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최대 유동인구를 자랑하는 범어네거리에 '100층짜리 마천루' 건축 계획이 대구시에 접수되면서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대구시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스타로드자산운용 측은 수성구 범어동 KB손해보험대구빌딩 자리에 오피스텔 3개 동에 대한 건축심의를 접수했다. 이 중 1개 동은 108층, 나머지 2개 동은 70여 층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4월 KB손보는 국내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스타로드자산운용 측에 대구빌딩을 약 1천372억원에 매각했다. KB손보는 대구빌딩을 비롯해 서울 합정빌딩, 경기 구리빌딩·수원빌딩, 경북 구미빌딩 등 5개 건물을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조건으로 파는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KB손보의 부동산 매각은 내년에 도입되는 신 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해 자본 건전성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KB손보는 이번 부동산 매각 대금으로 약 5천억원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매매계약 이후 대구지역 부동산 업계에는 대구빌딩 부지에 100층짜리 건물이 들어선다는 소문이 퍼졌다. 한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관련 글에는 조회수가 1만 건에 육박하는 등 큰 관심을 끌었다.
이에 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건축심의 요청이 들어온 것은 맞지만 땅 소유권을 증명할 자료와 건축심의에 필요한 각종 서류가 미비해 보완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만약 스타로드자산운용 측이 서류를 보완해 건축심의가 개시되면 대구에는 최초로 100층 건물이 들어설 가능성이 생긴다.
실제 건축에는 무리는 없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해당 부지는 중심상업지역이어서 건물 층수에 대한 규제는 없지만, 50층이 넘어가면 사전재해영향성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다만 용적률 제한이 있어 고층으로 건축 시 주거용 건축물은 어렵고 업무용 건축물이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구 최초 100층 건물에 대한 반응은 기대와 우려로 나뉜다.
해당 인터넷 카페에는 "대구의 중심 범어네거리에 100층 건물이 들어서면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의견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면 부작용은 대구시민이 지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 맞섰다.
일각에서는 스타로드자산운용 측이 추가 부지 매입을 염두에 두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건물을 지을 생각이 있다면 부지 소유권 서류는 필수적으로 첨부할 텐데 빠졌다는 것이 잘 이해되지 않는다"며 "건축심의가 진행된다는 소식을 퍼뜨려 부지 매입을 원활하게 하려는 의도가 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