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불이행' 잠비아 대선 실시…현 대통령·야당후보 접전
기사입력 2021.08.12. 오후 6:48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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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4시부터 투표소 앞 긴 줄…총선도 같이 열려
12일(현지시간) 잠비아 수도 루사카의 한 투표소에 긴 줄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 잠비아가 12일(현지시간) 대선과 총선을 실시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대선은 에드가 룽구(64) 현 대통령과 하카인데 히칠레마(59) 야당 후보 간 접전이 예상된다.
수도 루사카에서는 투표 개시 시간이 오전 6시임에도 불구하고 새벽 3∼4시부터 투표소에 유권자들이 몰려와 뜨거운 참가 열기를 보여줬다.
잠비아 인구 1천700만 명 가운데 등록 유권자는 700만명 가량이다.
이번 선거의 주요 쟁점은 경제다.
아프리카 제2의 구리 생산국인 잠비아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대륙 국가 중 처음으로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했다.
룽구 대통령은 도로, 에너지 등 인프라 건설에 공을 들이고 고용창출을 위해 광물산업 국유화를 추진한 결과 "나라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지난 6월 24.6%에 달했다. 34세 이하 인구가 등록 유권자의 54%에 달하는 가운데 실업률도 높다.
사업가 출신인 히칠레마 후보는 주민들의 생활고에 호소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투자를 유치하고 부패를 척결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투표했어요' 엄지척하는 루사카의 한 여성
[AP=연합뉴스]
생애 처음으로 투표한다는 20세 앤드루 다카는 AFP 통신에 "나는 변화를 위해 투표하려고 한다. 우리가 이대로 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신용평가 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잠비아의 대외 채무는 120억 달러(약 14조 원)로, 국가 재정 수입의 30∼40%를 이자 지급에 사용한다. 주 채권국은 중국이다.
잠비아는 1990년 다당제 도입 이후 아프리카에서 가장 안정적인 민주주의 국가 중 하나로 알려졌다.
하지만 직전 2016년 대선에서 폭력 사태가 빚어졌고 이번 선거도 집권 애국전선당(PF)과 야당 국가개발연합당(UPND) 지지자 간 충돌이 발생, 룽구 대통령은 처음으로 군을 배치했다.
히칠레마 후보와 룽구 대통령 간 대선 맞대결은 이번이 세 번째다. 히칠레마 후보는 직전에도 근소한 표 차로 패배하자 룽구 대통령 측의 투표 조작을 주장한 바 있다.
총 대선 후보는 16명으로 선거 결과는 일요일인 15일까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1위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면 37일 이후에 다시 결선투표를 치른다.
1만2천여 투표소에서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이날 투표에서는 국회의원과 시장 등 지방자치단체 대표도 함께 뽑는다.
국내외 선거 참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투표장에서는 유권자 생체 인식 시스템도 처음으로 도입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