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일자 7/1 이정미,정동현
7/3 박민정,송용진
아래 글에서 이미 [젊음의 행진]에 관한 긴 글을 썼기 때문에 이번 글은 캐스팅에 관해서만 쓰겠습니다. 아래 글에서 이 작품에 출연한 배우들에 관한 의견을 일부러 제외시켰는데 그건 제가 곧바로 다른 캐스팅으로도 한번 더 볼 생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지난 일요일 관람시부터 한번 더 볼 생각을 갖고 입장했기에 이번 캐스팅은 어떨까 참 궁금했어요. 웬만하면 더블 캐스팅이라도 반복 관람을 자제하는데 이번에 연장으로 다른 캐스팅의 같은 공연을 보게 된 이유는 첫번째 관람 때 5분 정도 지각 입장한 게 너무 찝찝한 것도 있었고 송용진의 경태 캐릭터가 어떻게 잡혀 있는지 매우 궁금했던 이유도 있었고요. 무엇보다 프리뷰 할인률이 높아 부담이 덜했기에 고민없이 한번 더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블 캐스팅은 이정미&정동현, 박민정&송용진, 이정미&송용진으로 일정이 잡혀있는데 홍보용 포스터가 이정미&정동현과 박민정&송용진으로 나뉘어 찍힌 걸 보면 각각의 짝을 지어줘 그에 맞는 컨셉을 잡은 것 같죠. 그렇기 때문에 이정미&송용진 캐스팅이 홍보용 포스터와 사진을 고려해보면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진 않아요. 그러나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더블 캐스팅은 이정미&송용진 일정이에요.
커튼 콜 때 나오는 뮤직비디오도 더블 캐스팅 일정에 따라 다른데 이정미&정동현과 앙상불이 다 나오지만 송용진만 등장하지 않는 'step by step' 뮤직비디오는 이정미&정동현 캐스팅때만 나오고 마찬가지로 박민정&송용진 캐스팅 때는 '송경태의 뿌연궤도'가 나옵니다. 보신 분은 알겠지만 '뿌연궤도'뮤직비디오는 'step by step'과 달리 앙상불이 등장하지 않기에 송용진의 단독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배우들의 무대 인사가 끝나자마자 쏘아진 '뿌연궤도'뮤직비디오를 보고 있자면 순간적으로 경태에 속한 영심이 이야기를 본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 작품의 유일한 스타인 송용진의 위력을 느낄 수 있는 단적인 예죠. 아마 이정미&송용진 캐스팅때도 '뿌연궤도'가 나오겠죠. 그만큼 쎄요. 그러나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아쉽진 않습니다. 본인도 열심히 하고 캐릭터와도 잘 맞는 것 같아요. 귀여워요. 정동현보다 능숙하고 여유있는 경태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아요. 오랜 가수 경력 답게 즉홍적인 커튼 콜 서비스도 흥겨웠어요. 보면서 여심을 사로잡는 매력이 넘치는 구나 라고 느꼈어요.
정동현이 표현하는 경태는 그저 어리숙하고 우유부단하게 그려진 대본상의 경태를 그대로 표현해 배우 본연의 개성이 보이지 않는 반면 송용진의 경태는 보다 장난꾸러기 같고 깜찍한 맛이 있죠. 배우의 아우라가 묻어나오기 때문에 자연인 송용진과 만들어진 캐릭터 사이의 간극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노래부터도 다르고요. 송용진의 보이스칼라가 워낙 뚜렷하잖아요. 뮤지컬 무대 외에도 가수로서 무대에 선 경험이 많아서 그런지 능구렁이처럼 미끈하더군요. 송용진의 개성이 특출나서 그런지 먼저 본 정동현의 경태가 상대적으로 밋밋해 보이는 건 어쩔 수가 없어요.
영심이 역을 맡은 이정미와 박민정을 봐도 이정미가 더 나았습니다. 둘 다 '한바탕 웃음으로'를 부를 때 불안불안한 건 매한가지였지만 나머지는 박민정보다 이정미가 보다 통통튀고 귀여우며 노래도 맛깔스럽게 부릅니다. [맘마미아]를 볼 때 너무 불안했었는데 연기나 노래실력이 향상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탁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보면서 매력적으로 들리기도 했습니다. 아직 어리니 좀 더 갈고 닦으면 종종 보이는 불안정함을 씻을 수 있겠죠.
비주얼적으로나 연기면에서도 이정미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박민정의 영심이는 영심이 다운 칠칠맞음이 없어요. 노래도 너무 '예쁘게만' 부르고요. 커튼 콜 때 보면 송용진의 위세에 눌린다는 느낌도 받아요. 스타파워도 있겠지만 본인이 극을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것 처럼 겉돌죠. 정동현이나 박민정이나 거슬릴 정도는 아니지만 캐릭터와 그리 잘 맞는다고 볼 순 없습니다. 아직 프리뷰니 차차 나아지겠죠.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배우들은 모두 좋습니다. 이 작품을 보면서 세삼 느낀 게 정말이지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상당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뮤지컬을 볼 때는 '뮤지컬 배우니까 저 정도는 하겠지'라며 볼 때가 많았는데 [젊음의 행진]같은 경우는 8090시대를 관통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보니 원곡과의 비교가 되죠. 여기에 나오는 배우들은 원곡의 포인트를 집으면서도 원곡보다 키가 높고(이선희의 '한바탕 웃음으로'만 제외. 이선희를 따라오기가 어디 쉽겠습니까?) 뮤지컬에 맞는 편곡에 제대로 부합합니다. 특히 주목 할 만한 점은 원곡을 부른 가수들이 립싱크로 일관한 댄스곡들을 원곡에 맞춘 안무를 그대로 다 하면서도 라이브를 병행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연기까지 합해지면서 단순히 노랫말을 따라 부르는 캐리커쳐 이상의 깊이와 환호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빼곡하게 삽입된 히트 가요들을 제대로 불러주는 배우들 덕분에 극명하게 드러나는 단점을 상쇄시킬 정도입니다. 특히 이상남 역을 맡은 전아민을 주목해보세요.
- 실수가 많았던 7월 3일 공연입니다. 롤러브레이드 씬은 위험하고 불안해요. 심지어 한 여배우는 롤러브레이드를 신고 바퀴가 부착된 책상위에 올라가 노래 한곡을 다 부르고 춤까지 추는데 자빠질까바 어찌나 조마조마하던지요. 물론 다른 배우들이 앞뒤,양옆으로 번갈아가며 책상을 붙잡고 있기는 하지만 위태롭긴 마찬가지에요.
- 암전이 정말 너~무 길고 잦아요. 그만큼 세트전환과 일인 다역을 맡은 배우들의 옷 갈아 입는 시간이 상당하다는 것이죠. 세트 전환이야 조명을 적절히 이용해 바꿀 수가 있으니 과제 해결은 어떻게든 배우들 옷 갈아 입는 시간을 버텨 줄 장면 삽입이 필수라는 겁니다.
- 두번째 관람은 나루아트센터 2층에서 봤는데 나루아트센터 2층 맨 앞열은 공석이죠. 여기 앉으면 더 가까이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이 쪽 열로 자리 이동하는 관객들이 여럿 있는데 막상 앉으면 의자에 기대서 볼 수가 없죠. 그만큼 시야 장애를 겪는 곳이기에 쿠션을 깔고 앉아도 불편한 자리에요. 판매를 안하는 이유를 알 수 있죠. 그.러.나! 그럼에도 A,B,C열의 공석에 어떻게든 앉는 관객이 많아요. 그리고 허리와 머리를 길게 빼서 보는 바람에 뒷사람은 앞사람 뒤통수에 가려 전체 무대를 보기 힘들어요. 공석에 앉은 관객들 덕분에 그 사람들 몇 배가 되는 나머지 관객들이 등 기대고 편히 공연 보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런지요? 공석을 비워둔 이유가 뭐겠어요? 2층 전체 좌석이 일관된 가격이기에 직원들이 터치하기도 애매할테고요. 그렇다면 해결은 공석을 치워버리는 수 밖에 없는데 언제까지 '나루아트센터'로고가 씌어진 쿠션으로 공석표시를 해놓을 것인지. 그게 공석 표시라는 것을 모르는 관객들이 많은데 말이죠.
첫댓글 옷갈아 입는 시간.. 하니까.. 휴먼 코메디의 그 재빠른 옷갈아 입음이 생각나요.ㅋ ^^; 음.. 이정미&송용진 캐스팅으로.. 볼까.. 무지 고민되고 있어요.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