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 옛날이여
그녀를 사랑했기에
군침이 돌던 어느 날 밤이었다
낮보다 밤이 좋은 것은
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Motel이
눈에 띄기 때문이다
꽃보다 아름다워 보이는
Motel 입구에서
들어가려고 하니 머뭇거리던 그녀
보면 볼수록
어둠이 깊어 갈수록 좋았다
끝내 따라서 들어오는 그녀는
그만 발걸음이 빠른 것은
수줍음이 많은 탓이겠지
마치 옥수수 껍질을 벗기듯이
하나 둘 벗고보니
마지막 껍질을 남기고서는
어디론가 들어가니 시원한 빗줄기
수줍음
그 자체(自體)는 아름다운 것이다
그녀를 내 가까이 끌어안고
곱게 뉘었다
고분고분 내 말을 따라주는 얼굴이
꽃처럼 아름다웠다.
온 살결이 박꽃처럼 피어나더니
내 목을 끌어안고 같이 죽자고 한다
무서운 뱀처럼
온몸을 휘감고 불같이 정열(情熱)을
쏟고 쏟아냈다
얼마 후 의식(意識)을 되찾았을 때
어둠은 사라지고
절반쯤 먼저 죽어 있는 내 얼굴을 바라본다
해맑은 웃음이 묻어 있는
부드러운 손으로 죽음 대신 사랑을 돌려주니
하룻밤은 너무나 짧기만 했다
그녀와
살아 온지 세월이 많이도 흘렀다
고운 자태(姿態)를 뽐내던
노란 은행(銀杏)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게 만든 다
푸른 靑春 그 시절이 다시 오려나
아 ~ 옛날이여 ...... 飛龍 / 南 周 熙
(부산에서 첫날 밤을 보낸 것이 엊그제만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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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 옛날이여
南 周 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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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7 23:3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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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소금맛처럽 짭조롬 하네요.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