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 (김기현 요한) 신부님
연중 제22주간 화요일
코린토 1서 2,10ㄴ-16
답을 찾을 때까지 성경을 읽읍시다.
요즘 활동 안 하는 청년들과 냉담자들에게 많이 신경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들을 성당에 나오게 하는 일도 쉽지 않고,
모임이나 활동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청년 미사 때 보셔서 아시겠지만, 제가 공지사항 때
‘활동하라는 게 아니구, 관심을 가지려고 하니까 남아주세요~’ 했을 때,
2주 동안 한 명도 안 남은 거 보셨죠.
다른 미사 때에도 비슷합니다.
특전미사나 주일 오전에 나오는 청년들이 있는데, 인사를 하다가
‘잠깐만 기다려 주시겠어요. 한 3분만 이야기해요~’ 라고 말하면 반은 그냥 갑니다.
그 중에 남는 사람은 그래도 예전에 열심히 활동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신부 말을 그냥 무시하지는 못하겠고해서, 잠시 남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또 냉담자들에게 전화하다보면, 신부한테 전화 받아 본 적도 없고, 보
좌 신부라는 명칭을 모르는 사람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안녕하세요~ 본당 보좌 신부에요~’ 하면,
‘예? 보좌 뭐요?’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 일을 겪으면 때로 자존심도 상하고,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뭐하고 있는 건가...’ 하는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보통 바쁠 때는 그런 생각이 잘 안 들지만,
월요일같이 쉬는 날 조용히 혼자만의 시간을 갖게 되면, 그런 생각들이 밀려옵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책을 펴 들고, 답을 주실 때까지.. .
위로를 주실 때까지.. 성경책을 천천히 읽었습니다.
한참을 읽다가 마음속에 깊이 새겨진 구절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12장 20절의 말씀입니다.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까지...”
그 말씀을 읽으면서, 마음속에서 ‘다시 열심히 해보자...
끝까지 열심히 해보자...’ 라는 마음과 열정이 생기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메모지에 적어서 책상 위에 붙여두었습니다.
우리들이 어려움이나 시련을 겪을 때, 그리고 위로와 안식이 필요할 때 찾아야 하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사회 사람들은 친한 친구나 좋은 서적, 명상이나 치유 프로그램을 찾겠지만,
우리 신앙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먼저 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안에 진정한 위로와 방향과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말씀 안에서 위로를 받고, 방향을 재설정하고, 주님의 능력을 보게 되는
하나하나의 체험들이 주님께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디딤돌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제 경우를 봐도 5월 달엔가는 바쁘고 쫒기며 사는 느낌을 받았을 때,
시편의 “주님은 너를 지키시는 분 주님은 너의 그늘 네 오른쪽에 계시다.
낮에는 해도, 밤에는 달도 너를 해치지 않으리라.
주님께서 모든 악에서 너를 지키시고 네 생명을 지키신다.”
라는 말씀이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또 6월과 7월에는 강론에 대한 부담 때문에 힘들어 할 때,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 라는 말씀이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9월에는 새로운 일들을 계획하고 시작하며 불안함이 있을 때,
“너무 어려워 주님이 못할 일이라도 있다는 말이냐.” 라는 말씀이
긍정적인 마음과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이런 체험들은 하느님의 말씀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해 줍니다.
세상 사람들이 받을 수 없는 위로와 힘과 능력을 체험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릅니다.
우리는 세상의 영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오는 영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어려움과 시련과 절망과 방황이 있을 때,
답을 주실 때까지 성경책을 읽어봅시다.
그 안에서 위로와 말씀, 용기의 말씀, 희망의 말씀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병원에서 맹장 수술을 하기 직전에 도망친 환자가 있었다.
환자에게 도망친 이유를 물었다.
“글쎄 간호사가 이런 말을 하잖아.
‘맹장 수술은 간단한 것이니 너무 염려하지 말아요.’”
왜 그 말을 듣고 도망쳤는지 묻자 그가 대답했다.
“그 말을 나한테 한 것이 아니라 의사한테 했거든!”
인천교구 밤송이(김기현 요한) 신부님
첫댓글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답을 주실 때까지 성경책을 읽어봅시다.
그 안에서 위로와 말씀, 용기의 말씀, 희망의 말씀을 발견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