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머문자리 하늘 백화점
하늘산악회 그룹 회장님이신 솔망울은
검은 뿔테의 두꺼운 돋보기 안경을 쓰고
거만한 표정으로 하늘 백화점 매장 곳곳을
둘러보고 있다
천성이 자린고비라
10원짜리 동전 하나도 ‘쩔쩔 짤짤’
제 마음대로 못 쓰는 왕구두쇠이다
평상시에는 자동차 기름값이 완존 꽁짜로
나가는 것 같아 아까워 걸어 다녔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어제 밤늦게 비서인 울면에게 연락
아침 일찍 자가용까지 보내
오늘 아침 백화점 곳곳을 살펴보고 있다
하늘 산악회 그룹 자회사인
하늘 백화점은 중복날을 맞이하여
여기저기 팔 물건들을 준비하느라 분주하고
매장 책임자인 킹타이거와 둥둥이는
배꼬랑지가 타도록 달리고 있다
어제 중견 실무자 회의에서
사장인 명관, 전무이사인 봉우리에게
올 상반기의 매출이 형편없다고
죽싸리 똥줄 빠지게 깨졌던 것이다
지금 생각만해도 아찔하였다
험악한 분위기에 변명 한마디만 해도
세상말로 목이 덜컹 ‘칵’
짤려나갈 판인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었다
킹타이거는 물건 매장 책임자이고
둥둥이는 식품 매장 책임자이다
초창기에는 둘 다 대물 타고 승승장구
초고속 승진을 하였는데
납품비리로 뒤를 봐주던 상무이사가
물러나는 바람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
실력으로 진검승부
공중부양까지는 진짜 아니고
능력을 200%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런데 노력해도 잘 안 되는 세상
뭐니 뭐니해도 돈으로 청탁
맛을 본 둘이는 영영 잊지못 할 심정
인사부장인 기적에게 청탁해도
가물치 콧구멍
청탁 한 건당 단가만 높아지고
주머니만 빈궁해진다
답답해서 며칠 전에는 킹타이거와 둥둥이가
기적의 퇴근시간을 기다렸다
회사문앞에서 강제로 끌고
고기집에서 1차, 2차는 룸싸롱 상납을 하여
둘의 한 달 봉급을 왕창 날렸지만
깐깐한 기적은 먹을 때 만이고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는 식이다
둥둥이는 식품매장을 챙기러
눈썹이 휘날리도록 ‘휙휙’ 날러다닌다
그런데 어디서 ‘솔솔’ 뱃속을 간지르는
냄새가 풍겨온다
반찬 매장 담당인 영애가 식품대를 벽으로
자리를 깔고 진달래와 ‘히히덕’거리며
아침을 거나하게 먹고 있다
어제 팔다 남은 반찬을 버리지 않고
숨겨 두었다 멋진 식사를 하는 것이다
그 모양을 본 둥둥이는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나서 버럭 소리를 지른다
“언니! 아니 무엇을 하고 있는거야
팔다 남은 반찬은 모두 버리는 것 몰라
그리고 개장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준비는 안하고 무슨 짓이야
나 목 짤리는 것 보고 싶어“
씩씩거리며 화를 강호동처럼 내자
“야! 둥둥아! 조금만 봐 주라
우린 전에 함께 일했던 동지잖아
내가 어제 막걸리를 쭈-욱 한잔 걸쳤더니
아침을 못 먹었어
빨랑 먹고 마무리 할게“
영애는 아니꼽지만 상관인지라 송구한척
겉사위만 보인다
“아니 지 년이 잘 났으면 얼마 잘났어
전에는 나와같이 반찬가게 담당이었으면서
줄타기 잘해서 진급했으면 미안해해야지
확 머리털을 뽐아 통닭 만들어버릴까“
속으로 궁성궁성 아니꼽고 디럽다
킹타이거는 물건 매장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그런데 어디선가 코고는 소리가
들려온다
설마하고 다가가보니 클로버가 진열된
옷들 사이로 숨어 개장전까지 잠을 즐기고 있다
누가 왔는지 세상이 무너져도 모를 판이다
코도 뱃고동 소리만큼 골지
더군다나 코풍선까지 불어대는데 가관
화딱지가 나서 매장 책임자인 도야지를
불러 육두문자에서 공자문자까지 써 대며
한참 훈계를 하며 시정조치를 한다
‘아니 지는 뭘 잘 났어
허구헌날 이사 뒷꽁무니 쫓아다니면서
술 사주고 대리기사까지 하면서
진급했잖아
그렇지 않으면 내가 팀장이 됬을텐데
씨팔! 하여튼 세상은 잘나고 봐야 한다니
야! 잘 먹고 잘 살아라‘
도야지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겉으로는
공손 척 ‘예예’ 바로 고치겠다고 하면서
속으로 딴지를 걸고 있다
노랭이 회장보다 한술 더 뜨는 봉우리이사
오늘도 산주애인은 힘겹게 정수기 물통을
어깨에 매고 나르고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가동되면 수월할 수 있지만
개장전까지는 운행이 불가하다
6층까지 모든 정수기 물을 새로 교체해야
하므로 부인과 땀을 ‘뻘뻘’ 흘리며
연신 초고속으로 발바닥 불나도록 달리고 있다
메가패스 속도보다 서너배는 빠르다
시간내에 못하면 총무과 미호한테
눈물 콧물 똥줄이 타도록 혼난다
‘아니 미리 연락을 주면 어디 덧나나
꼭 하루 전에 연락해서 고생시키는거야
물 갈아준 지 2일밖에 안됐는데 다시 갈라니
난 뭐 밥 안 먹고 물만 먹고 사나
에이!! 정말 디러운 세상이다
미호가 아니라 순전히 구미호이다‘
산주애인은 땀을 ‘뻘뻘’ 흘리며 물통을
나르면서 혼자 투덜거리면서도
뒷땅 까는 재미가 ‘솔솔’ 싱글벙글 거린다
자린고비 솔망울은 비서 울면을 데리고
거드름을 피우며 직원들의 복장
매장준비상태를 세밀히 점검하고 있다
사장 명관과 이사 봉우리 몰래 하는
불시의 점검이다
하늘 백화점은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어수선하지만 어느 정도
운영진의 노력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여기저기 꼼꼼히 둘러보고
이상한 오물질이나 먼지같은 게 보이면
자기가 안하고 울면한테 지시한다
울면은 싫지만 회장님 명령이라 할수 없이
화장실에서 변기통을 닦고
수행하느라 인상이 아귀나찰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낫지는 않아 보인다
아직은 개장 1시간 전
솔망울과 울면이 식품 매장을 둘러보자
다정히 소근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살그머니 발소리를 죽이며 다가가 들어보니
“언니! 미안해 언니한테만은 안 그럴려고 하는데
내가 책임자이니 어쩔 수 없잖아
이해해줘, 오늘 끝나면 막걸리 한 잔 쏠께“
둥둥이가 야기한다
“야! 둥둥아! 그래도 넘 심하다
너 자꾸만 그러면 난 너무 섭해
작은 일은 눈감아 줄 수 있잖아
전에는 안 그랬는데 요샌 왜그리 깐깐해“
영애는 몹시 화가 나서 말한다
그리고 킹타이거 둥둥이 영애 진달래 4명이서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아침 식사를 즐긴다
둥둥이는 영애언니에게 싫은 소리를 했지만
자기도 어제 전주가 있었던지라
속이 출출했고 무언가 시원한 국물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들키면 함께 죽자며 킹타이거까지
부르고 해서 만찬을 멋지게 즐기고 있다
호사다마라 할까
그런데 마침 오늘이 제삿날이었다
솔망울 회장이 비서인 울면을 대동하고
불시점검을 하고 있었고
바로 딱 코 꿰었던 것이다
아무리 손발이 다 닿도록 빌고 울며
떼를 써도 소용이 없는 일
곧 사장단에 보고되고 징계아닌 징계를
먹어야 한다
심하면 짤림까지 감수해야 할 판이다
참 힘들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는데
둥둥이땜에 억울한 킹타이거,
재수 옴붙었다고 생각하는 둥둥이는
그날 퇴근 후 근처 선술집에 쓰린 마음을 달래며
한잔 또 한잔을 마시고 있다
세상사 요지경판이다
너무 억울해 둥둥이는 눈물로 술을 마신다
그 시간 영애와 진달래는
둥둥이가 너무 고소해 뒷땅까면서
또한 술을 신나게 마시고 있다
둥둥이가 짤리면 다음은 자기차례가 올지
모르니 넘 기뻐서 하늘님에게 절이라도
하고픈 심정이다
자기는 말단사원이니 징계를 먹어도
경징계일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하늘 백화점은 오늘도 손님들로 북적인다
물건도 짱이고 시설도 짱
무엇보다도 친절서비스가 일품 중 일품이다
점차 발전해 나갈 것이며
명품 중의 명품 최고급 하늘백화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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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날로 발전하는 하늘 산악회가 되길 기원 합니다.
고맙습니다
주말 잘 보내시길요
하늘 백화점이란
정말 하늘백화점이 있나요
재미있어요
긴 글을 쓰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승승장구 하시길 빕니다
하늘 백화점이 하늘 산악회랍니다
재미있게 꾸며 글 만들어 보았습니다
주말 알차게 보내시길요
고맙습니다
우와
감탄했습니다 모네타님 ...
시원한 주말 보내세요
모네타 ^^
멋진아드님 안녕하세요?
오렛만입니다 ..
그간 가내 평안하시고 잘 지넷나요?
꽃엄니도
오렛만에 시방에 글하나 올였습니다
모네타 아드님
이렇게 긴글을 재미있게 쓰느라 넘 수고많으셨습니다 ..
뜨거운 삼복날씨에
늘 건강하시고 가내 평안하시기 바랍니다 ...^^*
어머님! 오랫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잘 지내고 계신지요?
어머님은 충분히 검증된 시인입니다
시는 누가 보더라도 공감할 수 있게
쉽게 써야 합니다
어려운 낱말만 주어 넣고
폼잡는 글은 시가 이미 아닙니다
어머님의 글은 진솔한 삶의 향기가 납니다
은은한 흙냄새가 나는 시입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