억척스럽게 살아가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고...
: 번갯불에 콩구워 내듯 익숙스럽게 구워낸 부친게를
: 입에 대일새라 호호불며 간장에 찍어 먹던 모습도 생각난다.
: 시장의 낯선 모습에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 한 외국인에게
: 국제시장 이름 그대로 'international market'라 하였더니
: oh! International 하면서 놀라는 표정을 지금도 생각하면 웃음이 절로난다.
: 국제시장에서도 먹는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다.
: 부담없는 돈으로 웬만한 한식보다 훨씬 정갈해서 항상 사람이 북적이던
: 김치가 유별나게 맛있었던 돌고래집도 생각난다.
:
: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해질녘이면 국제시장을 비켜나 용두산공원을 오른다.
: 공원을 올라가는 계단의 층이 너무 많아
: 연인들에겐 가위 바위 보 등을 하며 올라 갈 수 있는 추억의 계단이겠지만
: 적적하게 혼자걷기엔 무척 힘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 언제 나도 저들처럼 가위 바위 보 할 날이 있겠지 하고 소망해 보았다.
: 공원의 넓은 뜰옆으로 벤치가 한가로이 놓여 있고
: 옹기 종기 모여 사랑을 속삭이던 젊은 연인들...
: 그 연인들 사이로 사람 무서운 줄 모르는 수많은 비둘기가
: 사람들이 던지는 먹이를 따라 이리 저리 움직이고...
: 고개를 들어 눈을 아래로 향하면 바로 눈앞에 자갈치시장과
: 항구 저멀리 푸른 바다가 보인다.
: 가까이서 들어보는 뱃고동소리..
: 옅은 안개를 타고 은은히 울려 퍼지면 마음까지도 울적해진다.
: 한 마음에 그냥 어디론가 가고싶다...
:
: 긴 한 숨 토해내고 오르막을 올라서 대나무숲을 지나 걸어가면
: 일명 키스의 거리가 나오는데 거긴 길자체도 어두컴컴할 뿐만아니라
: 쌍쌍히 어깨동무하여 무엇을 하는지 얼굴을 맞대고 있다.
: 그래서 파트너가 없은 사람은 감히 지나 다니기를 엄두도 못내는 곳이다.
: 하지만 학창시절 친구랑 구경삼아 부러운 눈초리로 힐끗거리며
: 뭐 볼 것 있다고 왔던 길을 몇 번이나 다시 되돌아 가고 했던 기억이 난다.
: 어디 흘러 다니는 여자 없나하고 부지런히 두리번 거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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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두산공원의 꽃시계탑.. 그 시계탑옆에서 같이 사진을 찍었던 여성팬은
: 지금은 아이들 낳고 잘 사는지...
: 둘이 한장씩 나누어 가졌던 사진은 그녀가 결혼과 동시에 휴지통에 버려졌겠지..
: 음..
: 부루스가 끝날 줄을 모르네..
: 이제 부르스 그만추고 집으로 가야겠다.
: 이런 남포동 부루스를 함께 이야기한 어떤 친구가 생각나는 그런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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