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성 제고 위한 계획 보완…"투자 성실하게 이행" 빛바래
시 "금주 중 일정 확정 받을 것"…일각선 "백지화 전례" 불신
대구 동구 율하동 안심뉴타운 유통상업용지. 세계적 가구 유통기업인 이케아는 지난해 7월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맺고 이곳에 신규 매장을 출점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가구 기업인 이케아가 대구점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을 또다시 연기하기로 했다.
연기 이유는 코로나19 장기화와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등 어려운 경제 여건을 이유로 사업성을 제고하는 등 기존 계획을 보완하겠다는 이유에서다.
1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케아의 한국법인인 이케아코리아는 대구점 부지 매매 계약을 한 번 더 미루되 이르면 3일 시에 서면으로 대구점 신설 관련 확정된 향후 일정을 전달하기로 했다.
이로써 "투자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할 것"이라던 프레드릭 요한손 이케아코리아 대표의 말이 또 한 번 빛바랬다.
지난해 7월 이케아코리아는 대구시와 투자협약을 맺으며 대구 동구 안심뉴타운 내 4만1천134㎡(약 1만2천평) 부지에 1천800억원을 들여 신규 매장을 짓고, 지역민 300여 명을 채용하겠다고 했다.
당시 이케아는 석 달 후인 10월에 부지 계약을 끝내고, 올 상반기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속한 10월이 되자 이케아 측은 대구도시개발공사에 공문을 보내 부지 매매계약을 연말까지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시 관계자는 "이케아코리아에서는 대구와 약속을 지키고자 사업 내용을 수정, 보완해 사업성을 높여서 본사 승인을 다시 받기로 했다"면서 "스웨덴에 본사를 둔 이케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상황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을 엄중히 보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다 보니 이케아에서 대규모 신규 투자 사업에 난색을 보이는 모양"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케아 내부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하는 터라 애초 계획한 개점 시기를 맞추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이케아코리아와 소통한 결과 대구점 개점을 포기하지는 않을 분위기다.
그렇다고 부지 매매 계약을 무작정 연기할 수는 없으니 시에서도 일정할 시점을 못 박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케아의 약속을 불신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케아코리아가 2016년부터 충남 계룡에 신규 점포 출점을 준비하다 지난해 백지화하고, 사들였던 부지를 통째로 매각한 전례가 있어서다.
대구의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이케아코리아 감사보고서를 보면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2022년 8월) 매출은 6천223억원으로 그전 해(6천872억원)와 비교해 9% 줄었다.
영업이익은 219억원으로 같은 기간 26%, 당기순이익은 36% 줄었다"면서 "이케아가 국내 진출한 지 8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1월 이케아코리아는 경기 광명점 등에서 추가 개점 지역 선정을 위해 고객의 실제 거주지를 묻는 설문을 실시했다"며 "설문 결과는 비공개였으나 지방 거주 고객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지방 점포 추가 출점 대신 수요가 충분한 수도권 중심으로 꾸려가려는 전략을 고심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