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망에 걸린 숭어이야기(신안군 증도 가족여행기)
F.T.A다 수입개방이다 지금 농수산분야는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우리네 삶에
큰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제 모든 산업이 진정으로 구조조정이 되어야 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우리가 몸담아오고 꿈을 갖게 한 우리의 농어촌 사정은 그 길만이
살 길이라는 것이 뼈저리게 느껴진다. 5월 31 ~ 6월1일 전라남도 주최로
신안군 증도 엘도라도 콘도에서 도.시.군 .축협관계자 및 축산 농가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F.T.A에 대비한 친환경축산 워크숖이 열렸다.
전남도 후원업체자격으로 전시회를 갖게 된 나와 우리가족은 잠을 설치며
이른 아침 5시반에 서울을 출발하였다. 전시회를 핑계로 바람도 쐴 겸해서
가족이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전시회 준비차 두 아들들은 저녁 늦게까지
준비하느라 잠을 설쳤다. 내가 운전하는 스타렉스에 몸을 맡긴채 가족들은
깊은 잠에 빠졌다. 130 ~ 140KM로 달리는 봉고차가 우리가족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었다.
만일 그때 내가 졸음운전으로 대형사고가 난다면 어떻게 될까 지금 생각해봐도 아찔하다.
가장인 나의 책임이 얼마나 큰가 느끼면서 졸음을 참아가며 증도로 가기위해
11시반 배 시간을 맞추느라 부지런히 속도를 냈다 .
전남 무안군 지도에 도착하니 제1회 병어축제가 시작되어 그 지역은 모두가 축제분위기였다 .
돌아오는 길에 병어축제에 꼭 들리자고 다짐하면서 병어냄새를 뒤로하며 바지선에 차를 맡겼다.
증도로 향하는 바지선에 올라 넓고 푸른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동안
어릴적 시골에 자라면서 느끼던 옛 추억과 향수에 젖어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12시 증도에 도착하여 식사를 마치고 여장을 푼 뒤 세미나 전시회에 필요한 장비들을
정리하면서 오후를 보냈다. 세미나장 3층으로 불어오는 바다의 신선하고
청량한 내음새가 마음속까지 파고들었다.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그곳은
오직 엘도라도 리조트만이 덜렁 섬 가운데 놓여있었다. 그만큼 섬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으리라. 맑고 깨끗한 백사장이 족히 1키로는 되어 보였다.
휴가철에는 바지선이 이곳 증도로 정신없이 오간단다. 한참 공사중이던
연육교가 머지않아 놓여지면 이곳 증도에도 뭍 사람들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겨
놓여 지겠지 생각하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증도의 모습을
마음껏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져 여기저기 둘러보며 두 눈과 마음으로 아름다운
섬의 모습을 가득 담았다. 세미나장에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오붓한 가족들의
섬 나들이를 해보려고 여기저기 다녀보았지만 아직 개발이 되지 않은 이 섬에서
늦은 밤 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했다. <고맙습니다> TV드라마
촬영지 안내 표지판만 어렴풋이 달빛사이로 보였다. (증도는 얼마전 인기리에 방영된
<고맙습니다> 촬영지로 요즘 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우리 가족의 회포를 푸려는
증도의 아름다운 추억만들기는 아쉽지만 뒤로하고 리조트 편의점에서 구입한
맥주 몇병으로 우리가족의 추억을 대신하였다 .
--- 그물망에 걸린 숭어 이야기-----
본래 난 아침형 인간이라 늦게자나 일찍자나 4시간만 잠을자면 눈이 떠진다 .
이날도 4시에 일어나 밝기만을 기다리다 5시에 해변가를 거닐며 아침운동을 시작하였다.
바닷물이 점점 빠지는 1KM나 되는 모래위에 발자욱을 남기면서 지난날들을 돌이켜보았다.
이따금 갈매기들이 함께 거닐며 동무가 되어 주었다. 모래위에 가끔 나와 있는 해초류는 아마 파래인 듯 싶다.
이것 들을 주워볼까 하고 주위에 담아볼 것들을 찾아보았으나 마땅한 것이 눈에 띄지 않아 한참을 두리번 거리다
파도에 밀려온 듯한 바가지 반 조각이 눈에 보여 부지런히 파래인 듯한 해초류를 주워 담았다.
난 미역, 다시마, 김... 등의 해초류를 무척 좋아해서 부지런히 주워 담았지만
어떤 부지런한 세미나 참석자가 이 모습을 보고 먹지 못하는 파래라고 버리라고 하였다.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 참석자는 한손에 12-13센치 되는 새우한마리를 외손에 들고
이런것을 잡아야지요. 하면서 자랑스러운 듯 이야기 했다.
백사장엔 김발은 아닌듯한 그물망이 100미터 간격으로 세군데 놓여 있었다.
바닷물이 조금씩 빠지지만 세 군데의 그물망에 걸린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였다.
날이 밝아지고 바닷물이 함께 빠지면서 그물망의 텅빈 모습은 안스럽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좀 멀리서 희미하게 보이는 무엇하나가 그물망에 걸린듯 싶었다.
혹시나 눈먼 숭어나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찜하면서 물이 더 빠지기만 기다렸다.
물이 빠지면 건져갈까 말까 고민하다 세 군데나 쳐 놓은 그물망에 아무것도 걸린 것이 없는 것을 보는 어부의 심정은 어떨까 생각하면서
마음으로만 가져가기로 하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걸 누가 가만히 놓아 둘까 하는 마음이 앞섰다.
그러던 중 일행 세 명이 저쪽에서 무언가 발견한 듯 신바람이 나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물망에 걸린 숭어를 떼내어 아침 해장한잔 하자면서 좋아들 하였다.
그래서 나는 내가 먼저 눈으로 찜 했는데요 했더니 그 쪽에서는 사장님 꺼예요.하며 겸연쩍게 물어 본다.
내 것은 아니지만 그물 주인의 것이겠지요. 이런 내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그들은 숭어가 들어있는 그물을 향하여 가던 길을 재촉했다. 잠시동안 모래위를 걸으면서
빈 그물을 바라보며 한숨지을 어부의 마음이 되어 보았다.
어부도 이제 살길이 점점 어려워 지겠지. 예전엔 배타고 그물망으로 고기잡아
어려운 줄도 모르면서 자식도 대학 보내고 육지로 유학도 보냈을텐데...하면서 마치 내가 어부가 된듯
막막한 현실을 헤쳐 나갈 어부의 마음을 헤아려 보았다.
하루 하루 거친 인생의 파도를 헤쳐 나갈 우리 모두의 삶 역시 거친 어부의 삶과 다를 것이 없음을 느끼며
특히나 어려운 현실에 놓여있는 우리의 농 어 촌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거니는 중 그 세명의 일행과 다시 만났다.
그런데 그물망의 숭어를 당연히 손에들고 올줄 알았는데 보이질 않았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왜 가지고 오지 않았어요. 물었다.
대답인즉 여러사람이 오고가며 그물망에 걸린 숭어 한 마리를 보면서 즐거움을 느끼라고요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이 일행의 마음에 기분이 상쾌하였다. 어부의 마음을 헤아림이 좋았고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도 좋았다. 세상이 이런 사람들만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일까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그런 생각으로 혼자 즐거워 하면서
숭어가 걸린 그물망 가까이 와보니 내 눈을 의심할 정도로 숭어가 보이질 않았다.
한방 뒤통수를 쎄게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나보기에 미안해서 윗옷 속으로 넣고 간 것이었다 .
난 허탈하면서 쓴 웃음이 절로 나왔다. 그 세명의 일행이 아니더라도
그물의 임자 손에 까지는 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제일 마지막 보는 것이 그물망 주인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내가 너무 순진한 것일까 바램이었을까...
혼자 쓴웃음을 지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곤히 자는 식구들을 깨워서 이야기 하고 싶었는데
마담께서 잠이나 깨면 이야기하라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나이가 들면 새벽잠도 없고
궁시렁 거리고 잔소리가 많아지고 아무것도 아닌데 성질부터내고 이런 모습으로 변하는 나를 보고
내 아버지랑 똑같다고 식구들은 조금 싫어한다. 아마 가는 세월이 아쉬워서 그럴까...
크게 이루어 놓은 것이 없어서 그럴까... 자문도 해본다 . 아니면 내 또래 친구들은 어떨까... 생각해보며
조금은 여유롭게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이 되고자 생각을 가져보았다. ~~~~~~~~~~~~~~~~~~~~~~~~~~~~~~~~~~~~~~~~~~~~~~~~~~~~~~~~
참석자들과 좋은 비지니스를 끝내고 1시20분 배편으로 오려고 부지런히 서둘러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지도에서 오는 바지선엔 대형 레미콘 차들이7대나 실려 있었고
기다리는 대형 레미콘 차7대와 승용차들이 줄서 있었다. 가까스로 시간안에 차를 대어
제일 끝자락에 조마조마 기다려야만 하였다. 앞에 순서대로 대형 레미콘차와 승용차들이 들어가면
공간이 없어 다음 3시 반 배를 기다려야만 했다. 마음 졸이며 기다리는 동안 못 탈 줄 알고 고민하였다.
하지만 계획성 있게 입차하는 모습에서 탈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다.
우리가 일을 하기전 얼마나 편견과 부정적인 생각으로 그건 안돼. 그건 어려워하는 말들로 그릇된 일들은 없는가 생각을 해 본다.
가까스로 우리차가 입차한 후 바지선이 막 출발 신호를 울리는 순간
승용차 한대가 헐레벌떡 달려오면서 기다려 달라고 손짓하였다. 출발전에 문 닫는 순간
한대의 여유공간이 있어 그 차는 탈 수 있었고 그 차가 타는 순간 모두는 한결같이 박수를 치면서 내 일처럼 즐거워 하였다 .
우리가 살면서 이런 일들이 많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다.
지도에 내리면서 병어축제행사에 동참하였다. 신안 앞바다의 신선한 병어 갑오징어
산낙지 꽃게들이 싱싱하여 소주 한잔에 군침이 돌았다. 싱싱한 병어 몇 마리하고
오징어 세 마리를 사서 그 자리에서 회를 뜨는데 2-3분도 안 걸리는데 7천원을 불렀다.
본래 천원도 안 깍아 주는데 장마담은 5천원으로 내리쳐서 흥정했다. 살림꾼 장마담 파이팅!!!
지방에 다니다 이런 행사에 가끔 참가해보면 서울에서 보다 비싸고 자릿세도 내야 되고
바가지 쓰는 기분이 종종 드는게 사실이다. 이런 것들은 시정했으면 좋겠다.
자릿세도 비싸서 적당한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한적한 곳에서
하얀 모포를 깔고 병어와 오징어와 소주 몇잔을 함께 했다. 병어와 소주 한잔이
이렇게 가족사랑을 만들어 주는 구나 생각하면서 단맛에 입속에서 살살 녹는 병어에 소주 한 잔 들이켰다.
오랜만에 야외 소풍 온 기분으로 우리가족은 한마음이 되는 것 같았다.
무안을 뒤로하고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함평을 거쳐 한우고기로 유명한
정읍의 산외마을삼거리 고기 집으로 향했다. 산외마을 한우고기는 비거세우로
전국에서 가장 싸게 도매로 파는 곳이기도 하다. 싱싱한 생고기도 맛 볼수 있고
인터넷으로 판매도 하는 곳이다. 나는 이곳을 출장가면서 오는 길에 들릴때마다
우리가족 건강과 활력을 얻는 곳으로 생각한다. 갈비 사골 족 등 가족의 잔치나 고기가 필요할 때
아주 싼 한우고기를 속지 않고 살수있으니 이용하면 가족들 건강에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우리가족 무더운 여름날 고급 단백질을 한보따리 사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신안 증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비가 안왔으면 무안에서 양파 마늘 몇자루를 사가지고 내 마음을 친구들에게 전했으면 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산지 밭에서는 싸지만 여러 유통 경로를 통하여 대도시에선 배가 넘는 가격이다.
들녘에 쌓여있는 양파와 마늘 덩이들을 보면서 좋은 값으로 빨리 빨리 팔아줬으면 하는마음으로
농가들의 시름을 덜어줬으면 좋겠다.
우리 친구들 조금 비싸더라도 우리가 자란 우리의 신토불이 한우 양파 마늘 우리농산물을 이용합시다.
우리의 농촌을 생각하는 농학도 출신이 두서없는 글을 올리니 예쁘게 보아줘요.
무더위에 가족건강 친구건강 챙기세요.
김 중구 드림.
6월16일 하루 종일 독수리 타법으로 썼으니 정성을 보아 받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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