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라운지(83세 영웅시대의 행복)
1941년 생이니까 83세라지만 올해부터는 만 나이로 82세, 내 생각에도 참 오래 살았구나 싶어요.
80넘은 여자노인은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 하신다고 해서 정직하게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고등학교 동창모임 얘기 부터 할게요.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사는 얘기가 될테니까요.
살아서 모임에 오는 동창생 중에는 치매초기라서 혼자 못오고 아들이나 사위, 딸과 같이 와야 하는 친구가 서너명 쯤되구요, 귀가 안들려서 대화가 잘 안되는 친구도 있고, 지팡이에 의지해서 오는 친구도 있어요. 남편이 아파서 혼자두고 갈 수 없다는,그래서 모이는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푸념하는 친구에게는 사진을 찍어 보내줍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도 귀걸이, 목걸이하고 예쁜 모자도 쓰고 고운 옷들을 차려 입고 모임에 옵니다. 이번 모임에는 15명 중에 9명이 나왔는데 겉 모습은 아주 멀쩡 합니다. 6,25 한국 전쟁 중에도 좋은 부모 만나고 공부도 잘해 좋은학교에 붙고. 20대에 취직 잘 해 부모에게 효도하고,시집도 잘가고 자녀들 잘 키워 연금타며 걱정 없이 살았지만, 늙음에는 장사가 없는 가 봅니다. 순서가 따로 있는게 아니고 누가 먼저 어찌 될 줄 모르기 때문에 아직은 난 괜찮아 하고 안심도 못하지요.
그럼 아직은 멀쩡한 내 얘기를 해 볼까요? 아직 늙으면 어떻게 살게 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걱정 스럽다고 하시니까, 약간의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해서 풀어 볼께요. 명예 퇴직하고 난 60대에는 막막했지요. 주변에 좋은 노인의 모델을 찾을 수도 없고 설명 하거나 알려 주는 책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하고 싶은거를 하자라고 마음을 정하고 찾아서 하다보니 교사 불자연합회 포교사단으로 종교 생활을 했구요,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미술 심리상담사, 치료사 자격증도 따고, 동화구연자격증도 갖게 되더라구요. 몸이 불편해서 운동을 하다보니 기공체조 강사자격을 갖게되고 보건소 강사를 9년 했지요. 노인 복지관이 문을 열어 거기에서 못했던 취미 생활로 문예창작반, 한글 서예,사군자그리기, 한국무용등 등, 그러는 동안 친정 작은동생과 막내딸 , 남편까지 이별도 겪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나니까 모든 일들이 멈춰지고 내 나이는 80이 되어 버렸어요.
취미 생활도 시들해 지기에 친구 따라 노인대학에 입학을 했는데 이게 아주 최선의 선택이 었어요. 대한노인회 소속 4년제 대학인데 한학년 학생수가 무려 140명이나 되고 프로그램이 너무 흡족하더라구요. 일주일에 한번씩 나가서 교양강좌 90분,크럽활동 한시간하고 점심식사를 같이 하고 옵니다. 한달에 한번씩 현장학습을 하니까 친목 화목이 절로 됩니다. 70대가 대다수이고 80대는 아주 적지만 그래서 더욱 행복합니다. 나이 들었다고 구박하는게 아니고 막내라고 놀리면서 깎듯이 대접을 해 줍니다. 학장님께서는 장롱에 아껴둔 제일 좋은 옷 찾아 곱게 차려입고 으스대며 등교하라시면서 노인되는걸 서럽지 않게 격려 해주십니다. 그리고 살기좋은 우리나라를 이룩해 놓은 주역들이라고 칭찬해 주시면서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인정해 주십니다. 결석할 이유가 없으니 몸이 좀 아프고 귀찮아도 아주 열심히 등교하게 됩니다.
남편이 아파트 노인회장을 해도 안 나가던 노인정, 시니어 라운지를 80이 넘으니까 나갑니다. 혼자 살게 된게 3년쯤 되었는데 노인회장이 친구여서 말벗을 찾아 나가게 되었지요. 회장이 유능해서 무료강좌로 노래교실과 체조교실을 오후에 합니다. 90대 노인들과 80대 노인들이 모여 노래부르고 체조를 같이 하고 간식도 나누어 먹으 니까 아주 친해져서 살아온 옛이야기로 한을 풀기도 하고 건강 걱정도 같이 하면서 세월이 아주 잘 갑니다. 그리고 말 합니다 . 여기가 바로 천국이라고, 사는 걱정, 자식걱정 없이 좋은아파트에 친구들과 함께 지내는 행복, 늙음을 서러워 하지않고 마음을 서로 나누면서 조용히 아니 깔깔거리면서 사는 행복, 80대도 살만 합니다.
하루 시간표가 궁금하시다구요? 아침7시쯤 다리가 져려서 눈을뜨고 일어나 화장실에 다녀옵니다. 컴퓨터를 열고 영웅시대 카폐에 들어가 영웅이와 건행체조를 하고 기공체조와 다리운동을 합니다. 부처님전에 촛불을 켜고 감사예불을 15분쯤 하지요. 영웅이 노래를 들으며 부엌에 들어가 아침 준비를 해서 먹고 나면 복지관으로 출근 준비를 하고 9~10시쯤 도착해서 매일 다른 프로그램을 참석합니다. 월요일엔 상담봉사를하고 오후엔 시니어 라운지 운동을 참석하고,화요일엔 한글서예와 안심센터를 수요일 오전엔 노인대학을 가고 오후에는한의원으로가서 건강을 챙깁니다. 공부사수방과 라인 댄스를 하고, 금요일엔 문예창작반을가면 일주일이 어느새 훌쩍 갑니다. 점심은 복지관에서 3천원짜리 를 먹거나 친구들과 외식을하기도 합니다. 저녁은 간단히 해결하고 tv를 보면서 영웅시대 카폐에 들어가 덕질을 하고 트롯 프로를 봅니다. 외롭다거나 누가 내게 서운 하다거나 하는 생각을 할 새가 없지요. 불자도반 친구가 내 주변 사람들에게 큰 소리로 말해오, 쟤는 영웅이 만나고 저렇게 변했어 라고