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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 집단화를 통해 소련의 지도부는 곡물 수급이 훨씬 용이해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농촌이 국가 통제 하에 들어가게 되니까요. 그러나 이는 오산이었습니다. 콜호스 노동력의 조직 상태가 개판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농업 생산량은 집단화되지 않은 곳보다 더욱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들 콜호스는 기대가 높은 만큼 곡물 공급의 목표치도 높았고, 당연히 많은 콜호스가 계획 미달에 걸립니다.
모스크바에서는 필요한 조치는 무엇이든 취하여 목표에 맞출 것을 명령했고, 결국 대재앙이 발생하게 됩니다. 꽤 괜찮았던 수확에도 불구하고, 빈약한 노동 조직 상태와 농민들의 저항의 결합은 전 해보다 낮은 곡물 수급 결과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악명 높은 8월 7일의 "사회주의적 재산에 대한 보호법"의 통과, 중앙에서의 콜호스 당조직에 대한 닦달이 이어졌고 결국 우리가 익히 아는 홀로도모르라는 지옥도가 펼쳐지게 된 것입니다. 저자는 구체적인 기근의 실태에 대해서는 이 책에서는 굳이 쓰지 않겠다고 하네요.
저자는 대신 이 시기의 모습 중에서 연구가 덜 되었으나 중요한 부분을 이야기합니다. 1930년대 초의 곡물 수급에 대한 지역 관료들의 저항 말이죠. 정책을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하기 보다, 중앙 지도부에서는 저항하는 지역 당 관료들을 싹 쓸어가버립니다. 쿠반 지역에서는, 1932년 동안 45%의 당원이 갈립니다. 대부분은 하위 지역(라이온이나 오크루크) 당원들이 대상이었으나 주(오블라스찌) 공산당의 당원들도 영향을 받았습니다. 우랄도 이 때 조금 걸렸는데 주바레프는 우랄의 국영농장(소프호스)의 곡물 수급 목표를 제한했다는 이유로 모가지가 날아갔습니다. 이 때 생긴 갈등들로 인해 지방과 중앙 간의 불신이 심화되었죠.
1933년이 되었습니다. 마침내 제1차 5개년 계획이 끝났습니다. 그래도 많은 당원들은 자신들의 성취에 여전히 뿌듯해했습니다. 그들은 1월의 중앙위 회기는 축배를 드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 만발했죠. 그리고 마침내 중앙위 회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제1차 5개년 계획의 성취에 대해 축배를 들긴 했습니다. 잠깐 동안요. 그리고 몇몇 심상치 않은 떡밥들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이놈들!
1. 농촌에 중앙의 지시가 이행되는 것을 감독하기 위해 "정치부서"를 신설할 것임.
2. 향후 2년 간 당원의 3분의 1 가량을 방출하여 당의 인적 쇄신을 기할 것임.
3. 에이스몬트, 톨마체프, 스미르노프 등이 결성한 반당 반닼 그룹을 족칠 것임.
정치적 충성이라는 것은 이제 말로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시의 이행이라는 구체적 행동으로 표현되어야 했습니다. 제1차 5개년 계획의 성공을 축하하는 파티 분위기를 기대했던 당 관료들은 갑작스럽게 조성된 "숨겨진 적들을 찾을 것"이라는 공포분위기에 당황하였습니다. 그와 동시에 중앙당 관료들은 지역에서 경제 정책의 이행이 매우 혼란스러운 형태로 시행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표출합니다. 그리고 스탈린이 입을 열었습니다.
"최대 속도의 산업화 정책이 지시되었을 때, 당이 올바르게 대응 했소? 그렇소. 철저히 올바른 방식으로 대응했소. (중략) 제2차 5개년 계획에서도 이 정책을 똑같이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누군가 말할 수 있겠소? 아니오. 누구도 그렇게 말하지 못할 것이오. 제1차 5개년 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우리는 이미 산업, 교통, 농업의 새롭고 진보된 기술적 기반을 건설하는 근본적 과제를 완수했소. (중략) 제2차 5개년 계획에서, 핵심적인 역할은 낡은 공장들과 이미 우리가 습득한 기술들에 의해 수행되지 않을 것이오. 새로운 공장들과 우리가 습득할 필요가 있고 아직 습득하지 못한 기술들이 그 역할을 할 것이오."
제2차 5개년 계획에서 "습득"(아스바니예)은 핵심 테마가 되었습니다. 이제 뭔가를 새로이 더 짓는 것보다, 빡세게 지어놓은 신기술로 과거의 낡은 유산들을 리모델링 하는 것이 과제가 되었죠. 이런 와중에 우랄 주는 30개의 새로운 기계 공장 건설 계획을 제출했습니다. 이를 위해 제2차 5개년 계획에서 12억 루블을 받아가고 싶다고 말했죠. 그러나 "습득"의 기치 아래에서 전 연방적으로 모든 신규 건설 투자가 까였습니다. 이제 무턱대고 예산 받아서 펑펑 쓰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재무인민위원 그린코는 스탈린이 말한 "강철의 규율"을 말하며 프롤레타리아트 국가의 예산 관리가 모든 조직에서 철저해져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받은 예산을 초과해서 써놓고 그걸 숨기는 행태는 "부르주아적 퇴보"라고 말했죠. 그리고 결과는 괜찮았습니다. 지역 지도자들에게는 안 괜찮았겠지만, 뱌체슬라프 몰로토프는 건설 투자는 12% 밖에 안 늘었지만 성과는 25% 늘었고, 산업 생산 투자는 16%만 늘었지만 실 생산량은 22%나 올랐다는 것을 언급했습니다. 이제 중앙 지도자들은 제2차 5개년 계획의 방향은 제1차 5개년 계획의 짐들을 청산하는 자리가 되어야만 한다는 것에 다들 공감했습니다. 중앙 언론들은 새롭게 건설된 시설들의 생산이 시작되는 것을 "국가에 진 채무를 갚는다"는 식으로 묘사했죠.
그러나 "건설에서 생산으로"의 전환은 지역 당국자들에게 만만한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제1차 5개년 계획 때는 물자와 수송의 문제가 있었죠. 이제 건설된 것들을 다루기 위해서는, 기술을 다룰 전문인력들이 훨씬 많이 필요해졌습니다. 숙련공, 전문가들, 엔지니어들은 소련 전역에 걸쳐 매우 부족한 고급 인적 자원들이었죠. 대개의 노동력들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농촌에서 농사 짓던 농민들이었습니다. 제1차 5개년 계획에서 그들은 쟁기를 내려놓고 삽을 들었죠. 그러나 제2차 5개년 계획은 그들로 하여금 삽을 내려놓고 베세머 용광로를 다루라고 지시했습니다.
마그니토고르스크에서 새롭게 설치되는 장비
교육 프로그램이 인상적인 속도로 확충되지만 많은 경우 너무 급했고 피상적인 교육만이 이루어졌습니다. 우랄과 다른 고립된 지역들은 더더욱 문제가 컸는데 전문가들과 엔지니어들은 유럽 러시아의 대도시에서 제공되는 더 높은 생활 수준을 즐기던 사람들이었고, 과거의 후진 지역들로 별로 오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알파옙스크 제철소 관리자는 이런 말을 하기도 합니다. "그들은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에서 800 루블 정도를 버는데, 알파옙스크에서의 삶이 구미가 당길 리 있겠습니까."
여담으로, 블류헤르나 로코솝스키처럼 자바이칼스크나 극동 쪽에서 복무한 군인들이 이런 이유로 엄청 해쳐먹습니다. 이건 기회가 되면 나중에 소개해드릴 수 있기를 바라고..
우랄에서는 문제가 더 어려웠는데, 이는 "거대한 우랄계획"의 많은 부분이 중구난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계획들이 적게는 네 번 많으면 여덟 번까지 요동치니 안정적 운영이 힘들었고, 이는 건설 사업의 질적인 부분을 훼손했고 몇몇 부분에서는 과잉 투자가 되기도 했고 설계도 개판으로 되어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이를테면 생산 공정에서 바로 다음 단계에 위치해야할 게 공장의 정 반대편에 위치해있다거나 하는 문제가 속출했죠. 새롭게 도입된 장비들은 바닥이나 지붕 공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전에 배치되어 수많은 공장을 라나플라자로 만들었고, 내부 교통 시스템이나 전력 시스템의 미비도 생산에 있어서 많은 장애물이었습니다. 용광로를 둘러싼 가설물들은 끔찍한 화재로 이어지곤 했죠.
"습득"의 문제가 다른 지역보다 우랄에서 질적으로 더 심각하지는 않았을지라도, 양적으로는 확실히 더 많았습니다. 왜냐면 기존의 것을 재건축한 것보다 새로 건설한 것들이 다른 지역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더 많은 신기술들이 소개되어야 했고 그걸 다룰 사람들이 더 들어와야 했습니다. 중앙에서 시작된 지방에 대한 불신은 즉각적인 결과물을 요구하게끔 만들었고 이는 악몽이 되었습니다.
제2차 5개년 계획의 목표치가 조심스럽게 낮은 수치로 잡혔는데도 불구하고 미달이 속출했습니다. 동부 철강 기업체는 16.5% 미달, 우랄 비철금속 기업체는 31.3% 미달, 우랄 기계 공업 기업체는 15.4% 미달했습니다. 중앙은 이에 대해서 다채로운 처벌로 응답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사회주의적 재산에 대한 보호법"은 농촌 뿐만 아니라 산업지대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 예산을 오남용 했을 때는 처벌까지 받을 수 있었습니다. 1933년 후반 체이카와 소브나르콤은 생산 실패는 최소 5년 간의 징역살이로 처벌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중앙 언론에서는 이런 내용들을 담은 사설들이 계속 실렸습니다. 특히 [[우랄/사건사고]]는 특기할 정도로 많아서 "우랄 유머"라는 블랙유머가 각종 당 기관지들을 장식했습니다. 역시 블랙유머는 소련인들의 종특..
1934년 초, 17차 당대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랄 주는 세 개의 주로 쪼개지게 됩니다. 스베르틀롭스카야 오블라스찌, 첼랴빈스카야 오블라스찌, 그리고 옵스코-이르틔쉬스카야 오블라스찌로 말이죠. 소련의 중공업 심장부로 원재료부터 완제품까지 모든 걸 다 해먹고 싶었던 우랄 지도자들은 다들 빡쳤습니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괘씸죄가 적용된 측면이 있었죠. 이는 스탈린이 직접 지시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일단 행정적 문책을 피하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그들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들 능력으로 그 큰 오블라스찌를 관리하는 것이 힘든 것도 잘 알고 있었죠.
이제 변화된 중앙과 지방의 관계 속에서 또다시 새로운 흐름이 무슨 일 이년마다 생기는 것 같긴 하지만 태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1920년대에는 중앙의 약한 힘을 이용하여 그들의 이익을 취했죠. 모스크바는 연례 계획과 장기 계획을 만들기 위해서 지역의 행정기관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지역에서는 자신들의 꿈의 계획을 실현시킬 투자를 받아내기 위해 압력을 넣었죠. 이제 고스플란은 지역의 협조 없이도 더 정교한 경제 계획을 구성할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또한 그들은 당중앙이 분열되어 있는 것을 적극 활용하여 그들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되는 세력을 지원하였습니다. 중앙위의 40%를 구성하는 표는 막대한 무기였습니다. 중앙위에 올라가서 그들은 좌익반대파를 막아주는 대가로 산업화에 대한 확약을 받아낼 수 있었고, 스탈린의 지원 하에 "당노선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우익반대파를 몰아냈습니다. 그러나 이제 중앙당은 그렇게 분열되어 있는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과거 자신들의 동맹이었던 중앙당은 더 현실적인 목표와 즉각적인 계획 달성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오르조니키제는 여전히 지역에 우호적이었지만, 그는 소수파였습니다.
제2차 5개년 계획에 관한 스탈린의 명령들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 언제든지 그들을 노리고 있는 다른 자들에게 "당노선에 대한 신뢰가 없는 자"로 몰릴 수 있었습니다. 마치 지역 지도자들이 우익반대파를 몰아냈던 그 덫에 자신들이 걸리게 된 것입니다. 1930년대 중반까지, 지역 지도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당노선에 그들이 충성하고 있다고 큰 소리로 떠들고 다녔습니다. 그리고 내부에서는 중앙이 그들에게 겨누는 의심의 눈초리를 피해가기 위한 다양한 전략들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대숙청의 막이 오르기까지 3년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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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바로 강철의 규율입니다... 저 같은 어영부영맨은 저런 사회에서는 못 살 듯
아직도 3년이나 더 약을 판다 이 말인가?
나는 판다 약을
수많은 공장을 라나플라자로 만들었고
보다가 빵 터짐. 충청도에 드립바이러스가 유행하는 듯!
ㅋㅋㅋ 이해하는 사람이 많진 않을 것 같았지만 님은 알아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첝 이거 아니라도 이번 시리즈는 동무의 드립력이 빛을 발하는 듯. 사실 내용이 길고 무거우며 이해하기 쉽지 않은(나 자신도) 글임에도 종종 터지는 드립이 글의 활엽수가 되어 읽는 맛을 더해줍니다~
대숙청이 3년 남았긴 하지만, 우리가 아는, 바로 그 스탈린의 통치는 이번 화의 무렵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게 맞을 듯 하군요.
3년.....이쯤에서 죽을듯한 느낌을 받는 사람들도 있었을거라고 생각이 문득 드는건 아마도 저는 결과를 알아서 그런거라고 생각이 드는거라고 생각합니다만....살아남은 지방정치권력들도 좀 있습니까??
거의 다 목 날아갔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어마어마한 대숙청은 정말 예상치 못하게 폭발한 거라 아마 그런 선견지명이 있을 정도의 사람들은 죽지 않았겠죠 ㅋㅋ
@첝 그러니까요....이미 죽을걸 아는 상황임에도....참....왠지 서기장동지 손바닥에서 도망치기위해 발버둥치는걸로만 보이니까요.ㅋㅋ그래서 더 재미있는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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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약 200쪽 가량인데 숙청이 대충 책의 20% 정도 차지합니다 ㅋㅋ
역시 대(大) 쏘 련은 규모가 남다르군요. 선거철 공약은 저리가라할 정도의 엄청난 뻥을 치다니... 배포가 시베리아 벌판급인듯 ㅎㄷㄷㄷㄷ
뻥의 운명이야 뭐...
쿨타임이 다되었다 ㅌㅌ
오게 두어라 굴라그가 굶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