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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멸망해도 개미, 바퀴벌레와 함께 살아남는다는 ‘고부 갈등’. 푸념하는 어머니와 하소연을 늘어놓는 아내 사이에서 남편은 늘 침묵하게 마련이다.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 ‘낀’ 남성들이 고부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는 방법. |
시대는 변했지만 고부 갈등은 여전하다. 요즘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아내의 유혹>, <유리의 성>, 그리고 얼마 전 종영한 <조강지처클럽>, <너는 내 운명> 등 인기를 끄는 드라마들의 주요 내용에는 모두 고부 갈등이란 소재가 담겨 있다. 최근 ‘고부 갈등’에 대해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고부 관계에서의 남성의 경험에 대한 연구’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고부 갈등을 줄이려면 어머니보다 아내 편을 드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논문을 발표한 박소영(숭실대 평생교육원 사회복지학) 교수를 만나 시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살아남는, ‘여우 같은’ 남편이 되는 노하우에 대해 들었다. “남자들은 대부분 결혼 전에는 고부 갈등에 대해 무신경한 경우가 많아요. 어머니와 아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판단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거든요. 내 어머니는 시집살이를 안 시킬 사람이고, 아내 될 사람도 어머니에게 잘할 사람이라는 식인 거죠. 바로 이게 문제예요. 고부 관계가 부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노력해야 해요.” 서울대 영문학과를 졸업해 가족치료센터, 씨알여성회, 밀알복지재단 등을 거쳐 현 숭실대학교 평생교육원에 몸담고 있는 박소영 교수. 그녀가 이번 논문을 발표하게 된 것은 고부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직접 겪어봤기 때문이다. 결혼 이후 죽 맞벌이를 해온 그녀는 집안일에 소홀하고 시부모님에게 신경을 많이 못 쓰다 보니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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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생활을 하는 며느리와 시부모님 사이엔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에요. 남편은 불만을 토로하는 제게 어머니를 이해하라고 설득하다가도, 정 안 되면 군대라고 생각하고 어머니 말에 따르라는 식이었어요. 어머니 편인 거죠. 그래서 많이 다퉜고, 내친김에 고부 갈등과 남편의 역할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박 교수는 고부 갈등을 경험한 남성 21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 고부 갈등 상황에서 남성의 유형을 6가지로 나누었다. | |
고부 갈등에 임하는 남편의 유형 |
01. 상황 회피하는 ‘모르쇠’형
고부 갈등이 생겼을 때 상황을 회피하는 스타일.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는, ‘역할에 대해 인식하기 전 상태’이거나 자신이 대응하면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아내와 어머니 둘 다 남편(아들)에게 불만이 쌓이고, 고부 갈등은 더 악화된다.
Case | 결혼하면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A(43세)씨는 집에 있는 게 스트레스였다. 회사에 갔다 오면 어머니와 아내 둘 다 서로 불만을 얘기하느라 정신없었기 때문. 언제부턴가는 퇴근했다가도 한바탕 한 것 같다 싶으면 어머니와 아내의 말이 듣기 싫어서 다시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그러나 A씨가 이처럼 방치하는 사이 고부 관계는 더욱 악화됐고, 결국 갈등 끝에 분가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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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둘 다 옳다는 ‘황희정승’형
어머니와 아내의 입장을 들어주고 둘 다 지지하는 방식. 어머니와 아내의 어려운 점을 모두 공감할 뿐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상처받지 않고 갈등 상황이 모면되긴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Case | 결혼 후 분가해 살고 있는 C(43세)씨는 결혼 초 어머니와 아내가 갈등할 때, 두 사람을 따로 불러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위로했다. 어머니에게는 ‘섭섭하셨겠다’, 아내에게는 ‘기분 상했겠다’는 식이다. 당시엔 어머니와 아내 둘 다 진정이 된 것 같았지만, 다시 갈등이 표출되곤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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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어머니 편드는 ‘마마보이’형
어머니가 아내보다 우선순위라고 생각한다. 고부 갈등 상황에서 며느리가 윗사람인 어머니 뜻을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 부부 관계, 고부 관계가 동시에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Case | 장남인 E(42세)씨는 고부 갈등을 겪는 아내에게 항상 어머니 입장에 서서 참으라고 했다. 아내가 하소연하고 넋두리해도 건성으로 듣고, 시간이 지나면 제 풀에 지치겠거니 했는데, 결국 아내는 별거를 요구했다. E씨는 어머니가 힘든 삶을 산 세대이며 이미 나이 드신 분이라는 점 때문에 아내보다 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어이없다는 입장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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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남성들은 자신의 역할이 고부 관계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런 게 아니라 고부 갈등을 경험하면서 획득하게 된 인식”이라며 “고부 갈등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먼저 고부 관계에 대한 인식 교육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결혼 전에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대학생들이 ‘고부 관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란 과목을 수강해, 고부 관계에서 남성의 역할이 지닌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하는 식이다. | |
02. 갈등 중재하는 ‘조율가’형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고부 갈등 상황에서는 남성에게 가장 큰 주도권이 있다. 하지만 중재를 잘 하면 갈등이 해결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가만히 있느니만 못하다.
Case | 결혼 6년차인 B(34세)씨는 결혼 초부터 어머니와 아내 사이에서 ‘중간 다리’ 역할을 했다. 어머니에게는 아내 말을 전하고, 아내에겐 어머니 말을 전하면서 그는 중간에서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안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는 식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어머니와 아내 모두 B씨에게 불만이 쌓이고 서운했다. 결국 B씨는 중재 역할을 포기하고 뒤로 빠져 있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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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아내 옹호하는 ‘애처가’형
어머니 앞에서 아내 편을 든다. 주로 반대하는 결혼을 했거나, 아내를 지지하면 상황이 종료된다는 것을 알고 행동하는 경우다. 아내가 남편을 자기편이라고 믿게 돼 고부 관계 회복에도 적극 나서고 부부간의 대화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Case |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D(45세)씨는 결혼 초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내 편이다. 아내에게 한 가지를 잘못하면 자기 식구들에게 열 가지를 갚아주는 식. 시댁과의 갈등이 유난히 심하던 D씨의 아내는 서운한 점을 남편에게 말했고, 남편이 자기편이라는 확신이 든 후에는 시댁 식구들의 비난이나 참견에 맞서기도 했다. 고부 갈등으로 인해 부부 사이가 나빠질 게 없어 좋지만, 아내는 시댁 노이로제에 걸려 가끔 우울증 증세를 보이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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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 말없이 ‘벙어리 냉가슴’형
고부 갈등 상황에서 어머니에게 부당한 면이 있다는 것을 알아도 아무 말 못하는 경우다. 하지만 아내를 방관하지 않는다. 아내 입장을 인정하고 함께 맞장구쳐 아내 마음을 풀어준다. 반짝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인 효과는 없다.
Case | 어머니가 딸과 며느리를 차별 대우하고, 며느리 중에서도 한 며느리만 예뻐하는 게 눈에 보인다는 F(44세)씨. 그는 아내가 힘든 점을 말하거나 어머니 험담을 할 때 잘 들어주고 아내 편을 들어주기는 하지만, 정작 어머니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고부 관계가 더 악화될 것을 우려해서다. 그래도 F씨가 아내 편에 서서 힘든 점을 이해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아내의 화가 많이 가라앉아서 고부 갈등이 부부 갈등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 |
고부 갈등에 임하는 남편의 유형 |
01. 아내 편을 들어주자
아내가 하는 행동이 아무리 이해가 가지 않아도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내는 어느 정도 화가 풀린다. 설령 아내가 잘못했다 하더라도, 대놓고 어머니 편을 들지는 말자. 아내에게서 ‘나와 어머니,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말이 나오게 해선 절대 안 된다.아내와의 관계를 신뢰와 사랑으로 공고히 한 다음, 어머니와의 관계 개선에 협조를 구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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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지나친 솔직함은 위험, ‘입에 발린 말’ 필요
가족이니까, 부부 사이니까 솔직한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너무 편하게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은 위험하다. “당신은 어머니 앞에서 왜 그렇게 밥을 쩝쩝대면서 먹어?”라고 말하면 인격적인 훼손이 될 수 있다. 친한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켜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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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미안해’, ‘사랑해’, ‘고마워’는 필수다
아내 행동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당신 정말 수고했어. 고마워”, 장모가 보낸 반찬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장모님께 고맙다고 전화 드려야겠어”라고 하면 아내는 마음을 열게 된다. 고마움은 조금 과장되게 표현해도 좋다. 부부싸움 후 화가 풀리지 않더라도 먼저 “미안해”라고 말하는 것이 상대방을 진심으로 이기는 것이다. 또 익숙하지 않더라도 “사랑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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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장모님 칭찬은 곧 아내 칭찬이다
아내 앞에서 장모님이나 친정 식구 흉을 보는 것은 치명적이다. 장모님에게 못마땅한 점이 있더라도 불만스럽게 이야기하지 말자. “나는 한다고 하는데, 너무 기대가 크신지 장모님 기대를 따라갈 수가 없어” 하는 식으로 돌려서 말해야 한다. “장모님은 음식도 잘하시고 정리 정돈도 잘하시는데, 나는 능력이 안 된다. 그러니 당신이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하면 아내는 스스로 돕든지 어머니에게 직접 불만을 이야기하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다. | |
박 교수는 “남성들은 자신의 역할이 고부 관계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그런 게 아니라 고부 갈등을 경험하면서 획득하게 된 인식”이라며 “고부 갈등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려면 먼저 고부 관계에 대한 인식 교육부터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결혼 전에 사전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대학생들이 ‘고부 관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란 과목을 수강해, 고부 관계에서 남성의 역할이 지닌 중요성에 대한 교육을 받게 하는 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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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vs며느리, 장모vs사위 요즘 ‘신(新) 고부 갈등’이 늘어난다 |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다. 며느리를 구박하는 시아버지, 시아버지에게 당당한 며느리, 사위를 꾸짖는 장모가 늘고 있는 것. 특히 퇴직 이후 사회와 담을 쌓다시피 한 시아버지가 과거의 관념에 사로잡혀 있어 가족 관계에만 신경을 쓰다 보면 이런 현상이 벌어지기 쉽다. 또 아들 같은 사위, 자매 같은 시누이와 올케 등 새로운 연대가 등장했다. 부모 자식 간에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게 이제 대세다. 이혼 후 재혼한 시아버지의 등장도 며느리에겐 새로운 변화다. 시아버지가 새 부인과 사랑에 빠져 며느리에게 ‘희생’을 요구하기도 한다.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갈등이 늘어난 것은 며느리들이 과거보다 당당해졌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고학력에 경제력을 갖춘 며느리들은 옛날처럼 죽어지내지 않는다”며 “며느리는 변했는데 시아버지는 그대로이니 갈등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모와 사위의 갈등도 새로운 양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세진’ 장모들의 사위 대접은 예전 같지 않다. 자녀 양육 등으로 인한 처가살이도 갈등의 소지다. 박 교수에 따르면, ㄱ씨는 “아내의 연봉이 많아 장모가 결혼을 반대했다”면서 “사위에게 대놓고 잔소리를 하거나 불만을 드러내는 장모를 보면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서운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맞벌이하면서 처가살이하는 ㄴ씨는 “아이들이 외가 식구만 따르고 친가 식구를 낯설어한다”면서 “친가보다 처가의 경조사를 먼저 챙기는 자신을 발견하거나 처가살이한다고 무능하게 보는 주변의 시선이 따가울 때 서럽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