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가 났네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잘 가던 와중에 앞에서 가던 차가 차선 바꾸겠다고 깜빡이를 넣더니 거의 차를 세웠습니다. 뒤따라가던 저는 어떻게 어떻게 차를 세웠는데, 제 뒷차는 미처 세우질 못해서 후방에서 쾅.. 정작 앞에 가던 차는 뒤도 안 돌아보고 그냥 가더군요.
제가 느끼기엔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은 뒷차에 있을지 몰라도, 사고가 일어난 원인의 상당부분은 앞차에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험쪽 이야기를 들어보니 과실 주기가 쉽지않다 하더라고요. 제 앞차가 차를 세웠건 말았건 간에 후방에서 충분한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에 과실은 후방추돌을 한 차 쪽에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저는 정상적으로 차를 세웠기 때문에 더더욱 책임 묻기가 어렵다는 거죠.
그리고 사고가 났을때는 후방 상황까지는 정확하게 몰랐지만 나중에 블랙박스 확인을 해보니깐, 제 뒷차가 거의 반응을 못하고 거의 감속 없이 그냥 때려박었더라고요. 그럼 전방주시의무 위반 뭐 이런것 까지 붙으면서 더더욱 제 뒷차의 책임이 클 수 밖에 없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단 5%라도 제 앞차에 책임을 물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실의 비율이 중요한게 아니라, 너 그렇게 운전하면 안된다고, 너 때문에 사고가 난거라고 가르쳐줬으면 좋겠습니다. 자기 차선 바꾸겠다고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차를 거의 세우다니. 거의 미친놈이죠.
제 뒷차는 좀 많이 망가졌던데, 제 차는 심하게 망가지지는 않았습니다. 뒷범퍼는 판금 뭐 이런걸로 해결될 수준은 아니고 그냥 교체고, 육안으로 보기에는 그 외 부위에도 상당히 충격이 있었고 어느정도 뒤틀리고 어긋난 부분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뭐 그래도 사고 이후에도 정상적으로 운행이 가능했고, 뒷부분을 제외하곤 특별히 문제는 없어보였습니다.
저는 현-기-제 전기차들은 하이테크 센터(예전엔 사업소라고 했었죠?)에서 수리를 하는 걸로 알고 있었고, 어디까지 충격이 간건지 정확하게 알수 없었기에 하이테크 센터에 입고를 하려고 했죠. 그런데 대구 하이테크 센터에 전화를 해보니 자기들은 rv차량은 입고를 안받는다고 합니다. 대구-경북 통털어 하이테크 센터가 하나뿐이라 물량을 감당을 못해서 rv, suv, 트럭 종류들은 입고를 전혀 안받는다고 하네요. 어? 그럼 내 차는? 그냥 블루핸즈 넣으랍니다.
일단은 제 차는 전자장비에까지 영향이 가는 상황은 아니라고 보였기에, 찝찝하지만, 뭐 알겠다 했습니다. 하지만.. 만약에 일반 블루핸즈에서 손을 못보는 정도의 문제가 발생하면, 실제로 전기차량들은 블루핸즈나 오토큐 선에서 해결이 안나서 하이테크 센터로 가는 경우가 상당히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저는.. 아니 대구-경북의 전기차 오너들은 차를 어디에 맡기는 거죠? 이게 뭔가 싶어서 고객센터에 전화해서 물어보니, 그런 상황이 발생하면 창원-부산 센터 쪽에 맡기는 거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합니다.
좀 어이가.. 안내받기로는 그렇게 된지가 몇년 되었다고 하던데, 센터를 확충을 하던가 해야지 어쩔 수 없다고만 하면..
다행히 집 근처에 좀 사이즈 큰 블루핸즈가 있어서 그 쪽으로 입고하고 설명을 들었습니다. 일단 범퍼는 교체고, 나머지 충격가거나 뒤틀린건 지금 보기에는 그냥 맞추면 될것 같다. 물론 정확한건 작업을 해봐야안다. 아마 수리비는 공임이랑 모두 포함해서 200만원+ 정도, 부품이 없는게 있어서 일주일에서 10일정도 걸릴것 같다. 수리는 그렇게 하면 되는데, 문제는 색깔이... 무광 차량은 사실 색깔 완전히 똑같이 맞추기가 정말 힘들다. 나중에 조색 두세개 해서 직접 와서 선택하시는 방향으로 하자. 뭐 이정도로 안내해 주시더라고요.
결국은 제가 선택했던 무광이 문제를 일으키는 군요. 얼마나 비슷하게 나올지는 공장장도 모르겠다는데.. 봐야되겠죠. 사실 제가 사고가 별로 없는 편이라, 제가 여태 직접 겪은 사고 중에는 제일 큰 편이였습니다. 애초에 몸에 충격이 올 정도의 사고가 처음이였습니다. 그런거치고는 수리비는.. 그냥 범퍼 교체랑 크게 다르지 않은것 같네요. 수리비 적게 나와서 뭐 나쁠꺼야 없겠으니 다행이라 생각해야겠습니다.
렌트카 회사에서 전화가 왔는데 아이오닉5, 그랜저, x1 뭐 이정도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사실 다 마음에 안들어서 다른 차 없냐고 물으니, 연휴라서 차가 많이 없기도 하고, gv60, g70 같은 차들이 렌트카 대차가 참 애매하다고 하더라고요. 보험회사에서 정해진 렌트비로는 비슷한 급의 차를 지급하기가 좀 어렵답니다.
그런가 싶어서 좀 찾아보니, 이게 좀 케바케인가 보더라고요. 일단 렌트비가 넉넉히 많이 안 잡히는건 사실이고, 렌트카 회사에 따라서는 좀 높은 급을 잡아주기도 하고 저처럼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고 뭐 그런가 보더라고요.
다행히, 그 부분이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있어서 규정이 좀 바뀌었나 보더라고요. 아직은 시행이 안되었지만 요런 기사가 있습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20929_0002031340&cID=15001&pID=15000
내연기관차를 탈때는 제주도 같은데 가서 전기차를 렌트하면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었죠. 확실히 브레이크-엑셀감이 다르니깐요. 마찬가지로 제 차가 전기차가 되어 몇개월간 전기차만 몰다가 얼마전에 내연기관차를 하루 몰 일이 있었는데, 그 반대도 (당연히) 적응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내연기관은 썩 안 받고 싶었습니다. 그럼 뭐 선택의 여지가.. 아이오닉5를 받았습니다.
사실 많이 몰아보지는 않았고 두어시간 정도 몰아본게 전부이긴 한데, 그 정도 후기로는 참 미묘한거 같습니다. 현대-제네시스 라는 한뿌리 브랜드이고, 같은 플랫폼, 비슷한 시기에 나온 차라서 큰 차이는 없을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던데, 기본적인 틀은 뿌리가 같은 차라는 티가 많이 납니다. 그런데 또 디테일은 생각보다 차이가 크더라고요. nvh 쪽은 확실히 차이가 나는 거 같고, 그 외에도 미묘하게 다른 점이 많이 느껴졌습니다.
친구 중에 보험하는 친구가 하나 있는데, 사고났다는 소식 듣고는 전화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더라고요. 혹시 생각이 있다면 나중에 합의금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몇개 찝어줬습니다. 그런데 이런 100대 0 사고, 혹은 대인 접수가 들어가는 보험건에 대해 당연하다는 듯이 보험 뜯어 먹는 사회적 분위기에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평소에. 그래서 썩 내키지도 않았고, 방법도 들어보니 좀 귀찮더라고요. 그거 합의금 몇십만원 더 받겠다고 제 시간을 투자하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특별히 액션을 취하진 않을 생각입니다.
근데 실제로 충격이 없었던건 아닙니다. 제가 말하는건 합의금 올려받기 위한 수단을 안하겠다는거지 치료는 받아야죠. 사고난 직후에는 목, 허리가 뻐근했었고, 하루이틀 지난 지금은 그쪽은 또 괜찮은데, 예전에 안좋았던 허리 디스크 쪽이 좀 충격이 있었는지 디스크 증상이 슬슬 나옵니다. 일단 예약 잡고 진료는 한번 받아봐야겠습니다.
어찌됐건, 사고는 안나는게 제일 좋은거 같습니다. 이래저래 귀찮고 성가시고 신경 쓰이는 일이 많이 생기네요. 다들 안전 운전 하시고, 도로에 널려있는 미친놈들 조심하십시오.
첫댓글 며칠이 지나면 더 아파지는 경우가 있으니 꼼꼼히 치료 잘 받으시길 바랍니다.
뭔가 액땜 하셨다고 생각하시면 어떨까 싶네요. 쾌유를 빕니다
차선 변경할 때 속도 줄이는 사람들이 왕왕 있죠. 저도 뒷차 간격 좁다 싶으면 차선 바꿀 때 엑셀 좀 밟는 편인데 와이프가 왜 이렇게 밟냐고 타박주네요ㅠ 사고 처리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보복운전인가
보복은 아닌 것 같고, 순환도로에서 빠지는 길을 생각 못하고 있다가 갑자기 2개 차선 바꿔서 빠질려고 무리하다보니 그렇게 된거 같습니다. 사고 내놓고 자기는 유유히 차선 2개 변경 후 외곽으로 빠지는 꼴을 보고 있으니 베알이 꼴려서....
몸도 아프시고 신경쓰실일이 많으셨겠네요~ 잘 회복하시고 나중에 후기글도 한번 부탁드려요!
이게..사고 나서 한참후에 후유증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하던데..그것도 알아보세요
저도 하신 말씀 중에 제일 동의하는게
사고가 나면 무조건 대인해야하고 보험을 뜯어먹어야 잘했다고 하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이게 정말 마음에 안들긴 하더라구요. 아픈게 없어도 입원해서 보험금을 더 타내고... 그게 진짜 옳은건지 모르겠더라구요
거대한 사회적 자원 낭비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보험회사가 손해 보면서 장사하진 않을 것이고, 결국은 각출된 보험료에서 지출되는 비용이죠. 엉뚱하게 부정하게 운영하는 한방병원 같은 곳들이 그 과실을 받아먹고 있을 뿐, 정작 소비자들은 다 같이 손해를 보는 거죠. 다만, 어? 나도 당했는데? 나도 빨아먹어야지!? 이런 무한 반복의 굴레에 전 국민이 갖혀서 헤어나오고 있질 못하죠. 주변에 찾아보면 정말 기가막히게 잘 찾아먹는 분들 계신데, 그 분들이 나쁘다는 생각은 아니고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제도 개선이 절실한 분야 중에 하나라고 봅니다.
뒷차 차주에게 님 블박 영상 제공하시면 그 뒷차 차주 보험사에서 영상확인하고 과실 물을 껀덕지가 있으면 과실 물을겁니다 어짜피 뒷차는 후방추돌이라 100프로 확실하고 일반도로에서나 후방추돌 100프로지 자동차도로 고속도로등 에서는 원인제공자의 과실을 묻기도 합니다 그 과실이 가해자와 피해자를 바꾸지는 못할망정 뒷차가 감당해야할 피해금액을 나눠서 낼 필요는 있죠 대인치료 꼭 받으시고 앞차 과실 조금이라도 잡혀서 대인할증 꼭 붙었으면 좋겠습니다 인생은 실전이다라는걸 보여줘야죠
저도 가장 바라는 결론입니다. 안그래도 뒷차 차주분께서 오셔서 죄송하다고 괜찮으시냐고 묻는 와중에도, 제가 사정 설명하고 블랙박스는 다 보내드렸습니다. 사실 제 과실이 없는 상황에 제 뒷차랑 앞차간의 문제라서 제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긴 한데, 개인적으로는 꼭 과실 먹었으면 좋겠네요.
@theo 꼭 과실 먹였으면 좋겠네요 글 읽는 내내 상황이 그려져서 화가 나네요
글쓴분상황에선 앞차에 과실먹이기힘듭니다. 일단 글쓴분, 뒤에차가 안전거리를 80미터이상두었는데 사고날정도로 급정거를 해야과실을먹일수있는데 글로봐선 안전거리미확보로 인한사고같습니다. 그리고 사실 안전거리확보하면 앞차가 웬만한 급정거에는 대응이 다되죠. 아예딴짓을한게아니면요
@t똥깡아지 과실못먹입니다. 앞차가 뭔짓을할지모르기때문에 안전거리확보를 해야하는거거든요. 강아지님 무조건 뒷차과실100프로입니다. 더구나 감속이 없었다면 딴짓했단거고요. 안전거리확보를 제대로했다면 급정거를 해도 충분히 대응가능하고 딴짓까지했다면 더더욱 그차가 백프로 과실다먹는게 맞는거죠. 앞차똥침에 딴짓까지 200프로먹여야한다봅니다.
@한국정력 말씀하시는게 대부분의 운전자가 아는 정도지만,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습니다. 당장 과실정보비율포털만 확인해봐도 간선도로의 경우에는 9:1을 기본으로 이야기 하네요. 물론 이게 케이스마다 워낙에 복잡하기 때문에 딱 이렇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만, 보통 쉽게 생각하는 것 처럼 안전거리미확보가 절대적이지는 않습니다.
말씀하신대로 후방 대차측에 블박영상 제공하신 상황이라면... 일단 상대보험사 측에서 판단 후 관할 경찰서 교통조사계에 질의하여 사고에 따른 약식 소견을 받습니다. 맨 앞차에 원인 과실이 있다는 소견이 확인되면 후방 대차측 운전자가 직접 경찰서에 사건접수를 하고 조사결과 맨 앞차량에 비접촉 원인과실이 있다고 확정되면 후방 대차측 보험사에서는 맨 앞차량(보험사)에 구상 청구를 하게 됩니다. 대략적인 순서는 이렇습니다. 경찰에 사건접수된 후 담당 조사관이 의견 청취차 theo님께 연락이 갈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어필하신다면 생각하신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는것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됩니다.
사고나면 차도 차지만 몸 아픈게 제일 속상하더라고요. 개인일정이 어그러지게 되니..ㅜㅜ 모쪼록 몸조리 잘 하세요^^
자세한 말씀 감사합니다. 혹시 연락오면 말 잘해야겠네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