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기고만장(氣高萬丈)이라는 말이 생각나는 아침입니다.
기세 높기가 만 길이라 하늘도 뚫겠다는 말인데,
흔히 일이 뜻대로 잘될 때 우쭐대며 뽐내는 것을 뜻하지요.
더 나아가서 펄펄 뛰며 머리끝까지 성내는 것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우리는 모 항공사 임원의 물벼락 욕설 갑질 사건을 통해
기고만장의 두 가지 뜻 모두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이가 그렇지 못한 이에게
강압적으로 부당한 요구나 행동을 일삼는 것이 신조어 ‘갑(甲)질’입니다.
그리고 갑 중의 갑 ‘슈퍼 갑’이라면 세상 겁날 것 없고 하늘 무서운 줄도 모를 겁니다.
어버이날 아침 뉴스에 슈퍼 갑을 경찰이 소환했다는 것이 섞였습니다.
폭행을 당한 사람들이 용서할 수 없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고 하네요.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조상을 박대하면 삼 년에 망하고 일꾼을 박대하면 당일에 망한다.’
조상 아래 하나로 화합하지 못하고 반목하는 집안은 서서히 콩가루가 됩니다.
그러나 당일 일할 일꾼들에게 주인입네 함부로 굴면
일꾼들이 일 못해준다 드러누워 바로 큰 차질을 빚습니다.
일꾼들은 일감 잃어 손해고 주인은 품삯의 몇 십, 몇 백 곱의 손실을 보아 서로 손해입니다.
사회의 조직과 옷감의 조직(組織)은 같은 한자입니다.
날실에 엮은 씨실이 치밀하지 못하면 쉽게 해지고 터집니다.
비행기 역시 20만 개의 부품들이 하나의 조직으로 긴밀하게 짜여 있으며
유기적으로 모두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동체와 날개, 엔진이 ‘누가 갑이고 몸통인지 알려주겠다’면서
여타의 부속들을 업신여긴다면
얼마 날지도 못하고 몸통도 부속도 갑도 을도 다 같이 추락하고 맙니다.
빗물로부터 기와 밑 알매흙 보호하고
바람으로부터 위쪽 기와들 든든히 잡아주는 것이 용마루입니다.
이런 용마루가 용 됐다고 들떠 건들거리면
기왓장들은 차례로 아래로 우르르 쏟아져 산산이 조각납니다.
고래 등 같은 집이건 거대 조직이건 전체를 와해(瓦解)시키는 건
늘 자릿값 대신 자리갑(甲) 하는 그 꼭대기입니다.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며 단식농성하는 야당 원내대표를 주먹으로 때린 젊은이나
높은 정권지지율에 취해 협치를 외면하는 여권이나 모두 갑질 하는 것은 아닐지...
수키와의 눈웃음과 암키와의 빙그레, 그 하늘색 스마일을 다시 그려봅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