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구원의 피를 왜곡한 부적
‘부적(符籍)' 과 ‘인(印)’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한민족에게는 ‘부적’이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악귀를 쫓아내고 복을 가져다준다는 이유로 집안 구석구석에 붙이거나, 몸에 지닐 뿐 아니라 베게 속까지도 부적을 숨겨놓기까지 한다. 성경은 이 부적의 시작이 유월절 어린양의 피와 하나님의 말씀을 상징하는 ‘인’ 치는 역사에서 시작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알 수 없는 부적의 기원
부적(符籍)을 정의한다면, 종이에 글씨와 그림, 기호 등을 그린 것으로 악귀를 쫓아내거나 복을 가져다준다고 믿는 주술적 도구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악귀(惡鬼)나 잡신을 쫓기 위하여 붉은색으로 야릇한 글자나 모양을 그린 종이’ 다. 대문, 벽 등에 붙이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는데, 신부(神符) 또는 부작(府作)이라는 말이 있다. 참고로 부적의 부(符)는 증거, 도장, 상서로움 등의 의미가 담겨져 있고 적(籍)은 문서, 장부 등의 의미다.

▲ 천부인(天符印) 또는 천부삼인(天符三印)은 단군 신화에서 등장하는 신물(神物)이다. 천제 환인이 아들인 환웅에게 인간 세상을 다스리는데 사용하도록 준 세 가지 물건이다. 고대 사회에서 지배계층의 권위를 상징하는 신물로 보통 청동검, 청동방울, 청동거울의 세 가지로 해석한다
우리 역사에서 제일 처음 등장하는 부적은 「삼국유사」 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여기에는 ‘태초에 환인이 환웅에게 천부인(天符印)을 주어 이 세상에 내려보냈다’ 는 기록이 있다. 이 천부인은 하늘의 위(位)를 상징하는 세 가지의 인(印)이라고 한다. 인(印)은 ‘찍어 박는 도장’ 으로 부적이라는 의미를 가진다는 것이다.
신라시대의 처용설화에 등장하는 팥죽이나, 악신을 물리치기 위해 처용의 얼굴을 그려 붙인 것도 부적의 일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조선말 동학교도들은 총칼이 피해간다는 ‘궁을부(弓乙符 : 최제우가 한울님의 계시에 따라 그린 일종의 부적)’ 를 지니고 전쟁터에 나가기도 했는데, 이것 역시 부적이 유행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재 우리민족이 사용하고 있는 부적이 어디에서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시작 됐는지 알 수 없다.

▲ 우리나라에는 동짓날에 동지팥죽을 이용해서 귀신을 쫓는 풍속이 있었다. 이 풍속은 중국에서 온 것이다. 동지 팥죽의 유래에 대하여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중국의 공공씨(共工氏)가 재주 없는 아들을 두었는데 동짓날에 죽어서 역귀(疫鬼)가 되었는데, 이 역귀는 붉은 색의 팥을 두려워했고, 또 동짓날에 죽었으므로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역귀를 쫓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팥죽을 쑤면 먼저 조상에게 올리고 대문, 부엌, 벽, 마당, 담장 등에 뿌려 잡귀의 출입을 막는다. 여전히 동짓날 팥죽을 쑤어먹지만, 집안 곳곳에 팥죽을 뿌리는 행위는 쉽게 볼 수 없게 되었다.
정결 절차와 붉은 색
부적을 만드는 과정은 매우 정결한 절차를 밟는다. 먼저 날짜를 정하고 그 전날 부적을 만드는 사람과 사용할 사람이 모두 목욕재계하여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부정한 곳에 가거나 부정한 일을 피해야 한다. 그리고 당일 아침 부적을 만드는 사람은 아침 일찍 일어나 세수를 하고 깨끗한 의복으로 갈아입고 동쪽을 향해 마음을 고요하고 깨끗하게 닦은 다음에 주문을 외운다고 한다. 그 다음에 부적을 그리게 되는데, 사용되는 도구들도 다 기도로 준비하고, 쓸 때에도 정신이 흩어져서는 안 되며, 심신이 일체해야 된다. 한 마디로 기도로 시작해서 기도로 마치는 것이 본래 부적의 제작과정이다.
이러한 부적은 보통 황색 바탕에 붉은 색깔로 그린다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황색은 광명으로, 악귀들이 가장 싫어하는 빛으로 인식되고 있다. 부적에 일(日)과 월(月), 광(光)자가 많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그리고 붉은 색(朱色)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에서 귀신을 내쫓는 힘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피와 불 등을 상징하는 색으로 생명과 정화의 힘을 뜻하기도 한다.
예수의 피와 하나님의 말씀
이렇게 악귀를 몰아내고 복을 비는 부적의 의미를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의 유월절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 하기 전날 하나님은 그들에게 “일 년 된 어린 양이나 염소를 수컷으로 취하고 14일 동안 간직했다가 해질 때에 양을 잡아, 그 피를 우슬초로 집의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라” 고 명령하셨다(출 12:5-7, 12:13). 하나님께서 애굽 땅을 칠 때에 그 피가 있는 집은 표적이 되어 재앙이 내리지 않고 넘어간다는 것이다(출 12:13, 23).
이것은 재앙이 넘어간다는 뜻에서 유월절 절기로 지켜졌으며, 제사장이 하나님 앞에 제사드릴 때, 어린양을 잡아 그 피를 성전 문설주와 제단 등에 발라 죄를 사하고 정결케 하는 의식으로 이어졌다(수 5:11, 대하 35:1, 겔 45:18-20). 신약시대에 와서 유월절은 어린양 되신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 것을 통해 사망에서 벗어나 영생과 변화의 길을 여는 구원의 길을 여는 역사를 가져왔다(눅 22:1, 7, 요 2:23, 11:55, 마 26:28, 히 9:7, 11:28, 벧전 1:19).

▲ 하나님께서 출애굽 전 마지막으로 애굽 땅을 칠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문설주와 인방 등에 어린양의 피를 우슬초로 뿌리라고 명령하셨다. 그 피가 있는 집은 표적이 되어 재앙이 내리지 않고 넘어간다는 것이다(출 12:1-13, 23).
이면적으로 이 피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시는 피로, 생명의 근원되는 하나님의 언약과 그 말씀을 상징한다(창 9:5, 레 17:11, 막 14:24, 요 6:63). 그래서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하라고 명령하신다(신 6:6-9, 11:18-20).
인 치시는 역사 통한 구원
그리고 이 말씀은 나중에 도장을 친다는 뜻의 '인치는 역사' 로 표현된다. 여기서 '인' 이란 도장, 표시, 증명, 보증의 표시 등을 뜻한다. 정리하면 ‘인 친다’ 는 것은 구원의 날까지 하나님의 말씀으로 도장을 찍어 지키시고 보호하신다는 표징이다(고후 1:22, 엡 1:13, 4:30). 그래서 마지막 심판 때에 하나님의 종들의 이마에는 ‘하나님의 인’ 을 쳐서 해함을 받지 않게 된다(계 7:3, 9:4, 22:4).
정리하면 부적의 기원은 ‘환인이 환웅에게 받았다는 천부인, 곧 하늘의 위(位)를 상징하는 인 또는 도장’ 이라고 했다. 이것은 성경 속에서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되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비유되는 ‘인(印)’ 과 유사한 개념이다.

▲ 부적의 궁극적 의미는 그리스도의 피로 상징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과 사상에 새겨 영생과 변화라는 구원의 표징을 소유하는 것이라 하겠다.
더불어 부적은 붉은 색으로 쓰게 돼 있는데, 이것은 사망에서 생명으로 인도하기 위해 어린양 되신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는 보혈의 피, 곧 생명의 말씀과 동일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 결과적인 측면에서 이 붉은 색으로 그린 부적을 집의 대문이나 입구에 붙이거나, 몸에 간직하고 다니는 것은 어린양의 피를 좌우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거나,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고 미간에 붙여 표를 삼으라는 하나님의 명령과 거의 일치한다고 하겠다.
정리하면 부적의 궁극적 의미는 그리스도의 피로 상징되는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과 사상에 새겨 영생과 변화라는 구원의 표징을 소유하는 것이라 하겠다. 하지만 지금의 부적은 불교와 유교의 유입으로 인해 우상숭배와 미신으로 변질된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