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닷타장자는 사위성의 대 부호입니다.
마가다국의 큰 부호의 누이를 아내로 맞아 장사차 라자가하를 자주 방문합니다.
어느날 수닷타장자가 라자가하의 처남집에 들렀는데 처남은 여느때와 달리 자신을 반겨 맞이하지 않고 분주하기만 합니다.
'내일 누구 결혼식이 있나, 아니면 큰 공양이 있나, 빔비사라 왕이라도 초대할 참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데 일꾼들 감독을 끝낸 처남이 와서 그제서야 장자를 반깁니다.
"내일 부처님과 승단을 초대해서 공양을 준비하던 참이야"
"부처님 이라고요?"
"그래 부처님!"
"부처님 이라고요?"
"그래 부처님 말일세!"
"아니! 부처님 이라고요?"
"그래 부처님 이라니까!"
연거푸 세번이나 물어본 수닷타장자는 놀랍기 그지없습니다.
이때 수닷타장자는 부처님이라는 명호를 듣고 염해보고는 온몸에 차오르는 5가지 희열을 느낍니다.
그 희열에 온몸이 압도당하고 머리에서 발끝까지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몸 안과 몸 밖으로 번갈아가면서 지속되는 희열에 당장 부처님을 뵈러갈 차비를 하는데 그의 처남이 말립니다.
부처님께서 머물고 계신곳이 묘지가 가까이 있는 은둔승원이니 가는길도 위험하고 시간도 적절하지 않으니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가라고 말합니다.
장자는 도대체 잠을 이룰수가 없습니다.
밤의 첫번째 시간대가 지날때는 부처님을 향한 감정으로 극도로 증폭되어 그의 몸이 희열로 방출되어 그 빛때문에 아침이 된줄알고 자리에서 일어나보지만 여전히 하늘위에 달이 떠 있는것을 보고는 다시 누워보지만 밤의 시간대가 끝나갈때 마다 그는 잠에서 깨어나 아침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그리고 새벽이 오기전 드디어 길을 나섭니다.
그 가는 길을 수호신들이 지켜주었다고 합니다.
'이 장자는 여래에게 예를 올리고 여래를 섬기려는 마음으로 이곳에 왔다. 이 장자는 여래에게 예를 올리는 첫번째 순간에 예류과의 경지에 들것이며 모든사람들을 능가하여 삼보를 섬기는 재가 제자들 중 가장 고상한 인물이 될것이다. 그는 웅장하고 비할데 없는 승원을 세울것이니 세상의 모든 곳으로부터 오는 모든 거룩한 승단에 그 문은 열려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장자에게 도시의 문을 닫아놓는 것은 적절한 일이 아니다.'
(출처:최봉수역주 대불전경 교화부 제2권 293쪽)
희열과 두려움과 오싹함과 공포와 전율을 번갈아 느끼며 도시를 지나고 성벽을 지나고 시신들이 나뒹구는 묘지를 지나 부처님께서 계신곳으로 나아갑니다.
다시 되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때마다 들려오는 소리는 '오, 고명한 장자여! 왕들에게 어울리는 10만마리의 코끼리들도, 왕들에게 어울리는 왕가의 말 10만마리도,우수한 혈통을 지닌 말들이 끄는 왕가의 마차 10만대도, 헤아릴수 없이 소중한 10만의 왕녀들도 당신이 여래께 예를 올리고 그분의 법문을 듣고 승단을 섬기기 위해 발을 내딛으려고 일으킨 선한 의도가 지닌 가치의 25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네. 오, 아나타핀디카 장자여! 나아가라. 그대의 길을 계속 가라. 오직 계속 나아가는 것만이 거룩한 일이고 찬탄받을 만한 일이다. 물러선다면 그것은 추한 것이요, 찬탄 받을 가치가 없는 것이다.'
(출처:최봉수역주 대불전경 교화부 제2권 294쪽)
드디어 동이 틀 무렵 묘지들이 있는곳 시타림 에서 새벽 길을 산책 하시던 부처님을 뵙습니다.
수닷타장자는 본명이고 그는 항상 의지할데 없는 사람들을 구제해 왔으므로 아나타핀디카 장자로 불리웁니다.
부처님께서 장자가 오는것을 보시고
"사랑하는 수닷타여, 어서 오너라"
수닷타장자가 기뻐하며 예를 올린후 잠을 잘 주무시는지 여쭙자 부처님 께서는 아라한의 경지에 이른자의 성취와 몸과 마음으로 안락하게 잠들고 안락하게 살아간다고 말씀하시고 장자를 위해 순차적으로 보시,계율,천상 등등에 대한 설법과 4제법을 설하시고 이를 통해 수닷타장자는 예류과를 성취합니다.
생명이 끝나는 날까지 재가신자의 서원으로 부처님께 삼귀의로 귀의하고 다음날 아침 공양에 초청하자 부처님께서는 침묵으로 승락하십니다.
이 공양청으로 라자가하시가 난리가 났습니다.
장자의 처남을 비롯해 여러 부호상인 및 빔비사라왕까지 이 공양에 물품과 비용을 대겠다고 했는데 모두 거절하고 손수 공양준비를 하고선 부처님과 승단을 초청해서 훌륭히 대접하고선 다시 사위성으로 부처님을 초청합니다.
라자가하에서 사위성 까지의 거리는 45요자나 입니다.
그 길의 1요자나 마다 장자의 친구들과 사람들에게 승원을 세우고 보시를 위한 필수품을 저장하라고 전하고는 사위성으로 바삐 달려갑니다.(이들중 대부분이 자발적으로 보시하고 형편이 안되는 사람에게는 수닷타장자가 금전지원을 합니다)
도시에서 너무 멀어도 안되고 가까워도 안되며 길이 연결되어 있어야하고 모든사람이 쉽게 접근할수 있고 도시의 소음이 벗어난 곳을 염두해 두고 승원을 물색하던 장자의 눈에 파세다니왕의 아들인 제타 태자의 정원을 발견하고 제안합니다.
"정원을 저에게 파십시요"
"장자여, 비록 당신이 그 정원 전체를 황금으로 뒤덮는다고 해도 나는 그 정원을 팔지 않겠소"
물러설 장자가 아닙니다.
결국 재판까지 하게되고 수닷따장자가 이기게 되자 장자는 정말로 정원에 황금을 깔기 시작합니다.
이 일로 놀라서 기가 막힌 제타 태자가 연유를 물어 알게되자 이 동산을 팔테니 입구의 빈터 만은 자신이 승단에 기증할수 있게 해달라며 세워진 것이 기수급고독원, 기원정사입니다.
부처님의 전법 초기가 라자가하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면 전법 후기는 대부분 기원정사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앞서 수닷타장자의 성품으로 알수 있듯이 이 기원정사가 어마어마하게 지어집니다.
승원 완공후 부처님을 초청해서 맞이하는 길에는 파세다니왕의 공주 수마나공주를 비롯한 500명의 수행원과, 장자의 아들을 비롯한 사위성 부호의 아들들 500명과, 장자의 딸을 비롯한 사위성 부호의 딸들 500명과, 장자의 아내를 비롯한 사위성 부호의 아내들 500명과, 장자 자신을 비롯한 사위성 부호 500명, 등을 대기시켜 갖가지 공양물과 꽃들과 깃발 등의 장엄으로 부처님과 승단을 안내하며 맞이하게 되는데 사위성 전체가 나와서 부처님을 맞이하는 행사를 주도합니다.
수닷타장자의 덕망과 부처님을 향한 신심이 얼마나 지극한지 알게하는 대목입니다.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승원 봉헌을 기념하는 축하의식이 부처님께서 도착한 다음날부터 장장 9개월간 지속되었다고 합니다.
누군가가 기적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단 하나의 기적을 말하라고 한다면
바로 부처님의 출현과 부처님의 가르침 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참고문헌
대불전경-밍군사야도 저, 최봉수 역주 (한언)
불타 석가모니- 와타나베 쇼코 저, 법정 옮김(동쪽나라)
첫댓글 모두 많이 알고 계시는 이야기 지만 제가 한때 수닷타장자와 부처님의 만남을 접하고 크나큰 신심을 내었던적이 있습니다. 그때 적은 글이 없어져서 아쉽지만 2600년전 부처님과 수닷타장자가 만나던 그 새벽의 정경을 다시 음미해보는 의미로 올립니다^^
공양청에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승락하시는 내용이 나오는데 니까야에서도 정형구로 나오는 부분입니다.
부처님은 답을 분명하게 하시는 분이신데 왜 그러실까 궁금했었는데 불타석가모니의 저자 와타나베 쇼코님은 부처님의 습관이라고 써놓았습니다.
아마 공양청을 하는 사람이 알수있는 부처님 특유의 분위기나 표정이 있는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