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무어 중령: 양지운
바실 프럼리 원사/린든 존슨 미 대통령: 김기현
부르스 스네이크 크랜달 소령: 윤병화
조 갤러웨이: 최원형
줄리 무어: 이향숙
잭 조지건 소위/지미 나카야마 일병: 홍승섭
사단장/CIA 요원/택시 기사: 문영래
바바라 조지건: 故 김정주
토니 네이달 대위/톰 메스커 대위/항공 대대장: 김익태
헨리 헨릭 소위/찰리 헤이스팅 중위/무전병: 故 김관진
어니 새비지 일병/CIA 요원: 김영훈
윌리 갓볼트 일병: 이재정
미스터 닉: 이장우
에드 투톨 프리먼 대위: 전인배
기자 군인 부인 등 기타 배역: 신상숙 장주영 최석필
2003년 6월 22일 방영
20년 전 오늘은 일요일이었습니다. 6.25를 앞둔 일요일인 탓인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SBS 영화 특급에서는 위 워 솔져스를
MBC 일요심야극장에서는 하늘과 땅을 방영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전쟁 영화인데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을 방영했는데 SBS에서는 미군의 관점에서 MBC에서는 베트남 민간인 그중에서도 여성의 관점에서 전쟁을 지켜본 대조적인 관점의 영화를 방영했습니다.
그때 두 작품 중 어느 작품을 녹화할까 며칠 전부터 고민했는데 두 작품 모두 이미 감상해서 내용과 주제를 알고 있어 작품성이 더 높다고 여겨지는 하늘과 땅을 녹화했던 것이 기억에 납니다.
위 워 솔져스는 2002년작이어서 개봉한 지 1년밖에 안 된 최신작을 방여안 것인데 나중에 재방하거나 다른 방송사에서도 방영해 주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걸로 끝이었네요.
그러다가 최근에야 더빙판을 다시 보게 되고 자료를 올려 봅니다.
그래 저래 고증과 완성도가 괜찮은 전쟁 영화이기는 한데 플래툰이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걸작에 비빌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흥행도 비평도 좋지 않은 결과를 얻었고 제작비 회수도 못한 범작 중 하나죠.
올리버 스톤 감독의 베트남 전쟁 3부작 중 하나인 하늘과 땅에 비하면 미국판 배달의 기수에 불과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위 워 솔져스 같은 범작 보다 하늘과 땅 같은 명작을 녹화한 것이 현명한 판단이었어요.
다른 방송사에서 재더빙을 하고나 SBS에서 재방을 하지 않은 것도 작품성과 연관이 있는 것도 같고요.
어렸을 때 영화관에서 관람했을 때도 그렇게 큰 감동은 못 느꼈는데 이제 와서 다시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작진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을 테지만 블랙호크다운이나 플래툰 됭케르크 같은 명작을 만들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진짜 큰 성공을 거두려면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의 뭔가-제작자의 천재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작품입니다. 이영화의 후속작으로 랜들 윌러스 감독과 멜 깁슨이 다시 한번 손을 잡고 만든 영화가 헥소 고지인데 그 작품도 고증과 흥행 비평에서 딱 이 정도 결과를 얻어서 두 사람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실히 알게 되었죠.
의외로 위 워 솔져스가 고증은 상당히 잘 된 작품이에요. 그 점에서는 여타 명작에 뒤처지지 않는데 마지막 부분에 당대 최강의 무기로 무장한 미군들이 베트남에서 1차 대전 방식으로 착검 돌격을 하는 것은 결정적인 고증의 오류이며 영화에 대한 큰 실망감을 안겨주는 대목입니다. 제작진은 비장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역사 왜곡까지 해가며 연출한 장면이라는데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장면이 들어가니 오히려 분위기를 깨는 느낌입니다.
우리말 제작에 대해 논하자면 번역의 오류가 상당히 심각합니다.
엔딩 타이틀에 올라오는 이름을 보니 번역 작가가 여성은 아닌데 오래전에 군대 생활을 했고 영어는 잘해도 군사 지식은 부족한 사람인 것 같아요.
먼저 무어 중령을 부하들이 대장이라고 호칭하는 기초 수준에서의 오역이 나타납니다.
번역 작가가 남성이어서 군대를 갔다 왔다면 중령이면 대대장이라는 것은 기초 상식으로 알고 있고 설령 본인이 모른다 해도 다른 제작진과 출연진이 그 정도는 알려 줄 수 있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 이상하네요.
원문 대본에 Battalion Commander라고 표기되었을 것이고 번역 작가 할 정도 영어 실력이 있으면 그 정도는 이해할 텐데요.
정확히는 바실 프럼리의 계급은 원사이고 직책도 주임원사인데 주임상사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대대장인 할 무어가 주임원사인 바실 플럼리에게 반말을 하는데 주임원사인 바실 플럼리는 장교들에게 반말로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 나옵니다.
권위주의 독재 정권 때는 대대장이 주임원사에게 반말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80년대까지는 원사 계급이 없어 주임원사라는 호칭이 없으니 주임상사라고 번역하는 것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주임원사가 아무리 권위가 높아도 사담을 하는 것도 아니고 공적인 자리에서 장교들에게 반말로 언성을 높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번역에서 아쉬운 점이 많이 나타납니다.
같은 장면이 케이블 방송에서 자막으로 방영될 때는 존댓말로 큰소리를 내는 것으로 번역됩니다.
공중파 방송의 번역 수준이 케이블 방송보다 못하다니 실망스럽습니다. 그러다가 아예 공중파 방송에서의 더빙 방송이 사라지는 지경에 이르렀으니... ㅠㅠㅠ
조지건을 개건이라고 잘못 발음하여 번역하는 오류가 나타나기도 하고요.
그러면서 어려운 말이 나오면 자막으로 해설을 넣어주는 다른 영화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도 나옵니다.
탑건의 경우 MBC판은 그런 장면이 있는데 다른 방송사는 그러지 않아서 흔히 볼만한 모습은 아니죠.
이향숙 선생님과 김영훈 선생님, 홍승섭님은 21세기 초반까지는 방송에서 목소리 자주 들을 수 있었는데 이후로는 활동 줄어 목소리 듣기 어려워진 것이 아쉽네요.
김정주님은 이 작품 이후 얼마 안 있어 별세하셨고요.
최석필님은 엔딩 타이틀에 이름이 올라오는데 작품에서는 어떤 역할로 출연하셨는지 목소리를 알아들을 수 없네요.
크랜달 소령 역을 맡은 윤병화 선생님은 애니메이션 지옥의 외인부대에서 에어리어 88의 사령관인 샤키 바슈탈로 전투기 편대 대대장 역을 연기하셨는데 이 작품에서는 계급은 한 급 낮추고 전투기에서 헬기로 기종 전환을 해서 연기를 하셨습니다.
그래도 1년 뒤에 에어리어 88 DVD가 발매되어 재더빙 하면서 중령 계급의 전투기 조종사로 원복 하셨군요. ㅋㅋㅋ
또 한 가지 우리말 제작을 두고 아쉬운 점을 언급하자면 미국인 등장인물들의 영어 대사만 한국어로 더빙하고 베트남인 캐릭터의 베트남어 대사는 자막으로 처리해 방송을 했습니다.
2차 대전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서는 연합군도 독일군도 대사를 모두 더빙으로 처리하고 람보 같은 경우에도 소련군이 하는 대사도 더빙을 하는데 방송사가 영어 대사만 번역을 하고 다른 나라 언어는 자막으로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봅니다.
특히 무어 중령의 라이벌인 응우엔 호우 안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명장으로 영화 안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인물인 데다 베트남의 국민 배우라고 할 수 있는 돈 두옹이 맡아 명연기를 펼쳤는데 그것을 우리말로 표현하지 않은 것이 흠이라 생각됩니다.
20년 전 그때 저는 군입대를 앞두고 있었고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전 세계가 뒤숭숭할 때였는데... 쏜 살 같이 흐르는 세월에 눈 깜짝할 사이에 강산이 두 번 변해 버리고 저는 중년의 나이를 맞이했네요. ㅠㅠㅠ
참고로 6월 22일은 2차 대전 때 독일이 소련을 침공한 바바로사 작전이 개시된 날로 2차 세계 대전이 본게임에 들어선 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관련된 태평양 전선도 고통스러운 전장이었지만 규모를 두고 볼 때 2차 대전의 핵심적인 무대는 동부전선이었고 6월 22일을 통해 동부전선 전쟁이 개전되어 나치의 패망 뒤이은 일본의 패망으로 해방을 맞이하고 소련의 38선 이북 점령으로 분단이 이뤄지고 또 6.25 전쟁이 계획되었죠.
6월 22일이야 말로 우리나라의 해방 분단 전쟁이 예정된 역사의 분기점이 되는 날이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올해는 정전 70주기를 맞는 해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양안 전쟁 우려가 깊어져 신냉전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져 전 세계가 전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인데 평화를 지켜내 전쟁 없는 세상을 이어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영화 속에서의 일이 절대 현실로 닥쳐서는 안 되어야 하는데요. ㅠㅠㅠ
오랜만에 영화를 보고 나니 근심이 더 깊어지는 느낌입니다.
첫댓글 최원형님은 여기서도 베리 페퍼를 맡으셨군요
밀리터리물은 확실히 MBC가 번역을 잘했죠. 밀덕 사이트 디펜스코리아에 번역가가 자문을 구하러 오기도 했고. BOB 같은 작품들 보면 밀덕들도 더빙판 번역 잘했다고 칭찬이 자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