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나의 중앙의대 제자 부인이자 수필문우회 입회 동기인 백석대 고교수의 초청으로
봄철 저녁 우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처를 충무로 전철 역 안에서 만났지요.
저는 회사에서 4호선 명동역에서 한 구간, 처는 서초동 집에서 버스를 타고 3호선으로.
휴대폰이 있으니 금방 찾을 수가 있어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 걸 실감합니다.
1966년 4월 12일 화요일 저녁.
서울대 문리대에 경북고등 출신이 1학년이 약 20명 가량 있어
우리도 창경원 밤 벚꽃 구경을 가자고 해서 7시에 창경원 앞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촌놈들이 예상 못한 인산인해를 이루는 관람객 때문에 한 시간을 헤매어
겨우 네명이 만나 벚꽃 아래서 소주 한잔을 하였습니다.
다음날 확인을 해보니 12명이 왔다고 하더 라구요.
그 후로는 만나는 지점을 정확히 하여서 예를 들면 청량리역 시계탑아래 등으로 하였지요.
4호선 혜화역에 내려 시간이 남고 배도 고파서 우동집에서 새우튀김 우동과 냉모밀을 먹고
같이 하는 빽다방서 아이스크림을 시켰더니 안에서는 못 먹는다고.
물론 우리는 가게 안에서 서서 먹었으나 무슨 장삿속인지?
바로 앞에는 나의 제자이고 내 밑에서 교수로 있었던 강선생이 하는 인공신장실,
K내과는 역시 내 후배인 서울대를 정년으로 마친 김교수가 같이 일을 하니 K내과이고
이 후배는 싱겁게 먹기 실천 연구회로 매스컴같은 데서 열심히 활동을 한다.
연주회가 열린 JCC 아트센터는 66년 삼선교에 하숙을 할 때 늘 오르내리던 낯익은,
그러나 너무나 달라진 길 바로 옆이었습니다.
다음에 시간을 내어 혜화동과 삼선교 일대를 한번 찾아보아야겠어요.
고갯길을 넘어 가면 양편 방공호자리에 있었던 술집, 알타미라와 내가 시계잡히고 술 마셨던 석굴암.
복원한 동소문도. 내가 하숙을 하던 집, 내가 결혼 후 처음 살았던 동소문동 집.
이 음악회를 주관한 나래 코리아의 김생기 대표의 인사 글처럼 전주 국제 영화제 20주년 기념행사이었습니다.
시작 전 찻집에서 만난 분들도 알음알음 아는 분들이었지요.
더구나 JCC 건축 설계는 제가 두 번 가본 나오시마,
여러 번간 제주 피닉스 아일랜드를 설계한 일본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2층 찻집안에 전시된 작품.
또 완벽한 음향을 들을 수 있게 갖춘 자그마한 연주장이었지요.
국내 최정상급 성악가 소프라노 강혜정과 테너 류정필의 영역을 넘나드는 노래,
특히 2부의 영화음악은 누구나 좋아하는 곡들로 구성이 되었습니다.
제가 본 영화는 티파니에서 아침을,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세번을,
Over the rainbow는 영화 The Australian에서 삽입곡으로도 나왔지요.
죠지 챠키리스가 나오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대학 초년생일 때 보았습니다.
짬짬이 바이올린과 피아노 연주는 우리의 귀와 눈을 호강시켜 주었습니다.
앵콜곡은 듀엤으로 한곡, 테너가 한곡을 부르고 끝나고
인사하는 두 가수.
반주자와도 같이 인사를.
끝나고 와인 한잔같이 하자는 출판사 대표의 정중한 제의는 후일을 기약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고교수,
이런 좋은 자리 초대 감사해요
첫댓글 지금도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식당가에서 점심때쯤 만나자...이렇게 약속하는 분들이 있을껄요...
우리도 학림에서 보자. 란 말은 자주 하였고, 또 거기는 혼자가더라도 심심하지 않은 곳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