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대신 식염수 투여·빈 주사기 사용… 각국 ‘물접종’ 잇따라
신문5면 1단 기사입력 2021.08.13. 오전 4:09 기사원문 스크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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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종자들 경계 풀려 감염 위험 노출
일부는 백신 반감 따른 고의성 의심
뉴시스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자에게 단순 식염수를 투여하거나 아예 내용물이 없는 주사기를 사용하는 등 ‘물접종’이 잇따르고 있다. 백신을 맞았다고 생각한 접종자들이 경계를 풀면서 감염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포스트는 독일 북부 프리슬란트에서 적십자 소속 간호사가 코로나19 백신 대신 식염수를 주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간호사는 6명에게 식염수를 투여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실제로는 훨씬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그는 지난 3~4월 8577명에게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몇 명이 식염수 주사를 맞았는지 알 수 없는 탓에 지역 당국은 전원 재접종을 권고했다. 모두 70세 이상으로 감염에 더 취약한 이들이다.
경찰은 해당 간호사가 SNS에서 백신을 의심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독일 공영방송 NDR이 전했다. 백신에 대한 반감 때문에 고의로 가짜 주사를 놓았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간호사는 “백신 약병을 떨어뜨린 사실을 숨기기 위해서였다”며 악의성을 부인했다고 한다.
러시아 서부 칼루가주에서는 지난 6월 한 병원 간호사가 식염수를 코로나19 백신으로 속이고 주사했다가 일자리를 잃었다. 백신 재고가 떨어진 사실을 알리기 두려웠다는 게 그의 해명이었다. 인도 뭄바이 경찰은 지난 5~6월 약 2500명에게 식염수를 놓고 2만8000달러(3260만원)를 챙긴 일당을 체포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북부에서는 백신을 넣지 않은 주사기로 접종한 간호사가 경찰에 체포됐다고 현지 매체 템포가 보도했다. 그는 지난 6일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을 접종하던 중 한 남성에게 빈 주사를 놓는 장면이 동영상에 포착돼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경찰은 간호사가 많은 사람에게 백신을 접종하는 과정에서 빈 주사기임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청 대변인은 “피의자는 약 599명에게 예방접종을 했다”며 “기본적으로 부주의했고 두 번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빈 주사기 접종 의심 사례는 다른 나라에서도 잇따른다. 말레이시아 과학기술혁신부는 지난달 브리핑에서 “케다주에서 빈 주사기로 접종한 사례가 확인됐다”며 “간호사가 너무 지쳐서 태만했음을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페루에서는 지난 5월 빈 주사기로 접종받은 70대 여성이 가족 항의로 재접종을 받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