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보스턴에 대한 기대는 개인적으로 남다른 편입니다. 충분히 우승 가시권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아직은 이 팀은 새로운 피가 많은 만큼 가다듬어야 할 부분 또한 많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눈에 띄는 몇가지를 짚어 보자면
1.속공
아마 가장 띄는 부분일 겁니다. 코트니 리-테리-발보사가 가세함으로써 보스턴은 이제 달릴 수 있는 팀이 됐습니다.
패스크 브레이크로 연거푸 득점을 따내고 빠른 템포로 많이 득점을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보스턴은 빅3가 모인 이후 꾸준히 제기됐던 문제가 득점력이 떨어졌다는 점인데, 수비는 리그 최고였지만
공격은 리그 최하위를 맴돌았던 만큼 약점이 많이 보완했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특히 노인정이었던 만큼 느려서 이지 바스켓이 거의 없었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큰 자산이 되어 줄 겁니다.
2. 속공이 아니라 역공을 해야 한다.
문제는 보스턴은 속공팀이 되면 안되고 역공팀이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스몰볼에 대해선 부정적입니다. 스몰볼은 런 앤 건을 하기엔 좋지만 체력부침이 큽니다.
또한 리바운드와 수비에 큰 약점을 노출하게 됩니다. 이게 한 두 게임이면 몰라도 82게임을 돌리게 되면
시즌 말미 쯤에 가선 지쳐서 허덕 거리게 되고 점퍼도 잘 안 들어가게 됩니다. 나중엔 수비도 등한시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우승까지 16승을 더 해야 한다면 거진 한시즌에 100경기를 해야 합니다.
전통적으로 런 앤건 팀이 우승한 횟수가 희귀한 건 이유가 있습니다. 그 만큼 속공으로 우승하긴 힘듭니다.
특히나 보스턴은 강점이 수비에 있다면 그 수비를 무기로 삼아 필요할 때 역공을 해주면 됩니다.
대체로 우승한 팀은 역공팀이었단 점을 잊어선 안 됩니다. 역공의 재료는 강한 수비인데 보스턴은 이미 이것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팀은 절대 속공팀이 되면 안 됩니다. 론도 스탯 올려주기엔 좋을지 모르나 피어스와 가넷에겐 쥐약입니다.
보스턴의 장점인 리그 최상급의 셋오펜스와 가넷의 수비를 적극 활용하려면 로우 템포 바스켓을 해야 합니다.
오늘 가넷이 활약이 부진한 것도 하이 템포 바스켓을 했기 때문이라 봅니다.(물론 그걸 차지하더라도 못했습니다)
3. 피어스의 부활
오늘 피어스를 보니깐 상당히 경쾌한 몸놀림을 보여주더군요. 거기에 르브론의 포스트 업에도 밀리지 않고 수비를
하나 해낸 장면에서 아주 긍정적인 모습입니다. 히트가 스몰볼을 쓸 경우 보스턴이 맞불로 피어스-그린 라인업을
쓰게 되면 피어스 매치업이 베티에가 되는데 충분히 대항이 가능해질 겁니다.
히트 상대론 득점에선 부진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이제 그것도 극복해나가는 듯 합니다.
3.발보사와 테리
둘 다 자기 몫을 챙겨준 경기였다고 봅니다. 특히 발보사는 보스턴에서 보기 드문 드리블 온 상태에서 풀업 점퍼 날리는
개인기까지 보여주더군요. 생각한 것보다 발보사 기량이 더 좋더군요. 1대1이 되는 선수는 피어스 말고 오랜만이네요.
AV가 돌아오면 여러가지 백코트 조합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테리는 초반에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후반으로 갈 수록 발보사에게 자리를 내주던데 발보사가 계속 이렇게 잘해주면
트레이드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군요. 둘이 동선이 겹치는 점도 있고요.
4.제프그린
오늘 긴장해서 그런 것이라 믿고 싶을 정도로 최악의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보스턴이 올해 우승을 하려면
상대 매치업을 깨부술 수 있는 미스 매치업 메이커가 필요하다 봤는데 그게 제프그린이었습니다.
르브론의 스피드와 높이를 그런대로 쫓아가줄 수 있으며, 자기보다 언더사이즈에겐 높이로 쉽게 득점을 올려서
상대의 장점을 상쇄시켜버리는 역할을 해주리라 믿었습니다만...
트위너가 보여주는 가장 안 좋은 모습의 전형을 보여주더군요.
거진 1년 반만에 정규시즌이니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잘해주길 바랄 수 밖에요.
5.코트니 리
저는 개인적으로 레이가 나가고 코트니 리가 들어온 건 상당히 잘 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레이는 나이가 있어서 그런지 플옵쯤 되면 기복이 상당히 심했는데, 레이의 3점이 터지느냐 마느냐에 따라 경기 승패가
좌우 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유일한 3점 전문슛터였고 레이가 안 터지면 코트가 좁혀지며 공격에 부하가 많이 걸렸는데
레이보다 폭발적이진 않아도 더 안정적이고 더 좋은 수비수인 코트니 리가 들어온 것은 보스턴에겐 잘 된 일입니다.
또한 스피드가 더 빠르고 젊다 보니 론도의 짝으로서 활용의 폭이 넓고 AV가 돌아오면 공수 양면에서 웨이드를
지치게 해줄 수 있으리라 봅니다. 오늘 보니 중거리 슛도 곧잘 넣어주던데 보스턴에 잘 맞는 조각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결론
개막전에는 패배했지만 여러가지로 긍정적으로 봅니다. 수비는 주전만 놓고 봤을 때 작년 멤버가 다 남았고 코트니 리까지
가세함으로써 곧 정비되리라 봅니다. 백업들의 손발은 차차 맞춰가면 될 문제 같습니다.
그리고 르브론에게 공간을 너무 내주더군요. 르브론이 코비처럼 스스로 공간을 창출하면서 슛팅을 날리는 메커니즘은 없지만
신장 차이나 공간만 열리면 이제 적중율 높은 점퍼를 완전히 장착한 듯 싶습니다.
르브론이 있을 때는 점수가 확 벌어지고 나가면 다시 좁혀지는 모습을 보여주던데,
개인적으로 르브론을 완전히 막기가 어렵다면 외각슛터들을 잠그고 웨이드를 집중마크해버리는 쪽이 더 낫다고 봅니다.
르브론에게 다득점을 내주더라도 시리즈를 길게 보면 히트의 3점슛터들의 리듬을 흔들어 버릴 수 있게 해줄 겁니다.
3점슛터들을 흔들면 르브론의 최장점 하나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기 때문에 그게 오히려 르브론을 막는 길입니다.
여튼 패하긴 했어도 올시즌은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준 개막전이라 봅니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보면서 패배가 아쉽긴했지만 뭔가 더 채울 수 있는 팀이 됐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좀 더 다듬어지고 정비되면 수비뿐만아니라 공격력에서 뭔가 보여줄 것 같네요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좋은 글 잘봤습니다. 저도 앞으로가 더 기대되네요.^^
100% 공감 글이네요^^ 2대2 수비가 전혀 되지 않는 오늘 경기를 보면서, 우리는 우리만의 전술을 살리는게 정답이란 생각을 가졌습니다. 앞으로 수비에서의 보다 끈적거림이 나와야 합니다. 공격도 공격이지만 에너지 넘치는 젊은 피들에게 수비에서의 역할을 좀 더 강조시킨다면, 팀 셀틱이라는 본 궤도를 금방 찾으리라 여겨집니다.
전 오늘 발보사가 좋으니 테리를 좀 죽인거 같은데... 테리가 잘 해줘야죠. 오늘 경기는 빈틈이 많아서 더 좋아보였습니다, 채우면 되니깐요.
스타로 비유하자면 오늘경기는 라이벌과의 11판 6승제 첫 판에 올인전략 한번 먹히나 써본 느낌이랄까요. 기존에는 하고싶어도 못하던 런앤건농구가 이제는 가능해졌으니 한번 먹히나 시도해봤는데 역시 무리였던 것 같습니다. 다음부터는 원래 우리의 템포로 돌아와야죠. 말씀하신대로 끈끈한 수비이후 역공으로 득점하는 형태가 되야지 대놓고 속공으로 치고 박고해서는 이기기 어렵겠죠.
저도 오늘 경기 보면서 제프그린만 제역할만 해도 .. 할만 했을건대 아쉽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