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The Column]
공평무사한 인재 발굴이
대학을 살린다
----캐나다 맥매스터 대학교----
협소한 요건과 단독 추대 등
비상식적 국내 교수 임용 절차
학문 경계 무너지고 융합 강조되는
21세기 현실과는 맞지 않아
공정하고 투명하며 열린 절차로
숨은 인재 발굴에 주력해야
최근 한국 학계도 눈부시게 발전하여
비수도권 대학 박사들이 서울 주요 대학의
교수직을 쟁탈하고, 뛰어난 학자들이 세계
유수 대학으로 진출하는 사례도 흔히 본다.
그럼에도 낡은 관행이 남아서 더 큰 발전을
막는 듯해 7할 이상 나를 길러 준 한국
학계를 향해 용기를 내서 고언(苦言)한다.
학계에선 유능한 신진 학자가 교수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가
“전공 부적격”
판정을 받고 탈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실력이 탁월해도 물리학 전공자가
수의학 교수가 될 수는 없다.
문제는 의도적으로 소수 전공자만 지원할
수 있도록 자격 기준에서 특히 세부 전공을
협소하게 한정하는 경우다.
한 저명한 과학자의 증언이다.
“한국에선 교수 초빙 공고에 전공 분야가
상세하게 규정돼 있으면 이미 내정자가
있다는 신호다.”
형식만 공개 채용일 뿐, 실질적으로 소수를
겨냥한 표적 임용이라는 얘기다.
또한 한국 학계에선 드물지만 여전히 학과
교수들이 내부자 한 명만을 추대해서 공고도
경쟁도 없이 특별 초빙 형식으로 임용하는
경우도 있다.
본래 특별 초빙의 취지는 세계적 석학이나
커다란 잠재력을 발휘한 신진을 전격적으로
발탁하려는 제도지만, 이따금 본래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 있어 학계 여러 사람의 공분을
사기도 한다.
세부 전공을 한정해서 지원자 범위를 좁히는
방식은 분과 학문의 경계가 무너지고
학제적 융합을 강조하는 21세기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세계 유수 대학에선 분과 학문의
경계를 넘어 세부 전공 불문하고 널리 인재를
구하는 개방형 채용 방법을 흔히 쓴다.
특별 채용을 악용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해진다.
교수들이 담합해 후보자를 단 한 명만 내세워
교수로 뽑으면, 학계는 신뢰를 잃고 학문의
공정성은 훼손된다.
성실하게 준비해 온 동료 학자들은 정당한
지원 자격과 권리를 박탈당해 절망에 빠지고
만다.
구미 유수 대학에서도 간혹 특별 초빙 사례가
있지만, 학계의 대가들을 여기저기서
스카우트하는 경쟁이다.
세계적 저술가로서 토론토 대학과 옥스퍼드
대학의 겸임이었던 브룩(Timothy Brook)
교수가 2004년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으로
전출 간 과정이 그러했다.
아직까진 한국 학계가 해외 학계의 선례에서
배울 점이 있는 듯하다.
내가 겪은 교수 채용 실례를 한 가지
제시하자면, 작년 맥매스터 대학 철학과의
교수 공채엔 전 세계에서 지원자가 150여 명
몰렸다.
인재 발탁을 위해 전문 분야를 불문하고
널리 전 세계에 공고한 덕분이었다.
공정한 심사를 위해 학과장은 역사학과
교수인 나를 외부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
사흘돌이로 이어지는 회의에는 매번
신문방송학 교수가 동석했다.
누구나 선입관에 빠져 불공정을 범할 수
있기에 미디어 전문가의 감시를 자청한
것이었다.
지원서 150여 장은 하나하나 작품이다.
모두가 정성스레 주옥같은 문장으로 학술적
의제와 독창적 이론을 개진한다.
소름 돋도록 감동적이고, 머리털이 솟도록
두렵기도 하다.
대체 누구를 잘라낸단 말인가.
그중엔 소논문을 다작한 연구자도 있고,
단 한 편 대작을 쓴 학인도 있다.
창의력이 돋보이는 신진도 있고, 완숙미를
풍기는 중견도 있다
격론을 거쳐 상위 10%를 추리고, 인터뷰를
통해 최종 4명을 선발하지만, 엇비슷한
실력자가 몇 배수나 있다.
캠퍼스에 불려 온 후보자들이 연구
주제를 발표하고 시강(試講)할 때면, 학과 교수,
외부 교수, 강사, 석·박사과정생, 학부생 등이
모여든다.
신임 교수 선발 과정은 그 자체가 학문적
페스티벌이다.
학술의 올림피아드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최종 후보가 힘겹게 교수 자격을 얻는다.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기에 인사 부정이
불가능하다.
한국의 교수 채용에는 과연 몇 명이나
지원하는가?
다섯 명 미만도 많고, 심지어는 단독 지원도
있다고 한다.
혹시 한국 학계는 널리 인재를 구하는
대의명분을 저버리고 멀리 인재를 내치는
당리당략에 사로잡혀 있지는 않나?
이따금 태평양 건너서 빛의 속도로 전달돼
오는 한국 학계의 어두운 소식을 접할 때면
그런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대학 정상화에 왕도란 있을 수 없다.
그 첫걸음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곳곳에 숨은
인재를 발굴해서 선발하는 일이다.
천하의 인재가 모여들어야만 비로소
최고의 인재가 나타난다.
송재윤 캐나다 맥매스터대 교수·역사학
[출처 : 조선일보]
[100자평]
낮거리
공정을 가장한 내정이 아직 판을 치는 곳이 많다.
민간 보단 공공, 학계가 더 심하다.
하지만 학계는 좀 독특해서 사학이 더 그런
경향이 있다.
제왕적 재단 오너 덕에 교수인지 고등학교 선생인지
헷갈리는 수준 대학이 제법 많다.
밥좀도
학연, 지연, 혈연 등 연줄 사회인 한국에서는
대학 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공정하고
정의롭게 일을 처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게 가장 큰 폐단이다.
제대로 심사하려먼 심사관은 외국인을 써야
되지 않나 싶다.
별과같이
실력, 인성을 겸비한 교수 채용이 맞다.
교수 TO를 미리 배정하고 뽑고자 하는 인재의
퍼포먼스를 확인 후 선발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내가 공부했던 미 대학에서는 공개 세미나 질의
응답은 물론 배우자 면접도 하는 경우도 많았다.
폴손
한국 대학은 망했어.
영어유치원 사립초등학교도 등록금 2천인데
대학은 8백만원. 교수 년봉 4,5천만원
대기업 초봉보다 낮아. 교수는 연구보다
돈,골프 관심. 사학재단이나 교육부는 더 골 때려.
학생들은 대기업가서 배워야지.
이기사는 뭔소리 하는지
엉청난 대학 문제에 한 부서러기 가지고
쓸데없이 쓰냐. ㅉㅉㅉ
둥이할머니
전공분야가 상세하게 공고되어 있으면 내정자가
있다는것이다란 교수님의 말은 우리의 치부가
들어난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주위에 대학교수가 많습니다.
가족중에도 있습니다.
어느정도 공감이가는 교수님의 칼럼 이나라에는
만연한 현실입니다.
모든것이 개선되어 정말 인재가 적재적소에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는10년이가장중요
한국 대학? 능력의 우열이 숫자로 드러나는 소수의
이공계를 제외하면 대부분 그들만의 리그.
송재윤 교수님, 한국 오지 마세요.
돈담
학생인구가 줄고 대학등록금은 오르지 않고
정부규제는 너무 많아 대학의 존립다체가
위협을 받는다고 걱정이다.
그런데 대학 자체의 뮨제점이 먼저 였으리라
짐작했다.
대학 자체의 끼리끼리, 독점카르텔이 이렇게
존재하고 있었구나.
개방과 변화를 두려워 하지마라.
비타민
개돼지들에게 바랄 걸 바래라. ^^ ㅎ
녹담만설
아 섬뜩한 느낌이다.
세계 경제 10위권이라 평가되는 우리나라 학계가
아직도 이 수준이란 말인가?
gwtw
한국에서 교수 채용때 먼저 보는것 중 하나가 해외
석박사 학위인데 이렇게 유학 가려면 집안이
부유해야 하는데 금수저로 자라고 재산도 많으니
편한 교수 생활하려 한다.
기업에서 치열하게 일하는것 보다 대충 수업하고
골프나 치러 다니고
duduqls
공감합니다.
도토리 키재기에 폐쇄적인 교수선출.
누가 피해자인가 결국 우리모두가 아닌가?
0
ROK머린
유력기관에서 압력 주면 안된다.
청와대, 국회의원, 총장 등이 관여해선,
먼나라 이야기다.
준j
100년간 이어 온 폐습을 뭐 새삼스럽게. ...
재단의 입김은 어떻고??!!...
최소한 교수의 50%는 바꿔야 할 걸!!!
symbol7905
한국대학교수 임용과정을 보면 조폭과 별반
다름없다.
기존 교수의 심부름꾼을 뽑아서 자기세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기 때문에 자기 말
잘 듣는 꼬봉이교수를 선호하는게 당연시 된다.
봄늘
교육의 마지막 보루가 대학? 맞죠!
인재육성의 마지막 보루도 대학? 맞죠!
대학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대학과 교수의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교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