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인생 살아오면서 내 취미 생활에 돈 들여 본적이 별로 없다.
40세 무렵에 업자가 뇌물로 준 골프체 셋트도 장식품으로 거실 구석에 세워놓고,
인도어 연습도 업자가 끊어 주는 쿠폰으로 다니고, 가끔 필드도 접대받아 나가고..
남들이 키우는 동양란도 돈주고는 한촉도 못사고..얻거나 산채해서 몇촉 기르고..
2011년도에 정년 1년 앞두고 퇴직금좀 더준다기에 덜커덕 희망퇴직을하고보니 할일이없다.
먹고 사는 문제는 해결 되어있으나 뭔가 재미붙힐일이 없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던중
인터넷에서 바다낚시로 커다란 광어와 우럭등을 잡는것을보고 그것한번 해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낚시점엘 들려보니...헐~~~이거 살림 말아먹겠다싶다, 에이 그냥 노량진 수산시장이
났겠다는 생각이든다..
뭔 전동릴에 밧데리등이 100만원대. 그것도 우럭대 루어대 루어릴~~백.쿨러.구명조끼.
신발복장에.. 한 300 처 발라야 대충 낚시꾼 흉내를 낼수 있을것같았다.
다시 인터넷을 꼼꼼히 검색해보니.. 어라~ 그거 다~ 공짜로 빌려주는 배가 있다.
오이도 안산2호란다. 전화를 해봤다. 사실이다. 그뿐이아니고 라면에 회까지 떠준단다.
당장 예약을 하고 아이스박스 하나 달랑 들고 배를탔다.
그동안 조황정보에 큰 광어등이 올라 오는것을 에이 설마하고 반신반의했었는데..나원참
40cm는 넘어보이는 광어를 두마리하고 우럭을 열댓마리~~요새애들말로 뿅갔다.
잠잘때도 바닷물이 넘실 넘실 우럭 입질이 푸드덕~하지만 돈때문에 자주못가고~~
다음해가되니 배가 빨간색 안산호로 바뀌었다.
오이도에서 제일 예쁜배다.
배도 바뀌고 낚시실력도좀 늘고 하니 전동릴이 하나 가지고 싶어 안달이났다.
하지만 용기가 없다. 직장 다닐때 같으면 우찌 비자금좀 만들고 몰래 구입해서 업자가
주었다고 하면 홀랭이(호랑이 보다 더무서운 호랑이 할머니)도 속아 넘어갈텐데..
아쉬운마음만 달래며 물때맞추어 한달에 두번 정도 안산호를 타며 손맛을 다래오던중
작년~~
아는 선배님이 낚시다닐려고 장비 일체 구입해놓고 몸이 아파 포기를 해야 한다기에
염치불구하고, 전동릴을 달라고 하니 구입당시 한100만원을 주었다는 시마노3000MK
아무리 엔화가치가 떨어졌어도 현싯가 8~90만원은 될테이니 한 20만원 내고 인수하란다.
얼른 집어들고 왔다.
최고급 장비를 구입하고 보니 이제 안산호는 시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주 10월23일 수요일 3물
물때 좋고 장비좋고 연안부두에 45인승 예약해놓으니 새벽3시까지 오란다.
저녁에 롯데마트가서 물오징어 두마리 사가지고 1cm두께로 썰어 냉동실에 넣어놓고
장비 모두 손질하고 스마트폰 알람 2시로 맞춰놓고한참 뒤치럭 거리다 잠이들었다.
새벽두시 10월하순이지만 쌀쌀하다.
찬물에 세수 푸드덕푸드덕 대충 문지르고 T맵 틀어놓고 연안부두로 고고씽
내가 일등인줄알았더니 나보다 더먼곳에서 오시는 월곡낚시회 김사장 일행 5명이 먼저와있다.
선장 옆자리에 낚시대꽃아놓고 선실에 들어가 끓여주는 라면에 쐬주한잔 곁들이고 한잠
청하러 누웠다. 덕적도 인근 해안까지 2시간 반.. 들물때라 한 30분 더걸릴거란다.
맘놓고 깊은잠에 빠져들었다.
파도는 잔잔하고 떠오르는 아침햇살에 갈매기 날개짓은 눈부시다.
혹시 모르니 맨아래 낚시에 청개비 한마리 통째로 끼우고, 둘째 낚시에 싱싱한 미꾸리지,
맨위에오징어를 끼워서 준비 하고 있다가 부져 소리와 함께 입수. 40m 정도에 봉돌이 멈춘다.
서서히 고패질을 두어번 하는순간 으드득.. 헉 대물이다. 마음속으로 하나~두울~셋. 또한마리
투둑 욕심 그만 내고 올려야겠다.. 어라? 올라오는길에 또한놈이 툭.~ 초릿대는 원을 그리고
시마노3000mk가 빌빌거린다. 핸들을 같이 돌려주며 서서히 끌어 올리는데 저항이 대단하다.
김사장 일행이 낚시대를 꽂아놓고 한사람은 뜰채들고, 한사람은 후크들고 좌우로 몰려든다.
사무장이 카메라를 들이 대더니 동영상 촬영을 하겠단다.흠~ 있는폼 없는폼 다 잡아가며
서서히 릴링~드디어 시커먼 개우럭 3마리, 허걱~ 한마리는 전설의6자 61cm, 58cm,55cm
한수씩 좌우에서 난리가 났다.
주변의 고패질 속도 들이 빨라 지고 있으나 모두 감감무소식이다.
미끼를 대충 점검하고 다시 입수~~ 이게 웬일? 또 5자 쌍걸이다.
그후로도 계속 받는입질에 왼손 알통근육이 뭉치려고 하고있다.
김사장 일행이나 주변 사람들은 해가 반중천이나떠올랐는데도 헛 고패질만 하고 있다
서서히 미안한 생각이 들어 내색없이 조용히 끌어 올린 4자이상 개우럭이 40여수~~
낚시를 꽂아놓고 사무장을 불러 젤 큰넘으로 열마리만 회를 떠서 나누어 먹읍시다하니
우르르몰려든다 몇몇은 입질없는 낚시에 미련을 못버리고 고패질로 화풀이중이다.
하도 미안해서 김사장일행에게 돌아갈때 두마리씩 주겠노라고 약속을하고 우럭회에 쐬주를
한컵씩 쭈욱 쭈욱 ~~키아~~ 잘 넘어 간다.
짜릿한 기분에 진저리치고 있을때
누가 옆구리를 세차게 걷어찬다.
이봐 심사장 낚시 안하고 잠만 잘꺼여~
허사장은 벌써 세마리나 잡았는데...
이...이... 이게 뭔일이람.
사방을 둘러 봐도 내 육자우럭이 안보인다. 아니 한마리도 안보인다.
어? 내우럭 내우럭~~
하이고 일장 춘몽이었나?
그날 한뼘쯤 되는 놀래미 서너마리 잡고 종일 어초와 여밭에 걸려 줄만 숱하게 끊어먹고
맥빠져서 돌아왔다
그래도 장비는 허술해도 안산호가 훨씬 좋다.
내년엔 절대 한눈안팔고 안산호만 탈끼다..
그래서 안산호팬크럽 카페도 맹그렀다.
사랑이 온다...... 신계행
첫댓글 낚시도 좋지만 즐겁게 하루를 보낸다는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도심에서 벗어나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곁들이는 소주 한잔이야 말로 삶의 희열을 만끽할수 있는 재미죠.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 나가셔서 칠짜우럭 잡아 오세요. ㅋ
즐감임니다........ㅎㅎㅎㅎㅎ
꿈이라도 원 풀었습니다.. ㅋㅋ
우와 시원하신 출조였군요 ..고기를잡는것보다 그손맛한번 짜르르 했것습니다..
.바다낚시는 회맛보다 라면맛이 일품이지요..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