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의 불 / 백석
깊은 산’골의 야영 돈사엔
밤이면 불을 켠다
한 5리 되염즉 기다란 돈사
그 두 난 끝 낮은 처마끝에 달아
유리를 대인 기다란 네모 나무 등에
가스불, 불을 켠다
자정도 지난 깊은 밤을
이 불 밑으로 번식돈 관리공이 오고간다.
2년 5산 많은 돼지를 받노라, 키우노라
항시 기쁨에 넘쳐 서두르는
뜨거운 정성이, 굳은 결의가 오고간다.
다산성 번식돈이 밤사이
그칠줄 모르는 숨’소리 사이로
1년 3산의 제2산 종부가 끝난 번식돈의
큰 기대 안겨주는 그 소중한, 고로운 숨’소리 사이로
또 시간 젖에 버릇 붙여놓은 새끼 돼지들의
어미의 젖꼭지를 찾아 덤비는 그 다급한 웨침소리 사이로
그러던 이 관리공의 발’길이 멎는다.
밤’중으로 아니면 날새자 분만할 돼지의
깃자리 보는 그 초조한 부스럭 소리 앞에
그 발’길이 기대에 찬 분만의 자리를 지켜 오래 머문다.
밀기울 누룩의 감자술 만들어 사료에 섞기도 하였다.
류화철 용액으로, 더운물로 몸뚱이를 씻어도 주었다.
그러나 한 번식돈 관리공의 성실한 마음 이것으로 다 못해
이제 이 깊은 밤으로 순산을 기다려 가슴 조이며
분만 앞둔 돼지의 그 높고 잦은 숨’소리에 귀기울여 서누나
밤이 더 깊어가면 골안에 안개는 돌아
돈사 네모등의 가스불’빛도 희미해진다.
그러나 돈사에는 이 불아닌 또하나 불이 있어
언제나 꺼질 줄도 희미해질 줄도 없이 밝은 불
이 불-한 해에 천마리 돼지를 한손으로 받아
사랑하는 나라에 바치려, 사랑하는 당의 바라심을 이루우려
온마음 기울여 일하는 한 젊은 관리공의
당앞에 드리는 맹세로 켜진, 그 붉은 충실한 마음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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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앞의 작품과 동질성을 나타내고 있어 동일 상황을 다른 시각에서 묘사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돈사의 처마 끝에 매달린 가스등 불빛과 함께 밤새워 야영하면서 돼지들을 돌보는 젊은 관리사의 분주한 손길과 발길, 그리고 막중한 책임에 대한 사명과 성취감에 빠져 오히려 힘들고 괴로운 현실을 희망과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당과 지도자에 대한 절대 복종과 충성의 의지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