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시원한 피서지가 간절해지는 요즘이다. 숨 막히는 야외 더위와 무리한 실내 냉방 탓에 금세 체력이 지치기 쉽다. 휴일만큼은 일상을 벗어나 바다나 계곡으로 훌쩍 떠나고 싶지만, 차가 없는 뚜벅이에게 장거리 이동은 큰 부담이다.
하지만 멀리 외곽으로 나가지 않아도 서울 도심 속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뿐하게 닿을 수 있는 숨은 계곡이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부담 없이 피서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계곡 명소 아차산 '긴고랑계곡'을 찾아가 보았다.
지하철 5·7호선 군자역 3번 출구로 나와 바로 보이는 버스정류장에서 '광진02' 버스를 타면 10분 이내에 '긴고랑계곡'에 도착할 수 있다. 버스 종착지가 긴고랑계곡 입구라 따로 역을 확인하며 긴장할 필요 없이 편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이렇게 대중교통으로 얼마 걸리지 않아 아차산의 자연에 둘러싸인 계곡을 찾아올 수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곧바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졌다.
그렇지만 폭염주의보가 뜬 오후이다 보니 조금만 걸어도 금방 다시 목이 말라오기 시작했는데, 입구에 마련된 냉장고가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광진구에서 운영하는 무더위 속 오아시스'광진생수터'이다. '온열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1인 1병 무료 생수를 나눠주고 있었다. 운영 기간은 평일,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이며 7~8월에만 운영된다.
광진구에서는 긴고랑계곡뿐만 아니라 중랑천 등 야외활동 밀집 지역 4개소에 생수 나눔터를 설치하고, 하루 690병의 얼음생수를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시원한 물로 목을 축이고 아차산 등산을 떠나는 등산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차산 '긴고랑계곡'은 입장료 부담 없이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소이다. 가벼운 차림으로 물놀이를 나온 가족, 친구, 연인부터 혼자서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여유를 즐기는 이들도 많았다. '긴고랑계곡'이라는 이름은 아차산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골짜기가 길어서 유래된 것으로, 계곡물은 너무 깊지도 않으면서 산 속에 있어 그늘이 많고 시원했으며 물이 깨끗해 좋았다.
본격적인 물놀이를 하기 전, 가볍게 산책로를 따라 계곡 주변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곳곳에 공공 체육시설과 벤치도 마련돼 있어 가볍게 체력을 단련하며 쉬어가기도 좋아 보였다.
바위가 험하거나 물살이 세진 않았지만, 발 보호를 위해 들고 온 아쿠아 샌들을 신고 계곡물에 발을 담가보았다. 입구에서 받았던 무료 생수를 마시자, 도심 아스팔트에서 느꼈던 열기가 싹 날아가는 기분이었다. 돗자리를 펴고 시원한 산 속 공기를 마시며 쉬고 있노라니, 무언가를 할 필요도 없이 오로지 휴식에 집중할 수 있었다.
돌아갈 때 역시 광진02번 버스의 시간표에 맞춰 승강장으로 향했다. 대기 중이던 버스에 탑승해 도심으로 편하게 복귀할 수 있었다.
그동안 여름 물놀이라고 하면 으레 먼 곳으로 여행을 떠나야만 한다고 여겼다. 하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해 반나절 당일치기 코스로도 이토록 시원한 피서를 즐길 수 있다니, 일상에 큰 활력소가 되어 주었다. 역대급 폭염이 예고된 올여름, 차가 없어도 언제든 부담 없이 떠날 수 있는 도심 속 숨은 오아시스 ‘긴고랑계곡’에서 더위를 식혀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