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스포츠-환경… ‘놀듯이 배우는 체험’에 1만5000명 몰렸다
체험-교육 콘텐츠 전문 ‘경기 어린이박람회’ 열려
공공기관-기업-단체 20여 곳 참여… 환경-안전-건강 등 7개 주제관 구성
호신술 배울 수 있는 부스도 북적… 아동 성평등-성보호 분야 시상도
“차별 없는 성장 환경 고민할 기회”
21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에서 열린 ‘2025 경기 어린이박람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대한하키협회가 운영한 부스에서 전문 지도자들과 함께 하키 체험을 하고 있다. 고양=변영욱 기자
“대기오염이 심한 날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아요.”
2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 2전시장.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마련한 부스에서 김유민 군(9)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을 묻는 기후 행동 퀴즈에서 정답을 맞혀 상품을 받은 뒤 환하게 웃었다. 유득남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환경교육팀장은 “환경과 기후 교육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일상에서 실천하는 기후 행동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부스를 구성했다”고 말했다.
바로 옆 디지털환경교육존 피플에듀 부스에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신만의 환경 그림책을 만드는 체험이 한창이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그림책을 만든 김서현 양(10)은 “AI와 대화를 통해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는 처음이었는데 너무 재미있고 환경 보호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 어린이 체험 교육 맞춤형 콘텐츠 풍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기후 관련 퀴즈를 푸는 체험 부스도 인기를 끌었다. 고양=변영욱 기자
‘2025 경기 어린이박람회’가 21∼23일 사흘간 킨텍스 2전시장 8A홀에서 열렸다. 미래 세대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교육 콘텐츠를 선보이는 전문 박람회로, 경기도에서는 올해 상반기 수원에서 개최한 이후 두 번째다. 동아일보와 한국어린이문화원이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사흘간 약 1만5000명이 방문했다.
올해 박람회는 ‘어린이가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를 주제로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과 소방청, 경찰청, 대한하키협회 등 공공기관과 기업·단체 등 20여 개 기관이 참여해 부스를 운영했다. 전시관은 △어린이 환경 체험관 △안전 체험관 △안전 먹거리 체험관 △건강증진 스포츠 체험관 △게임 놀이 체험관 △문화예술 체험관 △플리마켓 등 7개 주제관으로 구성됐다.
환경관에는 사회적 기업이 리사이클링 체험을 할 수 있는 부스를 운영해 어린이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 고양=변영욱 기자
이 중에서 가장 많은 어린이가 몰린 곳은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부스들이었다. 대한하키협회가 운영한 ‘안전한 실내 하키 체험존’에는 아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키즈존에서는 부상을 줄이기 위해 말랑말랑한 폼(foam) 재질로 만들어진 70cm 하키스틱과 공을 활용해 패스와 슈팅 등 하키의 기본기를 재미있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다. 학부모 김선희 씨는 “하키 전문 지도자들이 지도해줘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체험하며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고양시전통호신술협회 부스도 하루 종일 아이들로 북적였다. 위험 상황 파악하기와 도움 요청하기, 호신용품 사용하기와 심폐소생술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송하준 고양시전통호신술협회 사무국장은 “아이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과 위기 대응 능력을 배우는 것이 호신술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박람회 등을 통해 더 많은 호신술 교육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호신술 체험을 한 이서영 양(8)은 “호신용 경보기와 스프레이 등을 직접 사용해 보니까 내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
● 아동 성평등·성보호 분야 포상
한 어린이가 일산서부경찰서 부스에서 경찰 체험을 하며 경례하고 있다. 고양=변영욱 기자
‘스포츠 체험관’에선 22, 23일 고양 전국 여성 풋살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전국 여성 풋살 동호인 16개 팀 300여 명이 참가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였다. 22일 16개 팀이 4개 조로 나눠 조별 리그를 치른 뒤 23일 8강부터 토너먼트로 진행한 이번 대회는 결승에서 ‘APRO’(의왕)가 ‘FC 새로’(고양)를 4 대 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팀에는 상금 100만 원과 트로피를 줬다. 이동환 고양시장은 “마음껏 뛰고 즐기고 새로운 꿈을 만들어가는 시간이 되길 응원한다”며 “스포츠의 도시 고양에서 여성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설무대에서는 매직버블쇼와 디즈니 음악여행 등 공연 프로그램과 함께 다양한 교육놀이형 콘텐츠를 선보여 가족 중심의 방문객이 많았다. 학부모 김철중 씨는 “주말에 아이와 함께 마술쇼를 보고 쿠키 만들기 체험도 하고 소방과 경찰 부스에서 진행하는 안전교육을 받았다”며 “푸드트럭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아이들과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박람회 개막일인 21일에는 아동 성평등·성보호 분야에 기여한 개인, 기관, 단체에 대해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수여하는 포상식이 진행됐다. 김정훈 동아일보 출판편집인, 박양우 한국어린이문화원 원장, 봉양순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장, 장경임 경기도어린이집연합회 회장, 문영순 고양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 김준현 경기환경에너지진흥원 환경본부장 등이 시상자로 참여했다. 명재성 2025 경기 어린이박람회 조직위원회 대회장은 “2025 경기 어린이박람회는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고 미래를 그려보며, 모두가 차별 없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이번 박람회를 통해 어린이의 시각에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살피고, 아이들의 꿈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양=이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