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정치적 ‘성지’라고 할 수 있는 광주가 무너졌다. 지난 10·27 재보선에서 광주 서구청장에 민주당이 아닌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된 것. 강진군, 신안군 등 전남 일부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기초단체장으로 선출된 적은 있지만 광주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건 극히 이례적이다. 광주에서도 현역 기초단체장이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적은 있었지만 현역이 아닌 무소속 후보가 출마해 당선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선거 직전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한 김종식(62) 현 서구청장은 비민주 야4당 단일후보인 서대석 후보와, 손학규 대표의 지원을 받은 민주당 김선옥 후보를 물리치고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민주당은 충격에 휩싸였고 광주 서구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조영택·김영진 의원이 “민주당 참패의 책임감을 통감하고 광주시민에게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반성문’을 발표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민주당이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던’ 전통적인 텃밭에서 이처럼 고전을 한 이유는 뭘까. 지난 11월 4일 광주시 서구청에서 김종식 서구청장을 만나 광주 민심의 변화상을 직접 들어봤다.
정당이 아닌 인물 보고 뽑는 시대
이번 재보선에서 민주당 후보가 2위도 아닌, 3위로 밀려난 배경에는 여론을 무시한 하향식 공천이 문제였다. 김종식 구청장은 “민주당은 구민의 여론을 무시한 채 사천(私薦)을 단행했다.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던 나를 배제하고 중앙당에서 낙점한 후보를 우격다짐으로 밀었기 때문에 민주당의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 등 민주당 공천 예비심사에서 탈락한 12명의 후보들은 “원칙이 없는 공천”이라며 민주당을 강하게 성토하기도 했다.
김 구청장은 2002년 열린우리당 간판을 달고 민선 3기 구청장을 지냈다. 광주일고와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9년 제23회 행시에 합격해 23년간 공직생활을 한 관료 출신이다. 구청장 재직시절 행정 전문가로서 나름대로 구민들의 지지를 받았고 지연, 학연 등에서 탄탄한 인맥을 갖춘 인물로 평가받기도 했다. 그러나 민선 4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에 밀려 낙선을 한 뒤 사실상 정치를 떠나있었다. 최근 전임 구청장이 비리 사건에 연루돼 낙마하면서 다시 출마한 것이다.
출마 당시 지역 민심은 낙후된 광주 서구를 살리기 위해 정치인보다 행정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강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6·2 지방선거에서 낙선했던 김선옥 후보를 다시 공천했다. 그러자 지역에는 “민주당이 이미 심판을 받고 낙선했던 인물을 또 민 것은 지역민심을 무시한 처사”라며 비판여론이 강하게 일었다.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민주당 후보는 결국 비민주 야4당 단일후보에게도 밀려 3위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 구청장은 “재보선에서 나타난 지역 민심은 확실히 과거와는 달랐다. 이제는 정당이 아니라 인물을 보고 투표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광주 현지에선 민주당에 대한 맹목적 지지세가 크게 약화되고 있었다.
광주에서 영업용 택시를 운전하는 이용철씨는 “서구청장 선거에서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건 공천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근데 요즘 젊은 사람들은 나이 든 분들과 달리 무조건 민주당을 찍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민주당을 바라보는 광주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다.
김종식 구청장도 “민주당이 무조건 당선되는 시대는 끝났다. 광주 민심이 달라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고 구태의연한 공천을 계속한다면 다음 총선에서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추세라면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민주당의 위상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민주당 안팎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당이 아니라 인물 위주로 표를 던지는 성향은 지난 10·3 전당대회에서 이미 드러났다. 조직 면에서 열세였던 손학규 대표는 개별적인 대의원 지지를 등에 업고 당내 최대주주 격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을 눌렀다.
최근 광주에서도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지지세가 상당하다고 한다. 김 구청장은 “최근에 실시한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10월 8일 미디어리서치)에서 광주시민은 박근혜 의원을 1위로 꼽았다. 앞으로 더 지켜봐야겠지만 박근혜 개인에 대한 호감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광주) 민심이 심상치 않다”고도 했다.
김 구청장은 광주시민이 다음 선거에서 대안정당에 표를 던질 수 있다는 전망도 했다. 민주당에 실망한 표심이 한나라당으로 가지 않더라도 새롭고 신선한 정치세력으로 갈아 탈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는 아직까지 민주당이 과반 이상의 지지를 얻어 한나라당을 크게 앞서고 있다.
“지역봉사 않는 정치인, 행사에 초청 않겠다”
김 구청장은 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지역에 봉사하지 않는 인사는 공식행사에 초청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반면 한나라당 소속이라도 광주 서구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주민에게 알리겠다는 파격적인 발언도 했다. 그는 “제가 나이도 있고 해서 더 큰 욕심을 부릴 이유가 없다. 지역 주민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분들을 돕는 게 구민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개인적인 입신에만 몰두하는 ‘정치꾼’과는 거리를 두겠다는 것.
이명박 정부에 대한 광주시민의 평가도 호전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운하를 포기하고 4대강 정비사업으로 전환한 이후 부정적 견해가 줄었다고 한다. 김 구청장은 “나는 4대강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산치수 목적의 정비가 불가피하다”면서 “광주 시민들도 현 정부가 하면 무조건 반대라는 입장이 많았으나 지금은 긍정적인 평가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야당의 반대가 극렬했지만 결국 후대에 평가를 받은 사례까지 예로 들며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 “현 정부가 경제위기 상황에서도 난관을 잘 헤쳐나가고 있고 G20 의장국으로 국가 위상도 제고하는 걸 보고 호감을 갖는 사람이 많다. 정치적으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사안별로 좋고 나쁨을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전남 강진에서 태어난 김 구청장은 김황식 국무총리와 고교·대학 동기동창이다. 인사청문회 당시 ‘군대 면제’ 문제를 두고 야당의 비판이 고조될 때 그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저렇게까지 사람을 코너로 모는 국회의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강운태 광주시장 등 지역 유력 인사들과도 사석에서 편하게 만날 정도로 탄탄한 인맥을 갖고 있다.
그는 민선 5기 시대를 맞아 복지정책 강화 등의 새로운 플랜도 제시했다. 노인과 저소득가정의 생활안정을 행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것. 지역 내 신·구 도심의 격차 해소를 위해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임기 내 완성하겠다”고 했다.
서구 서창동 일원의 그린벨트도 해제를 건의해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구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 구청장은 “광주 시민들이 아직도 격려전화를 많이 걸어 온다. 자만해 있던 민주당에 쓴맛을 보여주고 광주 위상을 전국에 알렸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임기 동안 행정가로서 구민을 위한 행정에 올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첫댓글지역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진정성 갖고 있는 정치인을 선택하는것은 당연한다. 하지만 '우리가 남이야"라는 말귀처럼 선거투표장만 가면 돌변하는 지역이기주의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한다. 어떤 舊 정치인은 '충청도핫바지'를 외치며 잃어버린 10년을 좌익에게 넘겨 줬다. 이젠 자유민주주의 안에서 진정한 행복한나라 완성을 위하여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첫댓글 지역을 떠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진정성 갖고 있는 정치인을 선택하는것은 당연한다. 하지만 '우리가 남이야"라는 말귀처럼 선거투표장만 가면 돌변하는 지역이기주의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한다. 어떤 舊 정치인은 '충청도핫바지'를 외치며 잃어버린 10년을 좌익에게 넘겨 줬다. 이젠 자유민주주의 안에서 진정한 행복한나라 완성을 위하여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지지율은 국민희망일뿐 경선승리 만이 대권을 거머쥘수 있을겁니다..박근혜님 희망을 기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