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古梅花, 차마 감추지 못한 수백년 세월의 향기 ‘토종 매화’를 찾아서
★...화엄사 ‘흑매’(위 사진)와 선암사 ‘선암매’.
★...고불총림이라 일컬어지는 전남 장성의 백양사에는 350년 된 ‘고불매(古佛梅)’가 있다. ‘고불’이란 불교에서 ‘인간의 본래 면목, 그 자리’를 뜻한다. 지난 주말 담장을 슬쩍 넘긴 매화 가지에 화려한 꽃이 달리기 시작했다. 고불매는 우화루 곁에 서있는데, 우화(雨花)란 ‘꽃잎이 비처럼 떨어진다’는 뜻이니 절묘하다
고매화(古梅花)를 아십니까. 묵향 짙은 수묵화에 등장하는 기품 있는 옛 매화. 함부로 살찌지도 않고, 번성하지도 않으면서, 늙어서는 구불구불 오래된 가지 끝에서 향기를 품어 운치 있게 꽃을 피우는 우리 토종 매화 말입니다.
곳곳에 매실 농장이 들어서면서 매화는 흔하디 흔한 꽃이 됐습니다. 하지만 매실 농장에 심어진 수십만그루의 매화는, 많은 열매를 얻기 위해 가지마다 다닥다닥 꽃이 달리도록 개량한 것입니다. 꽃을 보는 ‘매화나무’라기보다는 열매를 기다리는 ‘매실나무’인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대단위로 심어놓은 섬진강변의 매화들은 눈이 번쩍 뜨일 정도로 화려했지만, 옛 그림 속의 그것과는 어째 좀 다르다 싶었습니다/순천·구례·산청·장성 = 글·사진 박경일기자 ▒▒☞[출처]문화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