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서울 성균관대에서 2015학년도 수시모집 논술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교정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세계지리 8번에 이어 올해 수능에서도 출제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과학탐구 영역의 생명과학Ⅱ 8번 문항에 이어 영어 25번 문항도 정답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수험생들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16일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운영하는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영어영역 25번 정답에 이의가 있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2015학년도 수능 영어 25번 문항은 2006년과 2012년 미국 12~17세 청소년들의 소셜미디어 이용 실태에 관한 도표를 통해 틀린 예시를 찾는 유형이었다.
평가원은 정답으로 '2012년 이메일 주소 공개 비율은 2006년의 3배 정도'라고 풀이한 '4'번을 제시하고 있다.
이메일 주소 공개 비율이 2006년은 29%였는데 2012년은 53%였다. 그 차이가 3배가 안되는 탓에 4번이 정답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휴대전화 번호 공개 증가율에 관한 '5'번도 정답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번은 2006년과 비교할때 2012년의 휴대전화 번호 공개율은 18% 증가했다(Compared to 2006, 2012 recorded an eighteen percent increase in the category of cell phone numbers)고 예시하고 있다.
문제는 통계 용어를 잘못 사용한데 있다. 2006년 2%와 2012년 20%의 격차는 18%가 아닌 18%포인트이기 때문이다.
2% 대비 18% 늘었다면 증가율은 20%가 아닌 2.36%다. 따라서 18 퍼센트 증가(18 percent increase)가 아닌 18 퍼센트포인트 증가(18 percent point increase)로 출제됐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통계청도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퍼센트와 퍼센트포인트는 간단한 개념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고 있다"며 그 차이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다.
퍼센트는 백분비라고도 하는데 전체의 수량을 100으로 보았을때 해당 수량이 그 중 몇이 되는지를 가리키는 것이다. 반면 퍼센트포인트는 이러한 퍼센트간의 차이를 표현한 것으로 실업률이나 이자율 등의 변화가 여기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실업률이 작년 3%에서 올해 6%로 증가했다면 '실업률이 작년에 비해 100% 상승했다' 또는 '실업률이 작년에 비해 3%포인트 상승했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통계청은 소개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고교 영어교사는 "영어문제로 봐야할지 수학문제로 봐야할지 분간이 안된다"면서 "학생들이 그냥 통념상 넘어갔을 수는 있으나 정확히 얘기할때 잘못된 용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난해 세계지리 8번 문제와 마찬가지로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선택지"라면서도 "오류로 공식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있을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입시업체 관계자는 "%와 %포인트를 구분하지 못하고 잘못 사용한 경우"라며 "4번이 답인 것은 누구나 쉽게 알수 있지만 5번 역시 엄밀하게 말하면 틀린 보기"라고 말했다.
수능 문제 오류 논란은 이 뿐만이 아니다. 과학탐구 생명과학Ⅱ 8번 문제도 마찬가지다.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생성 과정을 묻는 이 문제에 대해 평가원은 보기로 제시된 'ㄱ, ㄴ'이 포함된 '4'번을 정답으로 내놓았지만 일부 수험생들은 'ㄴ'만 옳다고 한 2번이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ㄱ'은 '젖당이 있을 때 야생형 대장균에서 RNA 중합효소는 조절유전자와 결합한다'인데, '젖당이 있을때'라는 표현에 대한 해석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한 약대 교수는 "교실에서 가르치는 이론과 실제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것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불완전한 문제로 보여질 수 있다"고 밝혔다.
평가원이 운영하는 수능 이의신청 게시판에는 생명과학Ⅱ 8번의 정답에 이의가 있다는 글이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210여개 게재돼 있다.
평가원은 17일까지 홈페이지 전용 게시판을 통해 이의 신청을 접수한 뒤 심의위원회를 거쳐 오는 24일 오후 5시 홈페이지를 통해 최종 수능 정답을 발표할 예정이다.
|
수능 영어영역 25번 문항. © News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