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기도가 미흡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느님께서 내 기도를 꼭 들어주셨으면 하고 간절히 바랄 때가 있다.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깊이 느낄 때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어머니의 기도를 느낄 때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기도할 때이다. 어머니는 당신이 하는 기도는 반드시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리라고 확신한다. 그런 확신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당신 아들이 사제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하루에도 수없이 당신이 하느님의 사랑하는 딸이라고 고백하며, 기도할 때마다 사제를 위한 기도를 빠지지 않고 바치신다. 어머니와 함께 기도할 때면 나도 이 기도를 함께 바치게 되는데 그럴 때마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날마다 주의 성체를 만지는 사제들의 손을 깨끗하게 보존하시며, 주의 성혈을 마시는 그들의 입술을 항상 거룩하게 지켜주소서. 그들의 마음을 언제나 순결하고 결백하게 보존하소서. 주의 뜨거운 사랑으로 사제들을 세속에 물들지 않도록 보호하시며 지켜주소서”라는 대목에서는 부끄러워 몸둘 바를 모를 정도이다. 기도하는 사이 나는 어머니가 기도의 중재자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어머니의 기도를 생각하며 내 손을 깨끗이 보존해야겠구나, 마음을 순결하게 가꾸어야겠구나 다짐하게 된다. 그리고 하느님께 기도하게 된다. ‘하느님, 제 어머니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저는 어째도 좋으니 제 어머니의 간절한 기도만은 들어주소서. 제 부모님은 올해 팔순이 됩니다.” 오늘 성모님의 축일에 이런 기도로 ‘믿음과 사랑과 희망’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신부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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