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태생은 바다였으나
이내 한계를 뛰어넘어 산으로 왔다
적막한 절간 처마 끝에서
너는
밤낮없이 경(經)을 되뇌이고 있다.
-『불교신문/문태준의 詩 이야기』2024.007.19. -
이 시의 제목인 ‘어비(魚飛)’는 연비어약(鳶飛魚躍)에서 빌린 것이다. 솔개가 날고 물고기가 연못에서 뛴다는 뜻에서 시작(詩作)이 비롯된 것이다. 연비어약은 제자리를 얻어 그 자리를 잘 지키면서 사는 것이요, 조화된 질서를 말하는 것이요, 생명의 비약과 생동을 의미 있게 일컫는 것이라고 하겠다.
절의 처마 끝에 매달린 풍경을 보면서 쓴 것이로되, 풍경 속 물고기를 활동하고 의욕하고 구도(求道)하는 주체로 바라보았다는 점에서 시심이 심중(深重)하다. 시를 읽으니 풍경 속 물고기가 하늘연못을 활발하게 헤엄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