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지붕이 이어지는 골목에서 한옥마을의 지난 시간을 살펴보고
헌책 향기 가득한 도서관에서 오래된 책장을 넘깁니다.
여정의 끝에서는 나무껍질이 한지로 재탄생하는 과정을 만납니다.
도시와 책, 종이에 새겨진 전주의 기록문화를 따라가는 여행입니다.
📚 도시의 기억과 기록을 따라가는 전주 여행 📚
- 전주한옥마을역사관: 한옥마을의 형성과 변화를 살펴보는 공간
- 동문헌책도서관: 헌책방 거리의 기억을 잇는 특화 도서관
- 전주한지박물관: 한지의 역사와 제작 과정을 만나는 박물관
전주한옥마을역사관
길 너머의 고즈넉한 전주한옥마을역사관
'전주한옥마을역사관' 현판과 나무 벤치가 반기는 역사관 본관
단정한 흰 벽과 나무 기둥, 정갈한 세살문이 한옥마을 특유의 고풍스러운 분위기와 조화롭게 어우러진 이곳은 전주한옥마을역사관입니다. 풍남동과 교동 일대에 한옥이 밀집하게 된 역사적 배경부터 보존과 정비를 거쳐 대표적인 문화 관광지로 거듭나기까지의 깊은 서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는 뜻깊은 공간입니다.
전주한옥마을 이야기 전시 인트로
전주한옥마을의 변천사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
전주한옥마을은 외지에서 옛 한옥을 옮겨와 조성한 민속촌이 아니라,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일구며 오랫동안 온기를 이어 온 실제 주거지입니다. 일제강점기 전주부성의 성곽이 헐리고 시가지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풍남동과 교동 일대에 도시형 한옥들이 모여들며 오늘날 한옥마을의 틀이 갖춰졌습니다. 역사관은 근대 도시의 구조적 변화와 주민들의 생생한 생활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하며 한옥마을의 형성 과정을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
'전주지도'와 '태조고황제주필유지(太祖高皇帝駐蹕遺址)' 탁본
일제강점기 흑백 사진 패널과 유물 전시
조선 후기 전주부성과 주변 산세를 정교하게 그린 전주지도에서 옛 성곽과 관아, 경기전, 도로와 하천의 배치를 살피다 보면 한옥마을이 들어서기 전 전주의 아늑한 공간 구조가 그려집니다. 그 곁에는 오목대에 세워진 '태조고황제주필유지'의 비문 탁본이 전시되어 있어 고려 말 이성계의 황산대첩 승전보와 함께 전주가 조선 왕실의 뿌리 깊은 본향임을 조용히 증언합니다. 풍남문, 전동성당, 옛 전주 청사의 빛바랜 흑백사진을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단단한 성곽도시였던 전주가 근대 시가지로 변모해 가는 역동적인 흐름이 눈앞에 선명히 펼쳐집니다.
전주를 담은 사진을 관람하는 방문객들
전시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한옥마을과 풍남문 그림들도 정겨운 미소를 자아냅니다. 묵직한 고지도와 빛바랜 사진들 사이에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아 오늘날 한옥마을의 풍경을 유쾌하게 전해줍니다. 마련된 탁상에서는 컬러링을 비롯한 소소한 체험 활동도 즐길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여유롭게 머물다 가기에도 참 좋습니다.
전주한옥마을역사관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최명희길 17-10
- 운영 시간: 10:00~18:00 (입장 마감 17:45)
※ 매주 월요일 휴관
- 문의: 063-286-5125
동문헌책도서관
하늘빛 간판과 현대적인 통유리가 돋보이는 동문헌책도서관
한옥마을에서 동문길을 따라 걸음을 옮기면 청량한 푸른색 간판과 시원한 통유리창이 눈길을 사로잡는 ‘동문헌책도서관’을 만나게 됩니다. 한옥이 이어지던 풍경과는 사뭇 다른 현대적인 외관이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서면 오랜 책방 골목이 품고 있던 추억의 온기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동문 문화거리에 단정하게 들어선 동문헌책도서관
동문 일대는 한때 수많은 헌책방이 줄지어 있어 참고서와 전집, 잡지와 만화책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로 늘 북적거리던 거리였습니다. 비록 세월이 흘러 헌책방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었지만, 동문헌책도서관은 사라져 가는 골목의 정체성을 이어받아 오래된 책의 가치를 새롭게 나누고자 기존 건물을 고쳐서 만든 특화 도서관입니다.
헌책 메시지 서가 앞에서 책을 둘러보는 도서관 관람객들
날짜별로 주제와 절기에 어울리는 책을 선보이는 '책달력' 서가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휴게 공간
1층으로 들어서면, “헌책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 미래로 나아가는 다리입니다”라는 따스한 문구가 방문객을 반깁니다. 서가에는 각계 인사들과 문화예술인들이 기증한 ‘내 인생의 책’들이 꽂혀 있어, 한 사람의 삶을 바꾼 특별한 책을 찾아보는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특히 1일부터 31일까지 월별 주제와 절기에 어울리는 책을 선보이는 ‘책달력’ 서가는 오늘 날짜의 추천 도서를 선물처럼 만나는 색다른 북 큐레이션을 보여줍니다.
창가 쪽 둥근 탁자에 앉으면 맑은 햇살 아래 잡지와 LP, 비디오테이프 등 지나간 시절의 대중문화 자료들이 정겹게 반짝이고 통유리창 너머로는 동문예술거리의 한가로운 풍경이 시원하게 내다보입니다.
옛 만화와 잡지들이 배치된 '추억책방' 서가
추억의 만화책과 보드게임, 캡슐 뽑기 기계가 마련된 '만화야' 코너
지하에 조성된 ‘추억책방’은 도서관에서 가장 유쾌하고 정겨운 공간입니다. 빛바랜 백과사전과 추억의 잡지, ‘만화야’ 코너의 고전 만화책과 보드게임, 캡슐 뽑기 기계가 따스한 조명 아래 펼쳐집니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놀이터가 되고, 어른들에게는 아득했던 학창 시절을 불러일으키는 다정한 보물창고인 셈입니다.
서가 앞 소파에 앉아 독서에 열중하는 방문객들
2층은 오롯이 책에 몰입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입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서가 앞으로 편안한 소파와 의자가 배치되어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머물다 갈 수 있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헌책을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증과 교환을 통해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생동감 넘치는 독서문화 공간으로 활용됩니다.
동문헌책도서관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동문길 51
- 운영 시간: 09:00~18:00
※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 문의: 063-714-3529
전주한지박물관
잔디밭 위 대형 제지 기계 조형물이 어우러진 전주한지박물관
팔복동 산업단지에 들어서면 대형 제지 설비 전시물이 웅장하게 서 있는 '전주한지박물관'이 반갑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제지 설비 전시물은 종이를 주제로 한 특별한 공간임을 실감 나게 전합니다. 전주페이퍼 전주공장 안에 자리한 이곳은 1997년 문을 연 이래 한지의 역사와 제작 과정, 전통 공예부터 현대 산업의 활용 사례까지 두루 살필 수 있는 대표적인 한지 전문 박물관입니다.
인류의 기록 매체 역사를 다루는 '인류, 기록을 시작하다' 전시
한지역사관의 ‘인류, 기록을 시작하다’ 전시는 종이가 등장하기 이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점토판, 파피루스, 갑골, 양피지 등 인류가 지식과 기억을 남기기 위해 사용했던 기록 매체들을 지나며, 닥나무 섬유가 길고 질겨 천 년의 세월을 견디는 한지의 독보적인 보존성과 가치를 깊이 있게 재조명합니다.
한지를 입혀 만든 지장 가구와 고문서 전시
다채로운 지승·지호 공예품들
서책과 족자, 고서적뿐만 아니라 한지를 입혀 멋을 낸 전통 지장(紙欌) 가구와 화려한 지승·지호·색지 공예품들도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빛을 부드럽게 퍼뜨리는 은은한 한지 조명과 대형 입체 작품은 전시실 전체에 포근한 감성을 가득 채워줍니다.
닥나무 껍질을 벗기고 말리는 전통 한지 제조 재현 전시
관람객이 직접 한지를 건져내고 말려보는 한지 제작 체험장
관람의 하이라이트는 한지의 숨결을 직접 확인하는 한지재현관과 체험장입니다. 닥나무 껍질을 벗겨 백피를 만들고 삶아 두드린 뒤 닥풀과 섞어 한지 발로 떠내는 전통 외발뜨기 공정을 정교한 모형과 도구로 한눈에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안내를 따라 지통과 발틀을 움직이다 보면 물에 풀어진 닥섬유가 단단하고 어여쁜 한 장의 종이로 완성되는 기적 같은 순간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천 년을 이어온 한지의 생명력이 손에 느껴지는 순간, 종이 한 장에 깃든 수많은 시간과 정성이 전해집니다.
전주한지박물관
- 주소: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팔복로 59
- 운영 시간: 09:00~17:00 (입장 마감 16:30)
※ 매주 일요일, 월요일, 1월 1일, 설·추석 연휴 휴관
- 문의: 063-210-8103
※ 위 정보는 2026년 9월에 작성된 정보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하시기 전에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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