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오귀스트 코트 Pierre Auguste Cot(1837~1883)】 "봄날(1873)"
어둑한 가을밤, 갑작스레 천둥 번개가 내리치며 비가 쏟아진다. 허리에 뿔피리를 찬 목동과 속이 훤히 비치는 하늘하늘한 드레스를 입은 아름다운 아가씨가 겉옷을 우산 삼아 비를 피해 황급히 달린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아가씨의 눈동자에는 불안이 가득한데, 그런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뗄 줄 모르는 목동은 지금 비가 오는지 눈이 오는지 분간할 틈도 없이 그저 행복에 젖었다.
19세기 말, 프랑스 아카데미 화풍을 이어받은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코트(Pierre Auguste Cot·1837~1883)는 1880년 이 작품을 파리 살롱에 전시했다. 눈 높은 평론가들은 진부하다 혹평했고, 또 다른 평론가들은 과연 이 남녀가 당시 유행하던 프랑스 소설의 주인공들인지, 아니면 고대 그리스 서사시의 주인공들인지 갑론을박했다. 하지만 대중들은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이면서 은근히 선정적인 이 그림에 열광했다.
19세기 프랑스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코트(Pierre Auguste Cot)의 <봄날(1873)>. 봄의 따사로운 햇살이 부드럽게 비쳐 들어오는 숲속, 나무에 매달린 그네에 두 남녀가 함께 앉아있다. 남자는 그네를 잡고 앉아 한쪽 다리로 땅을 밀며 그네를 시작하려하고, 여자는 그런 남자의 목을 끌어안은 채 남자와 눈을 맞추고 있다. 남자의 얼굴은 그런 그녀의 귀여운 모습을, 보이지는 않아도 느껴질 만큼 사랑스레 바라보고 있다. 이제 두 사람의 발이 땅에서 떨어지면 그네는 두 사람을 태운 채 조용히 살랑거리며 흔들릴 것이다. 그에 맞취 어쩌면 두 사람은 부드러운 키스를 시작할 것 같다. 여자의 뒤쪽으로 떨어진 밝은 햇살에 비친 연록색 잎사귀는 그들의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봄을 축복하는 듯 하다.
피에르 오귀스트 코트는 프랑스 남부 베다리외 출신으로 툴루즈에서 미술을 시작하고 공부했으며, 이후 파리의 에콜 데 보자르(École des Beaux-Arts, 현재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1861년에 권위있는 로마대상(Prix de Rome)을 수상한 그는 레옹 코니에, 알렉산더 카바넬, 윌리앙 아돌프 부게로 등의 신고전주의 화가들의 지도 아래 신고전주의 화가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양식은 당시 아카데미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낭만주의와 상징주의의 요소도 포함시켰다고 한다. 그의 작품들은 당시 매우 인기있었으며, 1874년에는 레지옹 도뇌르 훈장까지 수여하게 된다. 그는 46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하였고, 이후 인상주의와 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사조의 등장으로 그 인기가 시들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롱전 데뷔로부터 그의 사망까지 20년 간의 짧은 화가 생활이었지만 그의 뛰어난 기술적 요소와 낭만적 시각은 지속적으로 찬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작품은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